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눈물…

억겁의 세월 화마와 함께 사라졌다

탄소흡수원’ 산림 사라진다


도 산림면적 2020년 기준 6323㏊↓
20년새 축구장 9000여개 면적 소실


대규모 난개발·불법 전용 등 ‘몸살’
최근 5년사이 재선충병 확산도 심각


100년 이상 된 고목들 한 순간 잿더미
피해 나무 ‘2차 사고예방’ 벌채 불가피


태양에너지 반사율 높아져 ‘온실효과’
기후 조절·재해 방지 등 공익가치 훼손

 

/이설화

▲ 강릉 저동에 2023년 4월 산불로 잘려나간 나무 밑동이 남아있다.

 

축구장 9000여개에 이르는 산림이 20년 새 강원도에서 사라졌다.

산림청 산림 기본 통계에 따르면, 2000년 137만2967㏊였던 강원도 내 산림면적은

계속 줄어 2020년 기준 136만6644㏊가 됐다. 6323㏊가 줄어들었다.

 

대형산불이 잦았던 강원도는 그만큼 피해가 크다.

산림의 감소는 기후변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산림의 탄소흡수 능력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녹지가 줄어들면 기온이 오르고, 산사태, 홍수 등의 자연재해도 더욱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

▲ 마을 보호수였던 소나무는 2023년 경포 산불로 불에 타 몸통만 남았다.

■ “전쟁 난 것처럼 폐허가 됐다”

낮 기온이 20도까지 오른 지난 15일, 강릉시 저동 언덕배기에 올랐다.

이곳은 2023년 4월 난곡동에서 시작된 산불로 피해를 본 곳이다.

 

지대가 높은 마을에서 저 멀리 바다와 유명 호텔이 훤히 보였다.

경포 바다를 뒤로하고 바라본 저동 곳곳의 봉긋 솟은 언덕은 민머리를 드러낸 듯했다.

 

오르락 내리락하는 땅의 형세가 그대로 보였다.

표피가 까맣게 탄 밑동이 지난해 봄 산불 피해지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검게 그을린 솔방울과 버려진 노트북 등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동행한 윤도현 강원 영동 생명의 숲 사무국장은 “전쟁이 난 것처럼 폐허가 됐다”고 했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잘려 나간 나무 밑동이 즐비했다.

두 팔로 안아도 채워지지 않았다. 흙이 무너지면서

드러난 언덕 단면에는 뻗어 나온 굵은 뿌리가 보였다.

얼마나 큰 나무였는지 짐작게 했다.

아직 베지 않은 나무의 껍질에는 연노란색 송진이 흐르다 만 채로 굳었다.

윤 국장은 송진을 가리키며 “소나무의 눈물이라고 부른다”며

“소나무가 불에 잘 타는 성질을 갖고 있어 피해가 더 컸다”고 했다.

땅을 드러낸 마을은 조용했다. 저 멀리 언덕에서 나무를 베는 전기톱 소리가 온 사방에 울렸다.

지나가던 마을 주민은 한눈에 보이는 구역에 손짓하며 “3일새 다 벴다”고 했다.

 

윤 국장은 “살아남을 거라고 기대해 남겨놓은 나무도 결국 죽는다”며

“나무를 베지 않으면 지나가는 차량이나 민가를 덮치는 2차 피해가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릉 산불 피해 면적은 120㏊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 가운데 82㏊에 이르는 면적에서 벌채가 이뤄졌다. 벌채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 15일 강릉 저동에서 2023년 산불 벌채 작업이 진행 중이다.

 

 

■ 숲 사라지며 온실효과도 심해져

대형산불은 산림 훼손의 대표적 원인이다.

산불이 발생하면 불에 탄 나무는 벌채 작업이 이뤄진다.

 

지난해 강릉 산불 현장을 비롯해 2022년 발생한 동해, 양구 산불 현장도

여전히 벌채가 이뤄지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2022년 동해, 강릉 등 5개 지역 산불에 따른 벌채 면적은 1187㏊다.

축구장 1662개 규모다. 2020년엔 고성 산불에 따른 벌채로

축구장 135개(97㏊) 면적 산림이 사라졌고, 2019년에도 산불에 따른 벌채로

축구장 1823개(1302㏊) 면적 산림이 사라졌다.

