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농장일기
가을이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는 시월입니다
요즘 벼를 벤 농촌에서는 황금물결 출렁이던 논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른 콩대를 베어낸 밭도 휑한 느낌을 줍니다.
여름 내내 날씨가 심술을 부려 가을걷이가 걱정이 되기는 하였으나
다행히 가을 햇살은 지난여름 심술을 거둬 주기에 충분할만큼 맑고 좋았습니다
하룻밤 서리에 여름내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우리를 번거롭게 했던
텃밭의 푸른 풀들이 갈색으로 시들었습니다.
농장에 새로운 주소가 생겼습니다. 봉화산로 260번길.
살집도 없는 농장에 이렇게 이쁜 문패를 만들어 주었으니 반가운일입니다
저수지에 백로는 보이지 않고 청둥오리가 찾아왔습니다
아직 새 손님 맞을 준비가 않되었는데 고마운 모습입니다
텃밭 농사도 요즘 같이 수확 철이 호되게 바쁠 시기입니다.
고추대도 뽑아야하고, 들깨도 털어야하고,
이것저것 줄거리들을 정리해서 밭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밭 주변을 정리하고 비닐을 걷어내고, 흙을 퍼다 메우고, 퇴비도 주어야 합니다
해가 기울때까지 허리도 펴지 못하고 해대지만 일에 속도가 붙지 않습니다.
더구나 주말이면 회원들과 행사 참여 하느라 일을 할 수 없으니,
자연히 주중에 하루 틈을 내어 한꺼번에 일을 하다보니 더 힘 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주말을 마음 편하게 돌아다닌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텃밭 농사 2년째. 여름의 기나긴 장마, 이후의 긴 가뭄….
우리만의 사정인지는 모르나 금년은 모든 녹색식물이 수난을 겪었읍니다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는 해라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만 특별히 잘 되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작황은 기대 밖입니다.
손수 모종을 만들고, 심고, 풀 메주고, 가지도 쳐 주고….
사람의 노력이 자연앞에 얼마나 무력한 것인지를 다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잘된 것은 고추뿐, 고구마도 아주 크거나 작은 뿌리만 달리고,
토란도 밑이 안 들었습니다. 콩대는 무성하지만 빈 깍지만 주렁주렁 합니다
올해는 배추농사가 풍작이라는데
무농약으로 키운탓인지 아직 속이 차지 않아 걱정입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대비해 배추밭에 비닐을 덮었습니다
텃밭 농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을 보는 일도 즐거움이지만
우리가 먹을 채소를 가꾸는 즐거운 일입니다.
예고없이 떨어지는 추운 날씨 때문에
미쳐 겨울을 준비하기도 전에 가을꽃들은 초토화 되었습니다
늦게 꽃이 피는 바람에 종자가 익기 전에 얼어버려 씨도 건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룻밤 서리에 갈색으로 말라버린 줄기들
조심스럽게 뿌리를 덮은 흙을 긁어냅니다.
뿌리에도 힘이 빠져 슬그머니 당겨도 뽑히고 맙니다.
수해로 망가진 야생화들을 정리합니다
수선화와 튤립을 심을 자리도 만들어야 합니다.
아직도 곰취와 마밭은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토사가 덮어버린 더덕, 도라지 밭은 절반이 그대로 있습니다.
지난 여름 수해에도 의연하게 살아있는 야생화를 옮깁니다
산비탈을 따라 구석구석에 심어놓습니다
이제 장비를 들여와 텃밭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허리를 펼적마다 그만둘까 하는 마음이 앞서지만
이 추운 가을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새롭게 피어나는 야생화를 바라보면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행사일로 며칠 가보지 못한 사이에
밭 여기저기를 헤쳐 놓았습니다
미쳐 자리도 잡지 못하고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이때
무자비하게 헤쳐 놓아겨울을 견뎌낼지 걱정입니다
꽃, 그들은 누가 지켜봐주지 않아도 피어납니다.
대충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피워낼 수 있는 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다시 내년을 기약해야 합니다
10월의 마지막
마음 한 켠을 쓸쓸하게 합니다. 아직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중동의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 빨간색이라는 말만 들으면 자동 발작하는
사람의 기능을 상실한.. 사람이 없는 세상입니다
40억을 가진 자가 4억의 부채를 안고 사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폄하하는 세상입니다
한 계절의 마감 그리고 이어지는 또 한해의 마감이 가까이 보입니다.
다가오는 겨울 그리고 내년 봄이 걱정입니다
ps: 11월입니다.
‘야생화 전시회’도 끝나고 국화전시가 마지막입니다
‘봄내길 걷기행사’도 물길로 가는 코스만 남았습니다
‘아름다운숲길’ 행사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잡스런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계올림픽 가리왕산 활공장은 조용해 질만하면 다시 들고 나오니 늘 불안합니다
알펜시아 때문에 매일 1억이 넘는 이자를 부담하는 강원도가
문제의 책임자는 위원장으로 등극하고, 이를 묵인한 의회는 의정비를 올려 달래니 이자는 누가 냅니까
70개의 골프장이 모자라서 조성중인 골프장 때문에 피해 농민들은 아우성입니다
완공도 되기 전에 부도가 나버린 골프장에서는 함바식당 주인이 나홀로 농성중입니다
공지천 공사는 완공되었다는데 고기는 다 죽어가고, 철새는 날아가 버리고..
그늘이 없는 땡볕에서 포크레인이 하루도 빠짐없이 바닥을 파내며 생태하천을 만든답니다
봉의산은 정비한게 아니라 밧줄로 금줄을 둘려 놓고 있습니다
미군부대부지..골이 지끈지끈 합니다.
중도에 레고랜드가 들어선다는데 춘천시는 아무 관심도없고 오직 약사천 정비에 목숨겁니다
국내 처음으로 2층 기차 다닌다는데 강촌은 무질서, 무대책, 무계획의 3무가 판을 칩니다
김유정역에 내리면 문인들은 머물 곳이 없고 문학촌에 등산로만 거미줄처럼 생깁니다
고속도로를 만들어도 접근도로가 없는데 800원의 통행료만 내리겠다고 대치중입니다
배후령은 몇년째 공사중인데 느닷없이 양통고개를 뚫는 답니다
홍천국도 확장계획은 아직도 타당성 조사중 입니다
남춘천역 부근은 대책없이 길을 만들어 춘천에 처음으로 교통체증을 만들었습니다
2000원하는 수입닭 한 마리에서 닭갈비 9대가 나오는데 9만9천원을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상수도 물값 해결방안은 뒤로하고, 자존심 걸고 여차하면 한판 붙을 기세입니다
야심차게 출발한 춘천둘레길, 완공되었다는데 춘천시민들도 안가는 이 길은 어떤지 궁굼합니다
겨울이면 파헤치는 연례행사가 시작되는 도로는 지금 여기저기 누더기로 변했습니다
이미 정해진 룰대로 진행하는 평준화냐 비평준화냐 하는 문제를 지금 여론을 묻겠답니다
안마산 중턱에 아파트 짓고 그 위에 천연가스 열병합발전소를 계획중 입니다
온의동 공설운동장 부지는 야금야금 팔아 없애고 송암동으로 차타고 운동하러 가랍니다
시 청사건립 사업비는 어느날 슬며시 사라지고 미군부대 자리로 옮기는 건 포기했는지 요즘 조용합니다
서울시민은 전철타고 밀려드는데 춘천시는 아무생각이 없이 구경만 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좋다는 춘천이 요즘 구경꾼들이 단체로 밀려오는 바람에
정말 골이 지끈지끈 합니다. 어디 치료제 좋은거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