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람길숲 조성은 복지의 문제
 

 

13일 ‘춘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 시민공청회 열려
찬바람 막힘없이 유입, 미세먼지 열섬현상 저감 효과

도시바림길숲 추진사업 내용이 시민에게 공개됐다.

지난 13일 춘천시는 대회의실에서 ‘춘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의 시행에 앞서 본 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리였다.

춘천시 계획에 따르면 이번 공청회 이후 최종 계획을 수립한 뒤 6월경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행한다.

 

‘춘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은 산림청의 탄소중립 도시숲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도시바람길숲이란 외곽산림에서 생성되는 맑고 차가운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이고,

도심지 내 녹지를 확충하여 찬공기가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바람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외곽산림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도시의 건축물 등에 막혀 순환하지 못하고 있는 환경을 개선해 도심까지 유입하게 만드는 개념이다.

춘천시가 제시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 기본 방향    출처=춘천시

사업은 2025년까지 3년 동안 가로연결숲, 하천연결숲, 디딤확산숲의 유형으로 조성된다.'

연결숲은 가로수, 녹지대의 선형 녹지를 말하며 영서로, 춘천순환로, 소양로, 공지천 등

주요도로변과 하천변을 대상으로 한다. 디딤확산숲은 공원 및 녹지 구간으로

미조성 공원, 도로변 유휴지 등을 활용해 조성하는 사업이다.

 

발표를 맡은 ㈜서영엔지니어링 측은 춘천은 분지라는 특성 때문에 열섬 현상과 미세먼지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에 대기순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춘천시의 도시바림길숲 조성 사업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시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슈투트가르트 시는 바람길 녹지축을 조성해 대기오염물질과

열섬효과를 줄이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로 꼽히고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산업도시로 인구와 연평균 기온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한때는 대기오염과 열섬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철도 변 녹화, 가로수 확장, 지붕 녹화 등의

녹색 공간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주변 산줄기의 찬바람이 도심으로 흘러들어오도록 바람길 녹지축을 조성하고,

바람길 녹지에는 높이 자라는 나무를 빽빽하게 심어 신선하고 서늘한 공기가 흐르도록 했다.

 

단독주택 사이에도 충분한 녹지 면적을 확보했다.

그 결과 슈투트가르트 시에는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항상 유입되고

주민들은 어디서든 도보로 5분 이내에 녹지 공원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도 최은예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 김명호 춘천 생명의 숲 사무국장,

길승호 강원대 교수, 박수진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연구위원,

한경모 시 녹지공원과장 등이 도시바람길숲이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문제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시숲 조성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김명호 춘천 생명의 숲 사무국장은 “비싼 아파트나 주택이 들어서 있는 지역에는

도시숲이 잘 조성돼 있지만 환경이 열악한 구도심 지역은 숲이 별로 없다”면서

“도시숲을 조성하고 숲을 가꾸는 것은 복지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서는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사북면에서 온 한 시민은 지열 등을 이용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겨울에는 따듯한 바람을 제공할 수는 없느냐”고 물었다.

 

박수진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연구위원은 숲이 “미세먼지와 열섬 현상을 낮춘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됐지만 겨울철 한파를 막을 수는 없다.

한파는 기후변화로 인해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석사동의 한 주민은 “발표를 통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시내로 유입하는 과정은 알 수 있지만 정작 열섬현상이 일어나는

도심지까지 유입시킬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경모 시 녹지공원과장은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사실 지금 지적하신 사항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실질적으로 어떻게 혜택을 줄 것인지 향후 용역 내용에 담겠다”고 대답했다.

 

교동에 사는 한 주민은 “정작 숲이 가장 필요한 구도심 주민에게 숲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번 발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구도심 자투리땅 등을 숲으로 조성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