윤도현 사무국장은 “대형산불을 비롯해 대규모 난개발,

불법 산림 전용 등으로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산림 전체가 평상시 저장하고 있는 물의 양은

소양강댐이 담고 있는 양(29억t)의 10배가 넘는다”며

“목재 자원으로서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경관, 기후조절, 재해방지 등의

유무형 공익 가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최근 5년 사이엔 재선충병 역시 확산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는 2021년 5969그루, 2022년 7792그루,

2023년 8363그루 등으로 늘었다.

 

올해는 7월 기준 1만1654그루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90% 이상이 잣나무다.

강원도산림과학연구원에 따르면, 봄철 상승한 기온으로 북방수염하늘소 등의 활동 시기가 길어졌고

이에 따라 재선충 피해도 늘었다. 매개충의 몸 안에 기생하는 재선충은

양분을 차단하면서 나무를 말려 죽인다.

 

도내 산림 면적은 감소 추세다. 산림청 산림 기본 통계에 따르면,

강원도 산림 면적은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 20년 전인 2000년보다 6323㏊가 줄었다.

 

산림 면적을 5년 단위로 살펴보면, 특히 2015년 대비 2020년 면적 감소가 두드러졌다.

축구장 8278개 면적인 5911㏊가 사라졌는데, 이는 20년 동안 줄어든 산림면적의 93%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산림과 기후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규송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는 “숲이 사라진다는 것은 숲이 주던 생태계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산불 이후엔 불투수층이 늘어 토사 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땅에 햇빛이 직접적으로 비쳐 온도가 올라간다”고 했다.

채희문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도 “기후변화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경관이 바뀌는 것인데,

그 대표적인 것이 숲”이라며 “나무가 사라지고 건물이 들어서면

태양에너지 반사율이 높아진다”고 했다.

채 교수는 “반사율이 높아지면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쌓이고, 온실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 “이 나무를 키우려면 얼마나 걸릴까”
저동 주민들은 사라진 숲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15일 만난 박 모(63) 씨는 임시 조립주택 앞 그늘막에 앉아 있었다.

그는 난곡동과 저동에서 지낸 마을 토박이다.

박씨는 “이 동네는 소나무가 빽빽했다”며

“경포 바다는 마을에서 전혀 안 보였는데, 지금은 다 보인다”고 했다.

 

산불 피해로 그의 집은 부지만 남았고, 집 뒤편에 있던 소나무는 불에 타 모두 잘려 나갔다.

겨울이면 나뭇잎 위로 눈이 소복하게 쌓였던 마을 보호수는 다듬어진 몸통만 댕강 남아 철 기둥에 받혀졌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본 기가 막히게 예쁜 나무였다”며

“몇 해 전 겨울에 눈이 쌓여있는 모습이 예뻐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그는 “바다가 코앞이지만 나무가 방풍림 역할을 해줘 바람이 세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며

“올해 깨를 심었는데 바람이 얼마나 센 지 깨가 다 누워버릴 정도였다”고 했다.

박 씨는 일거리로 고성, 강릉 옥계 등 산불 현장에서 벌채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는 “100년 이상 된 것으로 보이는 크고 좋은 나무들이 정말 많았다”며

“이 나무를 다시 키우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국가 보물인 경포대는 지켰지만 함께 울창한 숲을 이루던 저동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규송 교수는 “산불이 나면 땅값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개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벌채한 산에 금방 나무를 심는데,

이는 토양을 교란할여지가 있다”며 “산불 난 지역 뒤편에 가보면 배나무를 심어놨다.

나중에 개발하기 쉬운 땅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저동의 산 필지 공시지가는 2023년 1월 전년 대비 7~8% 하락했지만,

2024년 1월 기준 1~2% 소폭 상승했다.

인근 다른 산지가 1~3%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산림 관련 국가기관 강원으로

 

-산림환경세 등 연구 필요…조직·인력 지역 분산 바람직

 

강원 미래의 새로운 비전으로 산림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18일 강원대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핀란드 북카렐리아 글로벌 산림협력 국제심포지엄’은

작년 일본에 이어 두번째 산림협력 글로벌학술의 장으로 산림진흥원 신설 등을 비롯해

산림수도로 나가기 위한 여러 제안이 속출했습니다.

강원도 직속기관으로 산림진흥원을 설치하거나, 시의적절한 시책을 다각적으로 펴려면

전담 조직과 전문인력, 재정 확보는 필수 요소입니다.

 

산림행정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업무가 추진될 경우

여러 갈등과 대립을 낳을 수 있습니다.

