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은 올인(all-in)하는 것이다.

도시의 집과 직업, 이웃을 완전히 정리하고

새로운 개척지에 모든 것을 거는 일이다.

한 번 실패하면 되돌리기가 어렵다.

지난 97년 구제금융 때 정부의 귀농정착융자금만 믿고

깊은 고민과 준비 없이 농촌으로 간 사람들이 빚을 짊어지고

다시 도시로 돌아온 뼈아픈 사례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에게 땅은 얼마나 필요한가?>에서

농부 빠홈의 비극적인 결말이 떠오른다.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하지만 욕심에는 그만한 대가가 있다.

소박하지만 지금 바로 여기에서, 자연 속에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면 되는데

많은 이들이 불확실한 미래의 더 큰 행복을 쫓다가 젊음도 가족도 건강도 잃는다.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소박한 삶을 살 수 있건만,

많은 이들이 불필요한 욕심으로 인생을 저당 잡힌다.

귀농, 직업 아닌 정년 없이 평생 할 수 있는 일

주변에 피어나는 풀꽃에 눈길을 줄 수 있고

끼니마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혼자서 집을 지을 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약초를 찾아 산을 돌아다닐 시간도 생길 것이다.

누가 시켜서 일하지 않고 누군가를 시켜야 할 필요도 없이

내가 온전히 독립된 인격으로서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 농부의 삶이다.

소득에 매달리지만 않는다면 누구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다.

게다가 농사만 짓고 살 일이 아니다.

이곳은 사람을 초대하는 곳이 아니다. 놀이터도 아니다.

그렇다고 일만하는 일터도 아니다.

번잡함을 피해 편안하게 쉬는 공간.

뒷산에 올라 주변 경치를 보거나 저수지를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그도 지치면 평상에 깔아놓은 돗자리에서

목침을 베고 누워도 방해받지 않는 공간이다.

이곳의 사계절이 기쁨과 보람을 주고 의지를 북돋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에 무더기로 피어난 야생화가 어우러진 모습도 한 풍경이다.

카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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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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