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3조3천억원 투입했는데…폐광지 인구 절반 '뚝'

국비, 기금 등 지원 강원 4개 시·군 경제 회생 사업 추진

인구 1989년 41만458명→2021년 17만9천245명…56.3% 감소

공적자금 투입 현황

[캡처 배연호]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시행으로 침체한 강원 폐광지역 4개 시·군의

경제를 살리고자 투입한 공적자금이 3조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태백, 정선, 영월, 삼척 등 폐광지역 인구는 엄청난 액수의 공적자금 투입에도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연구원 탄광지역발전지원센터의 '한눈에 보는 탄광지역 통계 주요 지표'를 보면

1997년 진흥지구 개발사업비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24년간 폐광지역에 투입한 공공재원은 총 3조2천995억원이다.

 

이는 이들 시·군의 2024년도 애초 예산 총액 2조3천223억원보다 42% 많은 액수다.

가장 많이 투입한 공적자금은 폐광지역개발기금이다.

 

강원랜드 카지노 운영 이익금을 재원으로 하는 폐광지역개발기금 투입액은

전체 공적자금의 43.4%에 해당하는 1조4조331억원이다.

총인구수 및 고령인구수 변화

 

◇ 전국 347개 탄광에서 단 3개 탄광만 남아

이런 공적자금 투입에도 폐광지역 경제는 살아나지 못했다.

 

1989년 41만458명이던 폐광지역 인구는 2021년 17만9천245명으로 56.3% 급감했다.

과거 31년 사이 주민 2명 중 1명이 사라진 셈이다.

1989년은 탄광 구조조정인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가 시행된 해다.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시행 첫해인 1989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217개 탄광이 폐광했다.

이는 1988년 전국 347개 탄광의 62.5%에 해당한다.

 

현재 전국에서 남은 탄광은 태백의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와

삼척의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및 경동 상덕광업소 등 단 3개다.

이들 탄광 중 장성광업소는 2024년, 도계광업소는 2025년에 각각 폐광할 예정이다.

국내 무연탄 생산량 및 종사자 수 변화

[캡처 배연호]

 

◇ "제2의 석탄산업 합리화 '검은 한파' 우려"

무더기 폐광은 대규모 실직으로 이어졌다.

1989년 2만9천67명이던 광업 종사자 수는 2021년 2천40명으로 93% 감소했다.

일자리가 없어지자 지역경제도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정부의 폐광지역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은 1995년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제정 이후 본격화했다.

폐특법은 10년 한시법으로 제정됐지만, 그동안 시효가 세 차례 연장됐다.

현재 시효는 2045년까지다.

 

폐특법 시효가 연장되는 동안 탄광지역개발, 진흥지구개발, 개발촉진지구개발 등

국비로 진행한 사업 대부분이 끝났다.

 

성철경 폐광지역개발기금 운용실적 평가위원은 17일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의 폐광은

폐광지역에 제2의 석탄산업 합리화라는 '검은 한파'를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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