일례로 지나치게 많은 산지전용허가 건수는 산림 관련 건강프로그램 등

치유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산림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환경 요소를 활용한 사회적 관심을 다각도로 재조명하고,

경제활동으로 이끌자면 연구 기능이 활발해야 할 뿐 아니라

실제 이끌어가는 산림경영인 등 산림산업 주역을 육성해야 합니다.

 

이에 수반되는 재정은 기존 지방비에서 할애하거나 기부금 등의 민간형태 진행도 가능하지만,

‘산림환경세’와 같은 국세를 통해 확보할 방안이 있습니다.

산림 관련한 재정 확보책으로 일본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다양한 공익적 가치 제공을 위해

산림 정비를 실행할 목적으로 개인과 기업에 국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독자적으로 산림환경세를 도입한 지역이 등장했으며,

2018년에는 국세로 산림환경세와 산림환경양여세를 창설했습니다.

산림 면적이 전혀 없는 대도시 부근의 지자체에 더 많은 금액이 배분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열악한 구조의 강원도 지방예산으로는 기관 신설과 전문인력 배치에 제약이 따르므로

국가단위 산림 공공기관을 도내로 이전하는 분산 방안을 통해

상생하는 안을 중앙정부에 촉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충북, 경북 등 타 시도에서도 산림의 다목적 기대 가치를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로 산림 바이오매스를 많이 활용합니다.

녹색 성장과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산림의 공익적 가치가 부각된 시대이므로

모색한 방안이 탁상에 그치지 않고 실현될 수 있도록 진전해야 합니다.

"불법 공천개입 수혜 김진태 사퇴",

김진태 측 "도정에 집중"

"윤 대통령 '김진태도 경선하라고 해주지 않았냐' 발언" 보도 파문...

민주당, 강원도지사 사퇴 촉구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5·18과 불교 관련 문제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당이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향해

"불법 공천 개입 수혜자 김진태 지사는 도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진태 도지사 측은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도정에 집중하겠다"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강원도당의 김진태 자진사퇴 요구가 나온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이 있다. 앞서 18일 MBN은

"윤 대통령, 김진태 경선도 해줬다고 말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공천 과정 개입 의혹을 보도했다.

MBN 보도에 따르면, 15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

강원도지사 후보 공천 등 당시 7~8곳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고 발언했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이 여권 핵심 관계자에게

'김진태도 내가 경선하라고 해주지 않았냐'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해당 관계자는 '당시 윤핵관들은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을 밀었지만

대통령이 후보 경쟁력과 주변 이야기를 듣지 않았겠냐'고 했다"라고 보도했다.

MBN은 "윤 대통령의 '내가 해줬다'는 취지의 발언은 앞선 김영선 전 의원을 위해

'해주라고 했다'는 말보다 더 나아간 내용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며

"대통령 의중에 따라 결정이 번복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강원 민주당 "불법 공천 개입 수혜자, 사퇴하라"

이에 민주당 강원도당은 19일 논평에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022년 4월 김진태 후보를 컷오프하고 황상무 후보를 단수 공천했다가

나흘 만에 손바닥 뒤집듯 결정을 뒤집고 김진태 지사에게 경선 기회를 줬다"면서

 

"갑작스러운 결정 번복에 김건희 여사가 있었다는 유력한 정황 증거에 이어

구사일생으로 당내 경선 기회를 얻은 배경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고로 <뉴스토마토>는 지난 25일 "이준석 의원이 '김진태 후보가 명태균씨 도움으로

김건희 여사를 찾아가 충성맹세를 했고, 이를 계기로 경선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민주당 강원도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불법 공천 개입은

민주주의 헌정을 유린하는 매우 엄중한 범죄행위이며,

 

윤 대통령의 불법 공천 개입 수혜자 김진태 지사는 도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자진사퇴로 도민께 속죄할 것"을 촉구했다.
김진태 측 "정쟁 휘둘리지 않겠다"

이에 대해 김진태 강원도지사 측 관계자는 19일 <오마이뉴스>에 "경쟁력이

월등한 후보를 컷오프하고 대통령 캠프에 있던 황상무 후보를 단수공천한 것은

공천개입이 없는 것이고, 모든 후보에게 경선 기회를 준 것이

공천개입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명태균 "김진태 울고, 내가 12시에 엎었어...정진석 전화" 민주당 녹음파일 공개, '강원도지사 공천 과정' 대통령-김건희 연루 의혹 제기 /김화빈

 

명태균씨가 2022년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해 컷오프 예정이던

김진태 당시 예비후보(현 강원도지사)를 자신이 살렸다고 말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특히 이 녹음파일의 명씨 발언 중엔 김 여사로 추정되는 '사모님'도 등장한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오전 녹음파일 5개를 공개하며

"2022년 지방선거 공천이 논의된 4월과 선거 직후인 6월 중순에 명씨가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실 회계담당자인 강혜경씨와

제3자 등 지인과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라고 밝혔다.


