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악산 등선봉(632m) 산행기0 위치 : 강원 춘천시 서면 0 코스 : 명월상회-석파령-405-청운봉(545)-619-등선봉(632)-570-450-강촌육교0 일자 : 2008. 8.31(일)0 시간 : 5시간 20분/맑음도마치봉에서 분기한 화악지맥은 석룡산-화악산-응봉-촉대봉-몽덕산- 가덕산-북배산-계관산-삼악산을 거쳐 북한강에 그 맥을 다하는 산줄기로 오히려 한북정맥 주능선보다도 덩치 큰 산세를 형성하고 있다. 삼악산은 소양강, 의암호를 지나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푸른 강변을 끼고 남쪽의 검봉, 봉화산과 마주하여 솟은 산이다. 삼악산성지, 대궐터 등 많은 문화유산과, 7개의 사찰, 5개의 폭포, 6km에 이르는 등산로 등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명산으로 주봉이 용화봉(645m), 청운봉(546m), 등선봉(632m) 셋이라해서 삼악산이라 하는데 악산답게 제법 험하고 거칠다. 그러나 삼악산 북쪽인 석파령에서 서쪽 청운봉을 경유하여 남쪽 등선봉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에 훌륭한 등산코스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아득한 옛날 부족국가 맥국의 궁궐터였고, 후삼국시대 (서기 9백년대초) 궁예가 왕건을 맞아 격전을 벌이기도 한 이 곳. 왜데기라는 곳에서 기와를 구워 궁궐을 짓고, 흥국사라는 절을 세워 나라의 재건을 염원했다고 전하는 능선 곳곳에 삼악산성이라는 자취가 아직도 남아 있다. 당시 산성의 중심에 궁궐이 있던 곳을 지금도 대궐터라고 부르며, 기와 구웠던 곳을 왜(와)데기, 말을 메어 두었던 곳을 말골, 칼싸움이 벌어졌던 곳을 칼봉, 군사들이 옷을 널었던 곳을 옷바위(衣岩)라 부르고 있으니 산자락의 의암호란 이름도 이에서 연유하였다
봉덕사 입구 덕두원리 마을회관을 2층에 두고 있는 명월상회 앞 삼거리가 들머리다. 다리를 건너면 석파령으로 통하는 포장도로 덕두원리와 당림리를 이어주는 임도이다
포장도를 따라가다 마을을 지나며 임도로 바뀌고 임도갈림길에서 우측 철문안으로 들어선다 길은 지그재그로 휘어지며 급한 걸음으로 힘이 빠질 즈음에 고개를 만난다
석파령(350m) 계관산을 따라온 산줄기가 삼악산에 닿는 곳에 놓여진 고개. 조선시대에는 교구(交龜)라고 하여, 새로 부임하는 수령과 떠나는 수령이 업무 인수인계를 하던 곳으로 산이 험하여 길이 너무 좁은 탓에 자리 둘을 깔지 못하고 하나를 둘로 잘라서 이용하였다는 데서 '석파령(席破嶺)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지금은 '자리 席'이 아닌 '돌 石' 자를 써서 부르며, 임도가 지나가고 있지만 산림을 관리하기 위한 도로이므로 춘천과 가평을 잇던 옛 도로와는 방향이 다르다.
옛날에는 가평의 북한강변 당림을 지나 석파령에 이르면 큰나루머리원터(지금의 덕두원리)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오무진으로 가서 소리개 마을을 지나 춘천으로 들어갔다고 전해진다. 석파령은 삼악산 아래 강변을 따라 생긴 국도와 철길로 인하여 '길' 로서는 옛 영화를 잃었지만, 지형상 군사요충임에는 틀림없는 듯 삼악산에서 계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곳곳에 6.25 때의 참호가 있다.
