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산천어축제에 대한 시민 1100명의 생각은 맨손잡기 프로그램 중단 서명 진행...
"존중하는 마음으로 생명을 대하는 '감수성 축제' 되기를"
/시셰퍼드 코리아
산천어축제에서 산천어 맨손잡기에 환호 중인 시민들의 모습이다.
지난 1월 6일, 화천군에서 2024 산천어축제가 개막한 가운데 시셰퍼드 코리아와
전국 38개 시민사회단체는 화천군청 정문에 모여 '축제의 동물학대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생태적 축제로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매년 화천에서 열리는 산천어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라고 불리지만
동시에 동물에게 과도한 고통을 가하는 프로그램으로 비판 받아왔다.
단 23일간의 화천산천어축제를 위해 전국 양식장에서 60만 마리 산천어가 인공번식으로 태어나며,
▲밀집 사육 ▲축제 전 굶김 ▲운반 시 과도한 스트레스로 축제 전부터 고통을 받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산천어 축제는 화천천의 토종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상수원보호구역이지만,
길이 2km에 달하는 단단한 얼음판을 설치하기 위해
사전에 '수중 제초'와 '물막이 공사'가 대대적으로 자행된다.
한편 이 축제는 바다에도 막대한 부담을 끼친다.
시셰퍼드 코리아 김민선 활동가는
"축제에 풀어놓는 산천어는 전국 곳곳 양식장에서 실어 오는데,
많은 어류를 좁은 곳에 가두어 키우는 양식 과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화학약품들은 해양오염을 야기하며,
어업으로 잡은 치어를 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남획을 가속화한다"며
화천 산천어축제가 해양파괴를 야기함을 비판했다.
현재 2022년 한반도 연근해 어획량은 88.7만 톤으로 90만 톤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시셰퍼드 코리아는 산천어 축제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화천군에 전달하고자
지난 2023년 12월 31일부터 '화천산천어축제 맨손잡기 프로그램 중단 1만명 서명'을 진행했다.
화천산천어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어떤지, 서명에 참여한 1100명에게 물었다.
*서명자 이름은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일부만 공개했다. 예) 홍길동 → (홍*동)
Q. 화천 산천어 축제는 어떤 축제인가?
'겨울축제의 대명사', '흥행신화' 등 화천산천어축제에 대해
연일 자극적이고 화려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산천어축제의 동물학대적 요소를 우려하는 시민들은
화천산천어축제를 '머지 않은 미래에 야만으로 기억될 축제(손*우)',
'강원도를 창피하게 만드는 축제(이*진)',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것 없는 의미 없는 이벤트(서*덕)'이라고 비판했다.
산천어축제는 '가족, 친구들의 행복과 아동 교육, 지역 발전을 살육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것(채*수)'이라며 이 축제가 비윤리적 토대 위에 서 있음을 비판했다.
또한 '소싸움처럼 모두에게 비난받는 축제가 될 것(박*향)',
'일본 어느 지역의 돌고래 학살 전통과 다르지 않음(김*호)' 등
최근 문제가 됐던 지역 내 동물학대 문화와 비교하기도 했다.
Q. 맨손잡기는 어떤 행사인가?
화천산천어축제의 가장 문제적 프로그램, '맨손잡기'에 대해서는
'죽이며 웃는 무서운 짓(최*영)'이라며 프로그램의 잔혹성을 지적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들에게 올바르지 못한 것을 가르치는 경험(김*후)'이며,
'공공연히 동물학대와 환경파괴를 놀이로 인식하고 학습시키는 행태(전*주)'라고
프로그램의 비교육성을 비판했다.
또한 맨손잡기는 '인간의 감정과 도덕성을 갈아먹고 무감각하게 만드는 행위(김*경)'이자
'동물학대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구조(양*희)'라며 프로그램의 위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서명자는 '놀이를 위해 동물을 도구로 쓰고, 이런 것이 가족들의 추억을 위한 축제라니
알아차리면 섬뜩하다(김*진)'며 해당 프로그램의 즉각적 중단을 요구했다.
Q. 산천어 축제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축제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서명자 중에는 산천어 축제에 참여해 본 적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현 서명자는 "10년 전 축제에 참가했으나 학대인지 몰랐다.
