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배산 억새산행

      o 위치 : 춘천시 서면     o 코스 : 홍적이고개~몽덕산~가덕산~북배산~싸리재~계관산~명월리     o 시간 : 7시간 /맑음     
가평군과 춘천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능선상에 계관산(710m), 북배산(867m), 가덕산(858m), 몽덕산(680m)이 연이어 있고경기와 강원의 경계를 따라 구축된 방화선은 마치 만리장성을 연상케 하는데 길이 넓고 굴곡이 그리 심하지 않아 가을이면 억새 산행지로 적격이다. 

    08:00 새마을금고 앞연휴가 지나간 느긋한 마음으로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오랜만에 가득한 버스좌석이 모자라 통로를 차지하는 마음이 안스럽다

    09:20 홍적이고개고갯마루에 안개가 가득한데임도는 차단기도 모자라철망으로 막히고 개구멍 통과 산허리를 돌아 오르면낯익은 능선잣나무 숲속 사이로 이어지는 방화선이억새로 가득하다

    10:15 몽덕산출발부터 오르막벌어진 입속으로 가쁜 숨소리가는 길 걸음마다 억새가 한창이라그나마 여유를 부린다작은 들꽃따라 예전에 느껴보지 못한 그 아름다움에 마음을 뺏기고

    11:20 가덕산울타리를 따라 가는 방화선지난겨울 흰눈 덮인 등산로는어느새 억새가 차지했다키 큰 억새사이로 암것도 보이지 않고 앞사람만 따라 억새능선을 가른다

    삿갓봉 갈림길철조망엔 리본들만 그득하다방화선을 따라뜨거운 여름을 보낸 능선은어느새 억새평원을 이룬다 능선에 물결치는 하얀 파도미처 봉우리를 넘지 못한 채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12:40 북배산다시 오름길 멀리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며억새에 가려진 작은 언덕을 넘긴다팔에 감기는 억새 잎어느새 손등에 생채기를 낸다그늘하나 없는 땡볕.

길게 나 있는 방화선은 숲속을 가로질러 계관산까지 뚜렷하고좌측 아래가 조선4대 명당의 하나인 신숭겸묘가 위치한 곳이다정상을 지나 헬기장에서 먹는 점심가을햇빛에서도 짜증이다

      갈밭재 갈림길을 지나쓰러진 억새에 미끄럼을 타고가시풀을 피하느라 시간을 뺏긴다 자라바위그늘에서 갈길을 멈추고... 다시 이어지는무성한 억새 사이로 가시덩쿨만 가득 그리곤 할퀸다

      14:20 싸리재지겨운 억새를 피해 탈출을 한다낙엽송이 가득한 능선을 내려서면 임도굽이지는 임도를 따라가다 지쳐다시 능선을 타는데..수해에 패여간 능선 길에서억새 러셀을 한다 급경사를 내려서 밭머리를 지나지루한 산행을 계곡물에 씻는데억새산행이 아니라 고행이다

      15:00 명월리계곡에도 연수원 건물이 들어섰다허물어지는 계곡의 아픔..

      억새산행한 포기 야생화에 감명 받고 좋아하는 억새와 함께좋은 느낌, 좋은 생각을 향유하며해마다 같은 길을 걸어도 계절마다 맛이 다른 이곳...모두가 함께 호흡하고 말하고 들을 수 있는 하루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오늘도 NG가 났다종착역을 잃어버린 님들을 찾아함께 모으느라 해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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