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농사 역시 직장생활처럼 시간과의 다툼이다.
아침에 출근하여 그날 할 일을 점검하여 준비하고,
수업에 들어가고 평가처리하고
남는 시간에는 휴식을 취하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학교처럼
텃밭 농사도 다르지 않다.
무성한 풀은 마음을 바쁘게 하지만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처럼 부담은 없다.
풀을 이기려하지 말고 풀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나름대로 풀을 대하는 요령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매기도 때를 놓치면 일감이 쌓이게 되고 그러다보면 우왕좌왕하게 마련이고
결국은 "돌아서면 풀!"이라는 말을 남기고 손을 들 수밖에 없게 된다
아마 힘 든 일중의 하나가 김매기 아닌가 한다.
뿌리를 감은 풀들이 손에 잡힐 만큼 고개를 내미는데
그런 풀들은 뿌리도 깊지 않고 솎아내는데 힘이 들지 않는다.
다만 허리를 굽혔다가 펴는 동작이 조금 힘들 뿐이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좋은 운동도 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고된 일만도 아닐 것이다.
보기 싫은 풀은 오가면서 괭이나 낫으로 슬쩍 치거나 뽑아주면 될 것이다.
필요 없이 힘을 쓰지 않겠다는 나름의 요령이라고 할 수 있다.
귀촌에 뜻을 둔 분들 중에도 지레 풀에 주눅 든 경우를 본다.
그렇다. 김매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지겨운 일거리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직장인들 쉬운 일만 있을 것인가!
때를 미루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풀과 더불어 살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김매기는 건강을 지키는 놀이요 운동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