명씨는 2022년 4월 '김진태 컷오프'가 발표되기 직전 녹음된 음성파일에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 11명 중에 3명이 김진태 컷오프하면 안 된다(고 하고),

 

8명이 컷오프 시키라고 됐다"며 "한기호(당시 사무총장)가 (김진태에게) '

니 문제는 대통령이 정리해야 된다'고 얘기를 해서, (김진태로부터) 나한테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김진태 전화 와 25분 통화, 명 대표님 뜻대로 됐다더라"

당시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컷오프 발표 후 김 후보는 즉각 이의를 신청(4월 14일)했고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4월 15일)했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는 농성장을 방문해

"최고위에 (경선 경쟁자인 황상무 예비후보의) 강원도지사 단수공천안이 상정되면

공관위에 재심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관위 결정에 반발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사흘 뒤인 2022년 4월 18일 "김진태 후보가 5.18 및

조계종 망언을 대국민 사과하면" 경선 기회를 준다고 발표했다.

 

이에 김 후보는 공관위 입장이 나온 지 1시간 15분 만에 농성장 앞에서

2019년 자신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등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최종적으로 공관위는 결정을 번복해 김 후보는 경선 기회를 얻게 됐다.
명씨는 공관위 결정 번복이 공표되기 전 녹음파일에서 "김진태 얘기하던가.

내가 밤 12시에 또 엎었다. 오늘 아침에 완전히 박살을 냈다"며

자신이 이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세 번 말을 바꿨는데 아니 대통령 말을 거역하는 거대한 세력이 있나?"라며

"정진석(당시 공관위원장)이가 김진태한테 전화(해서) 5.18하고 조계종 사과로 끝냈고,

아침에 애(김진태)가 '잊지 않겠습니다' 하고 울고"라고 덧붙였다.

'5.18 모욕' 김진태 광주 방문 항의
명씨는 같은날 오후 강씨와의 통화에서도 "김진태는 그거 내가 살린 것"이라며
"아는 분이 김진태(한테) 갔는데 내 얘기를 하니까 벌떡 일어나 손을 잡고
'그분(명태균)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손 잡고 막 흔들(었다)더라"라고 말했다.
 
또 "어제 잠도 못 잤어. 김진태(가) 내 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주무시면 안 돼요',
'사모님' 그래서,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다"며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사모님'를 언급하기도 했다.
 
명씨는 김 후보가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후인 6월 중순 지인과의 대화에서도
"어제 김진태 전화 와서 25분 통화를 했다"며
"김진태가 '다 명 대표님 뜻대로 저도 되고 박완수(경남도지사)도 되고'"라고 언급했다.
 
명씨는 지난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음파일에서도 강원도지사 경선을 언급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당시 상황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측 관계자는 19일 <오마이뉴스>에
"경쟁력이 월등한 (김진태) 예비후보를 컷오프하고 대선 캠프에 있던 황상무 예비후보를
단수공천한 것은 공천개입이 없는 것이고, 모든 후보에게 경선 기회를 준 것은 공천개입이란 말인가"라며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북대 교수·연구자 179명 "윤석열 해고"...

박근혜 때보다 2배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라" 요구...

" 분노와 퇴진에 대한 요구 숫자로 반영된 것"

 

/조정훈

경북대 교수들과 연구자 등 179명은 19일 낮 경북대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을 해고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 조정훈관련사진보기


경북대학교 교수와 연구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무능함과

무책임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해고한다'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경북대 교수와 연구자 179명은 19일 낮 12시 경북대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정부 들어 발생한 모든 문제의 근원이자 중심"이라며 퇴진을 요구했다.

경북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지난달 31일 민교협 회원의 제안에 따라

운영위가 논의를 시작하고 공동으로 성명 초안을 작성해

14일부터 18일까지 교수·연구자 회람을 거쳐 연서명을 받았다.