지나고 보니 어마어마한 양의 살아있는 생명을 잡아와 풀장 같은 곳에 넣어두고
관광객들은 그들을 손으로 잡고 죽이고 못살게 굴었던 것 같다"며
축제에 다녀온 기억을 현재 시점에서 되돌아봤다.
권*경 서명자는 "그렇게 잔인한 광경은 처음이었다. 그야말로 살육의 현장이었다"며
축제장에서 느꼈던 충격을 전했다.
박*상 서명자는 "무심코 즐기던 일이 자연과 생태계를 훼손하는 일이었다"며
축제에 참여했던 것을 반성하고 후회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화천군 산천어축제에서 산천어가 피를 흘리고 있다.
Q. 산천어축제,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많은 시민들이 현시대의 기후·생물다양성 위기를 언급하며
산천어축제와 화천군에 즉각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지금은) 자연과 공존,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라는 패러다임에
엄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상황(조*래)'이기에 '지역경제를 명목으로
온갖 학살과 생태계 교란 등을 나몰라라 하는 미성숙한 관점을 바꿔야(서*재)'한다고
현 상황을 진단하고 관점 변화를 요구했다.
특히 서명 참여자 중 많은 사람들이 산천어 축제를 생태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축제 (정*현)'이자, '동물과 자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축제(*경),
그리고 '비인간 동물의 경험과 삶을 존중하는 방향(임*영)'으로
화천산천어축제가 변화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화천군만의 파괴되지 않은 계곡이나 산, 깨끗한 환경을 주제로 한 의미 있는 축제(임*이)',
'어류와 인류 모두의 생명을 존중하고 찬미하는 진정한 축제 기획과 실천(안*우)',
'산천어를 죽이는 축제가 아니라 산천어를 살리는 축제(조*주)'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축제 변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축제 관계자의 실천을 요구했다.
민*희 서명자는 "축제라는 이름하에 진행되는 행동들이 사람·동물·환경이
공존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기획자, 정책결정자는 고민해야" 한다며,
축제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청했다.
손*진 서명자는 "타당한 비판에 대해 성숙하며 민주적인 태도로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토의하며 시대에 발맞춰가는 지방정부와 축제 기획 관계자의 모습을 볼 수 있길"바란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길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은 '산천어 축제인데 산천어를 왜 괴롭히고 잡아먹나요.
축제의 주인공인 산천어에게 있어줘서 고맙고, 기념일을 축하한다고 해주어야 한다
(이*환)'라며 존중하는 마음으로 생명을 대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축제에 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축제로 전환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 일어날까요?
(이*원)'라며 새로 변화할 축제의 모습을 상상했다.
이들은 축제가 동물학대를 배우는 현장이 아니라, 오히려 '생명을 대하는 태도로
이어지는 감수성 축제가 되기를(이*심)' 바랐다.
끝으로 39개 시민사회단체는 "생명 경시로 서서히 몰락하는 축제를 눈뜨고 지켜보거나,
변화하는 시대를 받아들이고 최고의 축제로 거듭나거나,
화천군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라고 단호히 말하며 아래 <요구사항>과 같이 다시 한번 요구한다.
이어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요구사항과 함께 화천군에 전달할 예정이다.
<요구사항>
'2025 산천어축제'에 반영을 요구한다
하나. 맨손 잡기 프로그램 즉각 중단하라
하나. 산천어 양식 시 생사료 사용 중단하라
하나. 산천어를 경품으로 주는 행위 중단하라
하나. 양식어류를 이용한 얼음낚시 프로그램 규모 점진적으로 감소하라
하나. 산천어가 죽기 전까지 인도적으로 대우할 수 있는 장치 마련하라
앞으로의 산천어 축제에 요구한다
하나. 양식어류를 사용한 얼음낚시 프로그램 완전 중단
하나.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하여 생태적 축제로 전환하라
하나.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생태/동물 친화적 프로그램 강화하라
하나. 화천천을 토종 어류가 정상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생태계로 복원하라
하나. 축제에 이용되는 산천어에 대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 마련하고 준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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