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강동면 하시동·안인해안사구 해안. 연안침식으로 도로가 무너지고
절벽이 생기고 군 시설물이 무너지더니,
급기야 해안사구마저 바다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아래 사진(사진1)은 2023년 1월 30일에 촬영한 것이다. 
2020년 5월 하늘에서 내려다본 사진(사진2)과 비교해 보면 그 심각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2년 전과 비교해 해안모래 2만여m²가 유실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사진1 수중방파제설치 지역. 북쪽일부만 모래가 남아있고 남쪽은 사라진 현장(2023년1월 30일)
  

▲ 사진2 해안사구가 잘 보존된해변(2020년 5월 23일 촬영)

 
'해안사구'는 파도와 바람에 의해 형성된 모래언덕으로,
육지와 바다사이의 해안보호,지하수저장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환경부는 2008년 12월 하시동·안인해안사구를 생태보전지구로 지정했다.
이곳엔 해란초, 갯메꽃 등 25과 62종의 식물이 분포하고 있고
멸종위기종인 물수리, 수달, 삵 등 239종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8월 19일과 5월 23일 각각 촬영한 아래 사진3과 사진3-1을 보면,
그때만 해도 하시동·안인해안사구 앞 해안은 해안모래가 잘 보존된 해변이었다. 
 
해안가에는 갯방풍, 해당화, 순비기나무, 갯그령 등 다양한
염생식물(염분이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이 있어 해안식생대를 연구하는 학습의 장이었다.
▲ 안인해안사구지역 환경부가 지정한 인인해안사구
   
이런 하시동·안인해안사구가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연안침식이 발생하고 사구가 무너지고 시설물들이 넘어졌다.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은 강릉안인화력발전소 해상공사(2018년 착공) 영향 탓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4 안인화력발전소 해상공사 과정에서 설치한 화력발전소 시설물(2020년 9월 21일) 
 

수백미터에 이르는 이곳 해안은 생태환경보전지역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깎이고 무너져 해안가도로는 그 기능을 상실한 채 큰 절벽으로 변해 위험에 노출돼있다.
 
▲ 사진5  위험에 노출된 해안군사도로(2020년 12월 10일)
  
해안경계를 위해 설치된 거대한 콘크리트시설물은 백사장에 나뒹굴고 있고
군부대가 초소를 만들며 사용했던 폐타이어들도 연안침식으로 무너져 바닷가 흉물로 전락했다.
 
▲ 사진6 방치된 군사시설물. 경계초소 시설물들이 쓰러진 현장(2022년1월 17일 촬영)
   
심각성을 인식한 관계기관과 화력발전소측이 수차례에 걸쳐 모래를 보충하고
마대를 쌓았으나 임시방편일 뿐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찾아간 안인·하시동해안사구는 처참한 모습이다.
해안사구지대일부는 아예 사라져버렸고 해안관측장비마저 바닷속으로 잠겨버렸다.
 
 
▲ 파혀나간 해안사구와 관측장비 일부 해안사구는 바닷속으로 잠겻고 관측장비마저 쓰러짐
 

아래 사진(사진9, 2023년 1월 30일 촬영)에서 알 수 있듯, 생태관찰로에 있어야 할 표지판은
제자리를 잃고 나뒹굴고 있어 '생태환경보전지역'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해안사구지킴이가 있었던 자리는 하시동·안인사구생태관찰로라는 안내판과
위험 신호를 알리는 팻말이 대신하고 있었다. 
           
동해안 경관의 형성·변화과정, 해수면 변동 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는 하시동·해안사구를
이대로 그냥 지켜보고만 있겠다는 걸까.
 
환경부의 정책이 아쉬울 따름이다. 굳게 잠긴 해안사구생태관찰로가
언제쯤 열린지 안타까운 마음만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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