이날까지 서명에 동참한 교수·연구자는 179명으로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당시 동참했던 88명보다 두 배나 많은 인원이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는 이유를 사람의 문제, 재정의 문제,

언어의 문제 등 3가지로 정리하고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윤석열은 해고다"라고 외쳤다.

사람의 문제로는 특정 집단에 편중되고 비선 실세 개입 의혹에 더해

구시대 인물을 재기용할 뿐만 아니라 이념적인 편향성과 노골적인 대결·적대 의식,

잘못된 판단을 굽히지 않으려는 옹고집 성향 등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는 사람의 측면에서 국민에게 어떤 희망도 주지 못했다.

이 모든 문제의 중심이자 근원에 있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재정의 문제로는 IMF나 코로나 때보다도 더 힘들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자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으로 국가재정도 지방재정도 모두 수렁 속에 헤매고 있다며

연구개발이나 보건·복지·노동 등 기간 분야 예산은 축소되고

최고위급 관료는 공적 자금을 끌어다 쓸 궁리나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비판자들의 입을 막아 국가 모든 영역에서 대화 장애를 일으키고

소통의 제도와 문화를 파괴해 왔다며 "이는 언어의 문제로 모든 국민이 입틀막을 당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통령은 비판자를 반국가세력으로 몰고 독립영웅을 상대로 역사 전쟁을 선동하고

적대적 언어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등 내정과 외교를 불문하고

무의미한 긴장을 조성해 한국 사회를 말의 파탄 상태로 몰아갔다고 꾸짖었다.

교수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식, 다른 내용, 다른 강도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하려고 한다"며 "그가 마구잡이로 휘둘러 온 권력을 빼앗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해고한다.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경북대 교수와 연구자들이 19일 경북대 북문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가운데 북문 기둥에 시국선언문을 붙여놓은 것을 지나가던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 조정훈관련사진보기


안승택 교수(경북대 민교협 의장)는 "한 분의 교수님이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글을 올려서 많은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자고 뜻을 모았다"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시국선언에 88명이 참여했는데

이번에 두 배가 넘는 인원이 참여한 것은 분노와 퇴진에 대한 요구가 숫자로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철 교수(전국국공립대학교교수노조 경북대지회장)는 "와이프는 무서워하면서

국민을 우습게 생각하는 대통령, 국민 말을 듣지 않으면서 사이비 말에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

카르텔 범죄자로 취급하는 대통령을 누가 만들었나.

이 사회가 그를 괴물로 만들었다"며 "그 속에서 숨쉬는 우리들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강단에 선 우리부터 회초리를 내려쳐야 한다"면서

"우리는 좀 더 정의로운 사회, 좀 더 따뜻한 사회,

함께 나누는 사회를 위해서 함께 나서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에 이어 학생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질 예정이다.

경북대 학생들은 오는 26일쯤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구시당 "민주주의 지키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의 시작"

한편 대구경북 대학가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구경북에서 밝히는 횃불이

들불로 번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밝혔다.

대구민주당은 "대구경북은 여당 세력의 집결지로 불려왔지만 이제 이곳에서 터져나오는

양심의 외침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새로운 횃불을 밝힌다"며

"경북대, 대구대, 안동대를 비롯한 대구경북 학자들의 시국선언은

이 시대를 향한 경고이자 미래를 향한 결단"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민주주의 퇴행'으로 규정하며 외교실패,

민생 파탄, 권력 남용 등 수많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의미는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특정 지역만의 목소리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의 시작"이라며 "대구경북 지역 교수들과 연구자들의

시국선언을 적극 환영하며 이들의 외침이 대한민국 전역에 닿을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래는 시국선언 전문.

"민주주의를 요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고다."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경북대학교 교수‧연구자 시국선언―

문제의 차원이 달라졌다

한국 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집권 아래 벌어진 일들을 걱정하고 비판해 온 경과는 짧지 않다.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말들이 돌기 시작했을 때의 일이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정부 비판을 되뇌다가, 이제 그런 말 하기가 입이 아프다고 생각한 지도 이미 오래다. 집권 기간이 길지 않았고, 강렬한 업적이 눈에 띄지도 않는데, 그 걱정과 비판이 이렇게 길고 강하게 이어진 사실이 놀랍기조차 하다.