석파령을 뒤로하면 아주 급한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다 가파른 절개지를 우회하면 잣나무가 무성한 지대 전면에 가파르게 생긴 봉우리가 보인다
405봉 잠시 완만해지기에 한숨 돌리면서 계속 이어지는 급한 오름길종종 바위지대도 나타난다. 본격적인 삼악산 산세를 접하고 있다 고목의 신갈나무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평탄지역을 지나서 본격적 오름이 시작되는데 워낙 가파르고 숨이 턱에 닿는다 큰 노송 두 그루가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길은 덕두원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오름은 계속된다 동으로 가던 길이 작은봉 하나를 올라와 동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청운봉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암릉을 지나면 다시 느슨한 등산로가 이어지고 왼편으로 거대한 암봉을 두고 우측으로 우회하면 마지막 급경사를 오르느라 밧줄에 매달린다
청운봉(545) 성터가 뚜렷하게 남아 있는 삼거리 여기서 우측은 등선봉 가는 길이고, 정상은 좌측길이다 너덜길을 내려간다
(삼악산성) 언제, 누가, 왜 쌓았는지 아직도 알 수 없는 산성으로 이곳 성곽은 삼한시대 맥국의 성이라 전해진다. 신라 경명왕 2년(918년) 태봉국의 궁예가 왕건에게 패하여 군졸들과 함께 피신해 온 곳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와 함께 대궐터, 흥국사, 망국대 등의 옛 지명이 전해온다. 이 성은 옛날 한양과 춘천을 연결하는 육로였던 석파령을 내려다보는 중요한 전략요충지로 암벽과 암벽 사이를 연결하며 축성했으며, 현재 길이 약 5km 가량 남아 있다. 삼악산성은 산상에 흔하게 흩어져 있는 산돌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험준한 자연지형을 이용해 쌓았으며 성곽에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성돌이 무너지고 허물어져 옛 자취를 잃어가고 있다.619봉 안부까지 내리막으로 펀안한 길이지만 본격적인 오름은 이제부터다. 가파른 된비알을 한동안 올라야만 한다. 다시 숨을 고르고 청운봉을 저 멀리 뒤로하고 나아간다. 잠시 평탄 하듯한 능선은 곧 칼날같은 능선인데 우측 아래는 벼랑을 이루고있다삼악산성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산성을 따라 평탄한 덕분에 모처럼 거친숨을 달랜다.봉우리를 한번 내려가 다시 오르막참나무가 시원한 그늘속에서 산새 소리가 이어지는 멋있는 길을 오르면 드디어 바위로 이루어진 좁은 정수리에 올라선다.
등선봉(632) 10여 평 넓이의 너럭바위에 서면 북쪽 아래로 수직 절벽을 이뤄 시야가 더 넓게 트인다.북서쪽으로는 명지산, 애기봉, 그리고 화악산, 그 오른쪽으로 응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응봉에서 삼악산 방면으로 꿈틀대며 흘러오는 능선위로 촉대봉, 북배산, 계관산이 뚜렷하다. 계관산에서 오른쪽으로는 삿갓봉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더 오른쪽으로는 용화산이 뚜렷하고, 멀리로는 한북정맥이 아련하게 가물거린다. 동으로는 삼악산 정상이 피라밋처럼 우뚝 솟아 보인다.
남쪽으로는 곤두박질친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초록빛 맑은 북한강이 띠를 두르고, 건너로 검봉과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풍경이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놓았다.
좀 이른 시간이지만안부에서 점심을 채린다
570봉 등선봉 산행의 백미는 남쪽으로 향한 바위능선 내림길이다. 절경의 북한강을 굽어보는 급경사의 위태위태한 바위길에는 기기묘묘한 형상의 포즈를 취한 소나무가 날카로운 바위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자칫 경이로운 절경에 혹하여 한눈을 팔다가는 까마득한 천길 절벽 아래다. 천천히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위태위태 내리는 바위길 곳곳에는 소나무와 고목, 희한하게 굽어 아래로 자라다 다시 위로 올라가는 곡예 소나무, 엉덩이를 뒤로 빼고 의자가 된 양 앉아서 쉬었다 가라고 유혹하는 고목 등… 쉬며가며 바위능선을 따른다
450봉 암릉을 오르고 내리고 돌아가고 길조차 없는 암릉위에서 헤메다 경우 평지를 만난다 거대한 바위가 길을 가로막고.. 우회하면 아래로 자동차 소리가 들리는 작은 봉우리
강비탈 잔돌이 깔린 지그재그 길을 따라 내려서는 길 무릎에 통증이 올 즈음이면 시멘트 수로를 만나고 내려서면,
강촌육교 서울로 통하는 46번국도위를 건너는 육교 도로를 따라 당림리 방향으로 200m정도가면 우측 도로 옆에 좁은 주차장이 있다
여름같은 가을날암릉을 오르내리며 함께하신 모든분들에게감사드립니다
삼악산 등선봉(632m)
2010. 2. 6.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