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산행기

0 산행일시 : 2003. 2. 25 ~ 26 / 25명
0 산행코스 : 관음사~용진각대피소~백록담정상~성판악
0 산행시간 : 8시간 20분
0 날 씨 : 흐리고 비, 정상은 우박

0 산행일정
(2월 25일)
13:15 태백가든
15:30 김포공항
17:52 김포공항 출발
18:42 제주공항 도착
19:10 호텔도착.저녁

(2월26일)
05:00 기상
06:10 출발
06:45 관음사 주차장
07:40 숯가마터
07:50 탐라계곡
08:00 탐라대피소
09:10 개미목
09:50 삼각봉
10:20 용진각대피소
11:00 용진각대피소 출발
11:25 왕관릉
12:00 백록담
12:20 백록담 출발
13:00 진달래대피소
13:45 사라악대피소
15:05 성판악관리사무소
16:00 해수온천
17:10 제주공항
20:35 탑승
21:05 제주출발


(산행기)

05:00 기상
낯선 호텔방과 설레임으로 좀 피곤했나보다
선잠을 깨운 산행준비로 호텔 안이 분주해진다

06:10 출발
이른 식사 때문인지 대충 시늉을 하고
어둠 속에서 버스에 오른다. 새벽의 제주시가는 조용하다

06:45 관음사 주차장
아무도 없는 텅빈주차장. 신입회원 인사
그리고 장비점검을 마치고 출발
그런대로 대열이 갖춰지고 신발끈을 조인다

야영장을 지나 이어지는 숲속,조릿대가 가득한 이 길은 적막뿐
흰색이 섞인 조릿대 잎새가 다소 어지럽다

7시경 날이 완전히 밝아지며 하늘을 보니 날씨가 다소 불안해진다
습기가 가득한 숲속으로 조금씩 고도를 올리고

사면길에서 후둑후득 빗방울 소리에 대열이 흩어지고
성급히 비가림 채비를 한다

07:40 숯가마터
비 때문에 산행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다
기분 나쁘게 입벌리고 누운 구진굴과 숯가마터를 돌아보고
자그마한 언덕을 넘어간다

07:50 탐라계곡
검은 생살을 드러낸 탐라계곡.
깊게 패인 상처처럼 계곡을 훑어내린 모습이 으스스하다.
사고위험지역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평소에는 평평한 바위와 마른 바닥을 내보이며 무심하게 누워 있지만
비라도 조금 내리면 순식간에 물이 불어 폭포수처럼 쏟아지며 쓸어가고 고립시킨다.

계곡에서 아이젠을 매단다.
굵은 동아줄을 매어놓은 계곡 건너편은 눈 녹은 빙판계단

08:00 탐라대피소
대피소는 폐가처럼 음습해 사용불가. 잠시 휴식.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처럼 잔뜩 찌푸렸다가 비가오고

이제 후퇴를 결정하기에도 이미 늦었다
비를 맞더라도 일단 올라가 보는 수밖에 별도리 없다

09:10 개미목
검은 숲 아래는 온통 눈밭.
숨을 고르며 쉬엄쉬엄 오르니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초원지대가 나타나는 개미목
제주 시가지가 보이는 곳이지만 안개가 짙어 방향조차 희미하다

09:50 삼각봉
짙은 안개 속에 헬기장. 안개가 걷히면 주변이 온통 눈밭
코앞의 삼각봉은 짙은 안개로 보였다 말았다 아른거린다

하늘은 온통 흰색 장막을 두른채 진눈깨비와 함께 바람이 넘나들고
장구목 능선이 안개속에 움직이는 모습은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
후미가 늦어져 구조대를 보내고 휴식

10:20 용진각대피소
개미목을 지나 산사면을 비스듬히 가로 지르며 천천히 내려간다
미끄러운 비탈길은 한순간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다
탐라 계곡으로 흘러드는 지계곡 맑은 물은 변함없이 흐른다.

아래 대피소는 용도폐기하고 그위에 또하나의 대피소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좁은 대피소 안에서 점심을 차리고
라면을 끓이는 동안 힘들어 하는 회원들을 진정시킨다

절대 당황하지 말고 우리는 해낼 수 있다 라는 신념
최악의 날씨와 비 때문인지 다른 등산객은 전혀 없는데

동계훈련 캠프를 차린 대한산악연맹 대원들과
훈련중인 특전사 군인 그리고 우리뿐...
11:00 용진각대피소 출발

11:25 왕관릉
대피소 뒷쪽으로 이어진 좁은 눈길위로 계곡을 지나자 급사면 눈길
쉬엄쉬엄 고도를 높이니 주변의 경관이 공손히 내려앉는다

안개가 걷히며 삼각봉에서 한라산 정상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은 그림
경사가 한풀 꺽이며 왕관릉에 올라서니 나무계단 등산로가 백록담으로 향하고....

이제 정상까지 600m. 해발 1800m지점 통과
밀려오는 짙은 구름 때문에 조망은커녕 길잃기 십상이다

비가 진눈깨비로 바뀌고 입자들이 온몸에 젖어든다.
정상 부근의 등산로는 고산의 운치가 흠뻑 묻어 있다

구상나무와 안개속에 서있는 고사목들의 그로테스크한 실루엣
흰눈위로 바람이 지나가고 뒤따라서 진눈깨비
그냥 아무 생각없이 오를 뿐..후미가 자꾸 쳐진다.

12:00 백록담
짙은 구름으로 방향조차 구분 않되고 나침판으로 위치를 짚는다
보이는 것은 오직 안개뿐

우박으로 변한 구름은 바람에 밀려 추위를 가져오고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하산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철수

13:00 진달래대피소
정상에서 내려서는 길은 처음부터 급한 계단
목책을 따라 미끄러운 돌계단과 이어지는 숲지대 등산로는 흰눈과 안개
성판악에서 오르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인다

완만한 경사의 코스를 한 시간가량 내려서자 진달래 대피소
위험지대를 벗어났다는 안도감. 비를 피해 대피소에서 휴식

컵라면을 파는곳
유달리 환경보존에 신경을 써온 한라산 관리사무소가

이 높은 곳에서 컵라면 판매를 허가한 것은 자기모순이다.
쓰레기는 자기네가 가져오고 하산은 우리보고 하란다.

13:45 사라악대피소
눈깊은 등산로는 겉이 녹아 한층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사라악 대피소는 커다란 화장실 때문인지 역겨운 냄새뿐
이곳은 이미 대피소 기능을 상실하고 흉물스러워 보였다.

하늘을 가린 큰나무와 그 나무 아래로 뒤엉켜있는 잡목과 넝쿨의 혼돈
평지처럼 널따란 숲속엔 흰눈이 깔리고 발을 잘못디디면 빠지기 십상이다.
도중에 잔디가 깔리고 화장실이 있는 공터에서 휴식

15:05 성판악
이제 눈은 서서히 그 바닥을 들어내고 자갈길과 간간이 나무계단
아이젠을 벗는다.
계속된 빗물은 겉옷을 모두 적시고 오직 평지를 걷는 지루함뿐
주차장에 이를 때까지 계속된 지루한 숲속의 행군이다.
성판악관리사무소. 비는 멈춤이 없다
젖은 겉옷을 벗어 챙기고 버스에 오르며 산행을 접는다

이어서 온천장과 저녁식사
제주공항으로
김포공항에서 춘천까지

바쁘고 힘들었던 1박2일 한라산행
함께 하신 님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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