사는이야기/귀촌이야기
- 출입문 2010.08.16
- 물탱크 2010.08.15
- 야생화2 2010.08.11
- 귀촌이야기 /덩굴식물 2010.08.02
출입문
물탱크
물탱크 만들기
농사일에 기본이 되는것중의 하나가 물탱크다
농업용수는 물론이고 생활용수로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주를 세우면서 급한대로 구입한 물탱크가
바닥이 낮아 매번 자동펌프를 돌려야 한다는게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2톤이나 되는 무게를 감당할 튼튼한 받침대..
THP관을 이용하기로 한다
현재의 모습
4mTHP을 1m 길이로 잘라 3개를 세우고
그안에 밭돌을 줏어다 채우면서
중간중간 가라앉지 않도록 시멘트로 사이시이를 채우고
마지막에 바닥을 마무리 했다
내친김에 물탱크 안을 청소도하고
자동펌프를 돌리지 않아도
언제나 물이 나오도록 수도배관을 설치하고
바닥까지 정리하니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야생화2
귀촌이야기 /야생회(2)
장마도 지나고 오늘은 입추입니다.
하루 온종일 여름햇살 뜨겁게 대지를 달구고,
하늘은 맑고 흰 구름 눈부시게 높더니 저녁이 깔리는 시간,
봉화산은 짙은 그늘을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풀밭이 되어버린 야생화 파종 밭을 대강 정리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쉬기도 할 겸 산책을 나섭니다.
경계를 따라 한바퀴 도는 데만 쉬엄쉬엄 걸어 1시간 정도
길가에 빨갛게 익었던 산딸기도 없어지고
장마 비로 불어난 계곡물 소리 웅얼웅얼 흐르는 산책로엔
의아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나비를 부릅니다.
느긋하게 걸어라에서 조이스 럽은 걷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면의 고독은 내 안에 묵상의 공간을 터주었다.
내 몸의 리듬이 점차 내 영의 리듬과 균형을 이루었다.
쫓기거나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느긋하게 걷다보니
전에는 무턱대고 급히 지나쳐버렸던 삶이 제대로 보였다.
속도를 늦추는 것이야말로 이 묵상의 필수조건이었다" 라고
얼마만에 바라보는 평화인가
마음을 비우고 솔바람을 맞으며
연못위에 하얀 어리연꽃이 살며시 피어있습니다.
화들짝 놀라 숲속을 바라보았더니만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꽃망울이 더 많습니다.
초롱꽃이 숲속을 환하게 비추다 그 자리에 다시 엉겅퀴가 피어나고
하얀 데이지 꽃이지고나면 노오란 금불초가 한창입니다
보이지 않게 변해가는 야생화의 세계는 실로 놀랍습니다
스스로 피고 지며 여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꽃만 보면 카메라에 담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근래에 들어서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늘 그렇게 피어나고 사라집니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피어나는 꽃은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그냥 그렇게 자기의 삶을 살다가 갑니다.
농장 앞으로 보이는 산군들
멀리로돌산령 대암산으로부터 밀려오는
도솔지맥이 이어집니다
벌개미취
톱풀
기린초
한련화
좀씀바귀
글라디오라스
글라디오라스
송엽국
채송화
돌나물
검은조
부용
카네이션
쑥갓
분꽃
분꽃
바위솔
어리연
다투라
인동
꽃범의꼬리
금불초
야생동물 발자국
귀촌이야기 /덩굴식물
텃밭 농사 역시 직장생활처럼 시간과의 다툼이다.
아침에 출근하여 그날 할 일을 점검하여 준비하고,
수업에 들어가고 평가처리하고
남는 시간에는 휴식을 취하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학교처럼
텃밭 농사도 다르지 않다.
무성한 풀은 마음을 바쁘게 하지만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처럼 부담은 없다.
풀을 이기려하지 말고 풀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나름대로 풀을 대하는 요령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매기도 때를 놓치면 일감이 쌓이게 되고 그러다보면 우왕좌왕하게 마련이고
결국은 "돌아서면 풀!"이라는 말을 남기고 손을 들 수밖에 없게 된다
아마 힘 든 일중의 하나가 김매기 아닌가 한다.
뿌리를 감은 풀들이 손에 잡힐 만큼 고개를 내미는데
그런 풀들은 뿌리도 깊지 않고 솎아내는데 힘이 들지 않는다.
다만 허리를 굽혔다가 펴는 동작이 조금 힘들 뿐이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좋은 운동도 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고된 일만도 아닐 것이다.
보기 싫은 풀은 오가면서 괭이나 낫으로 슬쩍 치거나 뽑아주면 될 것이다.
필요 없이 힘을 쓰지 않겠다는 나름의 요령이라고 할 수 있다.
귀촌에 뜻을 둔 분들 중에도 지레 풀에 주눅 든 경우를 본다.
그렇다. 김매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지겨운 일거리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직장인들 쉬운 일만 있을 것인가!
때를 미루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풀과 더불어 살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김매기는 건강을 지키는 놀이요 운동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