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훼손 나무 축소·은판나비 누락"
우이령사람들,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장 환경영향평가 비판 "새 스키장 지어야 하는 곳은 올림픽 개최할 수 없게 해야"
원주환경청 "환경단체 조사결과 참고해 재조사 실시 방침"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장 건설 예정지인 가리왕산의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서는 훼손이 예상되는 거대수목의 수를 절반 이하로 축소하고 '은판나비'의 서식을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단체 우이령사람들은 21일 오후 3시30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남한 최고의 가리왕산 원시림, 스키장 건설로 잘라낼 것인가'를 주제로 제31회 우이령포럼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평가서는 지름 50㎝ 이상 노거수(오래된 나무)가 65본이며
이 가운데 보존지역에 21그루가 있어 훼손되는 노거수는 총 44그루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이령사람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슬로프 및 하봉 리프트 구간에서 훼손이 예상되는 지름 50㎝ 이상 거대수목은 모두 200그루이다.
200그루 중에는 지름 104㎝의 초대형 나무 등 신갈나무 76그루, 소나무 41그루, 왕사스레나무, 개벚지나무, 사시나무 등이 포함됐다.
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는 "대부분 숲에는 지름 40~50㎝ 나무의 개체 수가 가장 많다"며
"평가서가 지름 50㎝ 이상을 기준으로 정한건 가리왕산의 환경가치를 과소평가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또 평가서는 수천마리로 추정되는 은판나비의 서식을 누락하는 등 가리왕산의 환경가치를 낮게 평가했다고 조 기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김남형 원주지방환경청 자연환경과 팀장은
"환경부와 산림청은 보통 50㎝ 이상을 기준으로 큰 표본만 조사한다"면서도
"우이령사람들의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참고해 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천 우이령사람들 회장은 1972년 삿뽀로 동계올림픽을 위해 에니와(恵庭)산에 지어진 스키장의 복원사업을 예로 들어
가리왕산에 스키장이 들어서면 환경복원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장은 "리프트 등 스키장 관련시설물이 건설되면서 나타나는 생태계 교란은 훨씬 심각하다"며
"눈을 제조하는 기계를 사용하면 봄 개화식물의 개화·개엽에 매우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익상 우이령사람들 공동대표는 "올림픽 자체보다는 이를 준비해온 선수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올림픽은 열려야 한다"며
"하지만 스키장도 없는 산을 깎고 뭉개서 스키장을 만들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스키장을 건설하는 곳에서는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을 바꿔야 한다"며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생각을 묵살한다면 지구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 "사업을 승인 받을 때 이미 복원계획은 전제조건으로 합의된 부분"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복원방법은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시설 주변의 수목과 하천 등에 대한 인위적인 복원 뒤 5~10년 간
자연을 그대로 놔두는 자연천이복원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안다"며
"가리왕산을 자연천이복원 방식으로 복원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이령사람들은 지난 2년여간 9차례에 걸쳐 모두 94명의 인원을 투입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우이령사람들은 또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가리왕산 하봉 리프트와 작업도로 일부, 변경코스 일부 등에 대한 추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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