그럼에도 오늘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식, 다른 내용, 다른 강도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하려고 한다. 대통령의 자리에서 물러나라. 쏟아지는 비판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잘못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잘못이 뭔지는 몰라도 사과는 벌써 다 했다고, 대통령의 선거 개입은 불법이 아니지만 특검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이제 우리는 해고한다. 그가 마구잡이로 휘둘러 온 권력을 빼앗을 것이다. 이제 문제의 차원이 달라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였는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우려와 비판은 그가 집권하기 전부터도 있었다. 그의 경험, 세계관, 실력, 지식, 감성, 언변, 사고력, 판단력, 정치력, 심지어 유머 감각까지, 거의 모든 것이 의심스러웠다. 그럼에도 대통령 당선과 함께 우리는 일단 걱정과 의심을 접었다. 그가 해야 할 일이 많고, 그 일의 시급함과 위중함이 컸기 때문이다. 선거 전에 있었던 일은 후보로서 경쟁하느라 벌어진 일이라 여기며, 국민을 통합하고 위기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가 대통령으로서 보여준 것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아무 능력이 없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줄곧 능력 있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쓰는 일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오늘날 누가 이 말에 끄덕이며 납득하겠는가? 온갖 전문 영역에서 검찰 출신자들로 핵심 고위직을 채우고, 경찰 고위직에는 프락치 경력 의혹을 받는 자까지 발탁되었다. 서울대 출신 고령 남성으로 각료‧보좌진을 가득 채우는 등, 인사 다양성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비선 개입의 의혹이 줄곧 대통령의 행보를 따라다녔으며, 배우자나 역술인, 모사꾼 부류가 개입한다는 의혹까지 꼬리를 물었다. 그 의혹들의 일부는 지금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적대하는 자가 노사정 대화를 책임지고, 자신이 뉴라이트가 아니라 우기며 뉴라이트의 망언을 일삼는 이들이 역사와 교육과 학문과 외교를 책임진다. 심지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명을 받은 인물조차 임명하지 않고 공직을 공석으로 두며, 그렇게 파행으로 운영하다가 정부 기구가 작동 불능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대통령과 가까우면 수도 한가운데에서 사망자만 150명이 넘는 압사 사고가 일어나도 책임지지 않으며, 수사 대상에 올랐어도 주요국 대사직에 기용한다. 고위공무원이 국가의 감사 업무나 진실 화해 업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공사석 불문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다닌다. 무능하면서도 극단적인 대외 정책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거듭 위기로 몰기도 했다. 왜 여기저기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는가? 모든 문제의 중심이자 근원에 윤석열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다.

IMF와 코로나 때보다도 힘들다

국민은 IMF 금융위기 때보다,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지금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동시에 부자 감세가 한 원흉이라 지목되는 세수 부족으로 인해 국가 재정도 사경을 헤맨다. 국가 재정 교부에 많은 것을 의지하는 지방재정도 깊은 수렁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 문제의 진단과 해결을 담당할 고위 관료는 각종의 공적 자금을 끌어다가 때운다며, 뻔뻔스레 고개를 치켜들고 회전의자에 앉아 있다. 국가의 연구개발 예산을 통째 도려낸 일은 십자포화를 맞은 끝에 뭔가 잘못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아무것도 정상화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노동 재정은 폭탄을 맞고 그로기 상태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 기조이고, 입 밖에 내는 말이 무엇이든 현실적으로 그것을 실현할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 일의 원점에 있었던 자신의 '연구비 카르텔' 발언에 대해 사과 비슷한 것조차 한 일이 없다. 그 모두가 대통령의 철학과 세계관의 소산이고, 열렬한 정책적 궁리의 귀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모두가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일 아닌가?

