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산청군이 중산리~장터목 구간에 지리산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기로 하자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등 전국 186개 단체가 이같이 밝혔다.
경남환경운동연합, 지리산사람들은 24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리산 케이블카 건설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앞으로 관련 활동을 계속 벌여 나가겠다고 했다.
산청군은 2023년 9월 환경부에 중산리~장터목 구간에 11개 지주를 세우는 지리산 케이블카 건설을 신청했다. 경남도 케이블카입지선정위원회는 지난 19일 함양군이 참여한 가운데 산청 구간으로 단일노선을 하기로 했다.
지리산은 국립공원으로 케이블카 설치 여부는 환경부 국립공원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전남 구례군이 2023년 12월 환경부에 케이블카 신청을 했고, 전북 남원시는 용역 의뢰를 했다.
환경부는 지리산 케이블카 신청에 대해 2012년 부결에 이어 2016년과 2017년, 2022년에 계속해서 반려를 해왔다. 지리산권 지자체가 서로 경쟁하고 있어 어느 한 곳을 선정할 수 없다는 게 부결‧반려의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이에 경남도가 함양‧산청군과 단일노선을 선정해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기자회견에는 정은아 경남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산청군과 경남도가 아무런 공론의 장이 없이 케이블카 추진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민영권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산청군은 예산 1177억원을 들여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하는데 전액 군비다. 산청은 전국에서 재정자립도 꼴찌다"라며 "케이블카 예산을 모두 군비로 들어간다고 하니 군민들은 반대하면서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 대부분 케이블카가 현재 적자 운행되고 있다. 그런데 산청군은 무슨 근거로 흑자를 내겠다고 하느냐"라며 "누가 산청군수한테 지리산 파괴를 할 권한을 주었느냐. 자손만대로 욕을 먹을 것이다. 막아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리산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힘들지만 나설 것"
정정환 구례양수댐반대대책위 위원장은 "지리산은 어머니의 산이다. 그곳에 쇠물뚝을 박을 수 없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을 복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자연 파괴는 말이 안된다"라며 "산청군민들은 군예산으로 케이블카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면 반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상두 함양난개발대책위 공동대표는 "경남도가 산청 구간으로 노선단일화를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함양 쪽에 무슨 특혜를 주었는지 밝혀야 한다"라며 "아마도 벽소령 도로, 오도재 터널 아니면 지리산댐이냐. 우리는 모두 반대한다. 지리산은 대한민국의 자산이다"라고 말했다.
윤주옥 지리산사람들 공동대표는 "지금 지리산 권역 시군은 케이블카, 골프장, 산악열차를 건설하겠다고 한다. 비현실적인 지리산 개발사업에 몹시 힘들다"라며 "케이블카를 막아내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리산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힘들지만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 등 단체들은 회견문을 통해 "국립공원은 고작 4년 임기 정치인의 것이 아니다", "국립공원은 그대로 보존하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생태자산이지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라고 지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선진국 사례를 언급한 이들은 "미국에는 모두 63개의 국립공원이 있으나 케이블카는 한 대도 없다. 스위스에는 스키를 위한 관광케이블카가 460개나 있으나, 국립공원에는 한 대도 없다. 일본에는 1970년 이후 국립공원에 신규 케이블카가 한 대도 생기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회견문 전문이다.
<회견문> 케이블카, 지리산 어디에도 안 된다
국립공원은 고작 4년 임기 정치인의 것이 아니다. 지리산 케이블카의 망령이 다시 깨어났다. 지난 주 경남도의 지시로 산청·함양 지리산 케이블카 단일노선이 산청 중산리 구간으로 결정되었다. 이 무슨 어이없는 만행인가? 지자체간 협의로 노선을 단일화하면 케이블카 허가를 검토하겠다는 환경부의 가이드라인 때문이라고 하지만, 주민동의 없이 국립공원을 짓밟을 권리가 지자체장들에게 있는가? 표 장사를 위해 근거도 없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들먹이는 그들에게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할 권리는 없다.
