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가 깔린 농장은 깊은 겨울,
저수지는 아직 얼음으로 덮여있고 계곡도 얼어붙었지만
봄볕이 몇 번만 더 땅과 입맞춤을 하면 봄이 올 것만 같습니다.
이제 예년의 기온을 찾는 봄날이라는데
농장의 새벽은 손이 시립니다
옷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은
온몸의 열기가 다 빠져나오는 듯 추운 날입니다
봄 같지 않은 날, 따스한 봄볕이 그리운 날입니다.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도 지난 지 오랩니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나
춘분을 며칠 앞둔 날이지만
아직 따사로운 우리들의 봄이 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합니다
남쪽에선 벌써 꽃소식이 올라오는데
겨우내 덮어두었던 비닐을 걷어내니 새싹들이 뾰죽하게 솟아 나 있습니다
이게 과연 꽃망울을 달 수 있을까
농장의 봄은 아직 멀었나 봅니다
혹시나 봄을 기다리던 조급한 마음이 있어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낙엽이 덮인 땅바닥 위로 노란 꽃들이 드믄드믄 보입니다
복수초가 피어났습니다
여기저기 이제 막 꽃망울이 올라오기 시작입니다
숲 깊은 곳에서 지난 겨울부터 피어나기 시작했나 봅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디카를 미리 준비하지 못해 똑딱이를 들이댑니다
아쉽지만 하던일이 급한 마음에 그냥 돌아섰습니다
지난 겨울에 운반해둔 화강석 경계석을 진입로를 따라 설치를 합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빗물과 토사를 방지하고 장차 진입로 포장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바닥을평탄하게파고
포크레인이 경계석을 운반해서 놓아주면
둘이서 면을 맟추어 제자리에 설치해야 하는데
화강석 무게 때문에 들수가 없어 지렛대로 밀어냅니다
서둘러 밭갈이도 준비해야 합니다
언 땅 위로 준비해둔 퇴비를 뿌립니다
농장 구석구석 운반해서 포장을 뜯고
골고루 뿌려대는 작업과정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포크레인 작업하랴, 퇴비를 운반해서 뿌려야 하니
하루종일 허리를 펼 틈이 없습니다
농장의 하루가 힘들게 지나갑니다
하지만 어김없이 계절을 찾아오는 들꽃들을 위해
이제 새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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