모든 국민이 '입틀막' 당했다

카이스트 졸업식의 '입틀막' 사태는 대단히 상징적이며, 놀라운 사건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민주노총과 화물연대에 몰매를 놓으며 노동 기본권을 찍어 누를 때부터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말도 안 되는 듣기 능력 테스트와 상습화된 고소‧고발‧제재로 비판자들의 입을 막은 일은 어떤가. 그것이 어처구니없는 폭거라는 점은 얼마 안 남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조차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나도 안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그렇게 말했다가 보수의 마지막 보루조차 무너지는 일이 두렵기 때문이다. 스스로 방파제가 되기를 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수치스러운 묵인 아래 유지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권력과 지지 기반은 도대체 무엇인가? 방파제 위에서 벌어지는, 벌거벗은 임금의 퍼레이드가 아닌가? 왜 지지자들에게 자기 나신을 향한 환호를 강요하는가? 반대자들이 만만한가? 지지자들이 우스운가? 왜 그의 지지자들은 그런 곤경에 빠졌는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남의 말을 도무지 듣지 않고, 한국 사회를 말의 파탄 상태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점을 특히 용서할 수 없다. 비판자를 반국가 세력으로 몰고, 독립 영웅을 상대로 역사 전쟁을 선동하며, 남북 간에는 물론 멀리 유럽까지 날아가 마구잡이의 말로 군사 긴장을 고조시켰다. 의료진과의 대화 단절, 말에 의한 악마화는 말할 것도 없다. 공석에서 반말이나 해대며 건들거리는 일까지, 그가 저지른 소통 파괴의 목록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취임 후 인사가 폭탄 수준의 참사여도, 나라의 물적 토대가 거덜이 나도, 도대체 말이 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놓고서 맨날 전 정부 탓만 해도, 지금까지 우리는 개별 사안을 비판했을 뿐 대통령을 향해 물러나라고 하지 않았다. 배우자 일가의 소유지를 향해 고속도로가 휘어져 들어도, 사도 광산이나 독도 문제에서 묵과할 수 없는 일들을 기꺼이 묵과하고 심지어 앞장서는 듯한 자들이 국정을 좌우해도, 우리는 개별 사안과 개별 사람은 비판했어도, 대통령 자신이 그 자리를 내놓음으로써 책임지라고 하지 않았다.

심지어 우리는 이태원에서 멀쩡한 젊은이들이 죽어 나가도, '애국한 잘못'밖에 없는 젊은 해병이 안전 장비 하나 없이 수색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려서 죽임을 당해도, 장관과 사단장에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했지,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라고 하지 않았다. 대통령 배우자가 저지른 잘못들이 명백해 보여도, 경찰과 검찰이 시간만 끌다 갑자기 나서서 죄 없음을 강변해도, 배우자를 수사하라고, 기소하라고, 죄가 있다면 죗값을 물으라고 요구했지,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지라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가 종국에는 국민의 이해와 요구에 따라서 행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유사한 문제가 무한 반복되는 이 상황이, 그에게 미심쩍은 믿음을 보낸 우리의 잘못이라면 어떻게 되는가? 여전히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라고만 말하고 있어도 되는가?

윤석열 대통령은 해고다

올해 핼러윈에는 이태원에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사고가 나지 않았다. 제대로 안전조치를 취하고 경관들이 안전 계도와 질서 유지에 힘썼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해 핼러윈의 이태원에서 참사가 발생했던 것은 그 일을 해야 하는 자가 책임을 방기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왜 대통령은 그의 책임이 없다고 하는가? 채수근 해병 사건은 어떤가. 책임을 져야만 하는 자들이, 부하들을 윽박질러 말단 사병을 죽음의 강바닥에 내몬 장성이, 대통령에게만 잘 보이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결론을 내린 것 아닌가? 애꿎은 젊은 해병의 죽음 앞에 고위 군인들이 부하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기고, 자기는 책임을 모면하려는 것이 아닌가? 뉴라이트 망언을 일삼아 온 자들이 거듭 고위직에 올라 망언을 되풀이하는 것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 대통령 배우자와 관련된 온갖 문제가 덮이는 일이 반복되고, 이에 국민이 모두 분개하고 있다. 그런데 경찰도, 검찰도, 그 누구도 대통령 배우자의 책임을 묻지 않고 넘어가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이 모두는 당연히 국정 최고 최후의 책임자인 대통령의 책임이다.

그러나 끝내 대통령이 이 모든 국민의 말을 들으려고도, 뜻을 읽으려고도, 그 삶을 헤아리려고도 하지 않으면, 그래서 민주주의라고는 없이, 국민이 주권자로서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조차 없이, 국민의 공복들이 모두 대통령만 쳐다보며 지낸다면, 이는 누구의 책임인가? 오늘 우리는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통령이 책임을 지라고, 스스로 책임지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 책임을 묻겠다고 했어야만 했다. 그러므로 이 모든 일은, 그 실천은커녕 요구조차 하지 않고 대통령 윤석열의 치세를 지나온, 우리의 책임이다.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말을 듣지도, 물러나지도 않는다면 우리가 끌어내릴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고다.

2024년 11월 19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경북대학교 교수·연구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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