1000억 원이 넘는 사업비 전부를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면 주민들을 위한 복지예산이 대폭 삭감될 수밖에 없고, 수익 가능성이 거의 없이 주민 세금으로 향후의 운영비를 감당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주민들에게 분명히 알리고 동의를 구한 적이 있는가? 주민동의 없이 밀실에서 그들끼리 죽이 맞아 결정한 케이블카 사업에 우리는 분노한다.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을 위한 노선 단일화 같은 만행을 멈추고, 케이블카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
국립공원은 그대로 보존하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생태자산이지,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라고 지정된 것이 아니다. 손상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국립공원의 첫 번째 목적이다. 환경부가 지리산권 케이블카 신청을 2012년 부결, 2016년, 2017년, 2022년 계속 반려한 이유는 보존가치가 높은 동식물의 생태를 훼손하고, 기존 탐방로와의 연계로 환경파괴를 초래할 수밖에 없으며,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는 등 문제점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산청·함양 노선이 단일화되었다고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 것인가? 지리산 그 어디에도 케이블카가 들어서서는 안 된다.
국립공원은 국토면적의 4%에 불과하다. 케이블카를 건설하겠다는 중산리 구간은 대부분 자연보존지구로, 국토의 1%도 안 되는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다. 한번 파괴되면 원상회복은 불가능하다! 후손들에게 죄 짓지 말고, 지리산을 마음대로 손대지 말라! 그래야 모든 생명과 인간들이 평화롭다!
케이블카 건설로 지역경제가 대박날 거라는 헛소리는 집어치워라! 이제 케이블카 건설은 재앙이다. 전국 관광케이블카 41곳 중 38곳이 적자다. 25곳이 2012년 후 과열된 개발열기로 건설되었고, 모두 적자다. 비슷한 시설끼리 경쟁하며 수렁에 빠진 것이다. 정치인인 지자체장들이 표 장사를 위해 단기적 성과에 목맨 결과다. 한때 케이블카 건설의 모범사례로 불린 통영케이블카도 2023년 탑승객은 이전의 1/3 수준인 42만 명으로 급격히 줄어 39억 적자로 전락했다.
지리산 주변에도 이미 사천, 하동, 거제 등에 케이블카가 있고, 이들 모두 적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리산 케이블카는 무슨 근거로 수익을 낼 것이라 장담하는가? 산청군청에서 환경부에 제출한 케이블카 신청서를 보면 탑승객이 첫해 55만 명이고, 30년간 꾸준히 증가해서 30년 후에는 77만 명이 케이블카를 타야 사업비를 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이가 없지 않은가? 통영도 현재 40만 명이 겨우 넘는데, 산청이 최초 탑승객이 55만 명이나 되고, 인구감소, 에너지 위기 시대에 30년 간 탑승객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니 말이 되는가? 기후위기, 식량위기, 생태위기는 10년 내에 닥칠 수 있다. 지금 케이블카 관광 얘기는 정치인의 무책임한 표 장사에 불과하며, 지역인을 수렁에 몰아넣고 토건업자만 배불리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케이블카 신청서를 즉시 반려하라! 지리산 어디에도 케이블카는 세울 수 없다! 미국에는 모두 63개의 국립공원이 있으나 케이블카는 한 대도 없다. 스위스에는 스키를 위한 관광케이블카가 460개나 있으나, 국립공원에는 한 대도 없다. 일본에는 1970년 이후 국립공원에 신규 케이블카가 한 대도 생기지 않았다. 아무리 환경공법을 말해도, 자연보존지구 내에 10개의 철탑을 세우고, 천왕봉 가까이 상부정류장을 만드는데, 심각한 환경파괴는 불 보듯 뻔하다. 아무리 지역경제 활성화를 핑계 삼아도, 케이블카는 적자를 면할 수 없다. 설악산 케이블카가 흑자인데도 인근 설악동 관광지구가 완전히 몰락한 현실을 보면, 케이블카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정반대로 재앙이 될 것이다.
- 환경부는 작년에 제출된 산청군청의 케이블카 신청서를 즉시 반려하라! - 환경부가 뭉개고 있으니, 지자체들이 계속 엉뚱한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엉터리 분석에 근거한 신청서를 즉시 반려한고, 환경부의 책무를 팽개치지 말라! - 지리산을 그대로! 경남도와 산청군의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 당장 중단하라! -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정치인들의 표 장사 대상이 절대 될 수 없다. 지리산을 팔아먹지 말라!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 당장 중단하라! - 노선 단일화 필요 없다! 지리산 어디에도 케이블카는 안 된다! 환경부는 케이블카 신청서 즉시 반려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