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속리산(1057.7m)
0 위치 :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외속리면, 경북 문경시 화북면·화남면 0 코스 : 상오리~장각폭포~칠층석탑~천황문~석문~신선대~법주사~주차장 0 일자 : 2009. 10. 25(일) /맑음 
상오리 장각동은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어던 곳이라 오랫동안 통제된 탓으로 이름조차 새롭다
길옆 작은 주차장 사람의 흔적이 별로 없다. 탐방로 거리는 짧으나, 그렇다고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장각폭포 기암에는 노송이 운치를 더하고 고색 창연한 금란정 아래 좁은 계곡으로 절벽을 타고 떨어져 깊은 소를 이룬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태양인 이제마, 무인시대 등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장각동 통제소를 지나면 장각마을로 들어서는길 오랜만에 만나는 정겨운 가을길이다
길가의 해바라기는 계절의 끝을 힘겹게 붙들고 있고 텅빈 콩밭에는 허수아비가 외롭게 지키고 있다
칠층석탑(보물 제683호) 왼쪽에 외딴집 한 채가 있고 둔덕 위 밭 한가운데.. 장각사라는 절이 있었던 곳으로 전하나 확실한 기록은 없다. 7층의 탑신을 세운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장중하고 전체적인 균형의 정제미가 뛰어나다
장각동 마을회관 차량 교행 및 주차공간이 없는 좁은 길을 지나 산허리를 돌아가는 능선이 시작되면서 고도를 올린다
산죽으로 이어지는 계곡길 무시무시한 경고가 걸려있는 국립공원구역 이지만 오랫동안 통제된 탓으로 낙엽이 덮인 오솔길이다
목교 처음 나타나는 멋진 목재다리 아치형으로 연결된 두 개의 다리가 멋스럽다 가뭄으로 계곡은 바위가 들어났지만 이제 막 시작된 단풍이 위안을 한다
얼마가지 않아 다시 계곡을 가로지른 다리를 지나면 숲속으로 길은 숨겨지며 산죽길이 연속이다
해발 480m 가파른 산행이 시작이다 후미를 기다리며 휴식
해발720m 처음 산행을 한다는 30대 여자분 오름길을 만나 드디어 지치기 시작하는데 세걸음에 한걸음을 쉰다 배낭을 벗겨 빈몸으로 세워보지만 역시다
급경사 짧지만 내내 오름길이다 잽싸게 능선을 올라야 하건만 가다 쉬다 겨우 능선을 잡는다
헬기장 점심을 먹고 있는 일행들을 만난다. 짐을 내려놓고 천왕봉에 먼저 갔다 오기로 한다.
등산객으로 줄을 이었다 오르고 내리는 게 아니라 밀리고 밀어내는 길이다
정상 발딛을 틈조차 없는 정상석 쟁탈전에 밀려 만져보지도 못하고 곧바로 돌아선다
천황봉 이름이 틀렸다고 없애고 한동안 비워두더니 2007년 천왕봉으로 변경고시하고 다시 세운 천왕봉 표지석..
天皇峰이나 天皇山은 우리 선조가 만들어쓴 이름이지 일제가 만든 이름이 아니다. 윤휴(1617-1680)의 세심당기(洗心堂記)에 문장대와 천황봉이 나오고, 조선 후기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도 천황봉으로 나오고 있다. 일본 천황(天皇)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련의 산이름 변경고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헬기장 식당으로 변했다 비집고 들어서는 인파속에 겨우 구석을 차지한다
비켜주기도 힘든 좁은 길 앞사람 어깨넘어로 내속리산의 비경을 한 눈에 담는다.
올망졸망한 바위군락 기암의 장관으로 마음은 벅찬 희열로 승화된다.
석문 두개의 커다란 바위가 이마를 맞댄 석문을 빠져나와 다시 오름길 첩첩히 쌓아놓은 암봉곁을 스쳐 지난다. 보는 마음은 그저 경이로운 비경의 한 장면일 뿐...
입석대 계단길에서 감탄을 한다 임경업장군이 7일만에 세웠다는데..
길옆의 허리까지 자란 산죽이 가득한 능선은 기암과 어우러져 멋지다
비로봉 푸른 조릿대를 바탕으로 돌출된 암봉들은 저마다 개성있는 표정으로 감성을 경탄케 한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밀려오는 등산객으로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신선대 신선대에 가깝게 다가갈수록 산객들과의 마주침이 빈번해진다. 이미 호젓함은 사라진지 오래고.. 끝도없이 줄지어선 행렬이지만 초보자를 동행하는 걸음으론 제격이다
바위계단길이 많이 늘었다 관음암에서 수려한 속리의 비경을 다시금 뒤돌아보고 떠밀려 내려서는데 계곡은 어느새가을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휴게소 어느 방향이던 5시간 남짓한 산행 코스에 휴게소, 그것도 컵라면 등 국물이 있는 음식물을 파는 곳이 8군데라니… 휴게소가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태평양 세심정 용바위골 보현재 냉천골 문장대 신선대 금강 등 모두 휴게소 이름이다.
상수원 보호구역 저수지 출입을 막기 위해 계곡에 철조망을 둘러놨지만 정작 바로 옆에는 식당이 있다
법주사 오리숲은 사람으로 넘친다 팔상전과 쌍사자 석등,그리고 금동미륵대불 확인만 한 채 돌아선다
주차장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사람은 도를 멀리 하고/ 산은 속세를 떠나지 않으나/속세는 산을 떠나는구나 (道不遠人人遠道, 山非離俗俗離山)
속리산 이름 자체가 속세를 떠난다는 뜻 아닌가. 속세에 찌들린 속리산을 어서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에잉, 괜히 애꿎은 담배만 참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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