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장의 봄소식을 전합니다
총선 소식에 가려서 봄이 잘 보이지 않고,
사람들이 봄을 느낄 겨를이 없는 것 같아서
오늘은 바쁘고 힘든 걸음 잠시 쉬어들 가시라고
우리 농장에 온 봄소식을 전합니다.
배후령이 하루에 17센치씩 파들어가는
기록적인 늦장공사였지만 8년만에 뚫렸습니다
하지만 옛 고갯길은 3차선이었지만 터널길은 2차선이라
도중에 준법운행하는 심퉁이 차량을 만나면
추월하기도 쉽지 않아 시간은 더 걸릴수도 있습니다
지난 겨울은 만만치 않았나 봅니다.
봉화산 머리엔 아직 잔설이 남아있고
그늘진 계곡엔 아직도 두꺼운 얼음이 녹지 않은채 있습니다.
지금 인간 세상은 총선으로 온갖 난리를 치고 있지만
겨우내 얼었던 저수지가 어느새 얼음이 풀리고
농장은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어난 생명들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노루귀
갈색 낙엽이 수북이 쌓인 한 귀퉁이에 새 생명이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작고 앙증맞은 노루귀가 보송보송한 솜털을 드러내며 피어납니다
햇살 좋은 양지에 보일 듯 말듯 피어나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꽃이 피어있는 것조차 모를 지경입니다.
겨우내 인내하며 새 생명을 틔운다고 해서 꽃말도 '인내'라 부르는 모양입니다.
봄바람난 여인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분홍색과
순백의 청순함을 자랑하는 흰색,
가녀린 발레리나 같은 모습을 한 보라색 등 여러 가지 색의 꽃이
꽃줄기 끝에 위를 향해 달립니다.
꽃이 필 때면 줄기에 긴 흰 털이 많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양이 노루의 귀와 비슷하다 해 노루귀라고 합니다.
꽃이 질 때쯤 뿌리에서 잎이 피어나며 긴 잎자루가 있어 사방으로 퍼집니다.
춘천의 동백꽃 생강나무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 마지막 부분에
"그 바람에 나의 몸둥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여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산 속에서 노루귀와 비슷한 시기에 봄을 알려주는 샛노란 꽃.
사람들은 이 나무를 산수유라 잘못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꽃말은 '수줍음' 입니다
아름다운 여인의 속눈썹을 닮은 얼레지.
잎 표면에 자주색의 얼룩무늬가 있어 이름을 '얼레지'라고 했습니다.
우리 농장에 시집온지 3년,
올해는 꼭 꽃망울을 피워주기를 기대합니다
비교적 높은 산속에 사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씨앗을 뿌려 싹이 트고 꽃이 피기까지 5년 정도는 족히 기다려야합니다.
꽃말은 ‘바람난 여인’으로 별로 좋은 이미지는 아닌 것 같은데
겨울에 언 땅을 치고 올라오는 고고하면서도 다소곳한 자태와
화려한 꽃의 아름다운 색깔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인가 봅니다.
산마늘(명이나물)
작년 봄에 인제에서 한 상자를 사다가 심었는데
지난 여름 수해로 토사에 매몰된 것을 캐내서 옮겨 놓고 노심초사 했는데
여기저기 새싹을 틔웁니다. 이것이 땅에 심는 재미입니다.
명이나물을 생으로 씹어 보면 연한 마늘향이 나면서 아린 맛이 납니다.
그래서 육류를 구워 먹을 때 양념이나 쌈으로 주로 사용하기도 하며
된장에 장아찌를 담궈 먹으면 장맛도 좋아지고 장아찌 맛 또한 일품입니다.
예로부터 자양강장제로 유명한 명이나물은 각종암.만성피로.식체.생선중독 등에 주로 사용합니다.
박새풀은 모양이 비슷한 독초이므로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두메부추
옛날 어느 지방에 색을 밝히는 한 여자가 살았는데
남편의 거시기가 여름에는 쓸 만 한데 겨울이 되면 시들시들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원인을 곰곰이 생각하니 여름에는 남편에게 부추를 자주 먹였는데
겨울엔 못 먹여서 그렇다는 결론에 이른 것입니다.
그 후로 그 여인은 한 겨울에도 부추를 부뚜막에 심어 남편에게 먹였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부뚜막에 심어 먹는 채소=부추’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시켜준다고 하여 정구지라 하며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한다고 하여 온신고정이라 하며,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하여 기양초라고 하며.
과부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 하여 월담초라 하였고,
운우지정을 나누면 초가삼간이 무너진다고 하여 파옥초라고도 하며,
장복하면 오줌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라고 하였습니다
산부추,강부추, 두메부추, 겟부추, 한라부추, 참산부추등이 있습니다
처녀치마
사철 푸른 이파리가 치마폭을 닮기도 했고,
피어난 보랏빛 꽃과 첫 눈맞춤을 한 이후
해마다 봄이면 이 녀석을 기다립니다.
아직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았군요
중의무릇
이름도 참 특이합니다.
노오란 꽃이 한낮의 햇살아래 반짝이며 웃어 주었습니다.
별모양의 꽃도 작아서 그냥 지나치기가 쉽습니다.
얼마나 여리고 줄기도 약한지
그래도 꽃을 보고 있으면 아기가 웃는 듯 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중의 무릇은 "무릇"과 잎의 모양이 유사한 것에서 붙은 이름이고,
즉 중들의 무릇, 산속에 사는 무릇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유사종으로 애기중의무릇이 있습니다
복수초
행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며,
복을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햇빛 좋은 날에만 피는 꽃.
저녁이면 오므렸다가 아침 햇살 받고 다시 펴지는데
흐린날엔 꽃봉우리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꽃을 볼 수가 없습니다.
노란 꽃잎 때문에 '황금의 꽃'이란 별명을 얻게 되었으며,
꽃말은 슬픈 추억입니다.
눈 속에서 피는 복수초는 눈을 녹이며 꽃이 피기 때문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피어납니다.
원일초 ·설련화 ·얼음새꽃이라고도 하며
공 모양으로 가는 털이 있습니다.
매발톱
추위에 강한 여러해살이풀이어서
노지에서 모진 추위 다 견디어내고
이른 봄부터 새싹이 올라옵니다.
현호색
바람부는대로 흔들리는 현호색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여러해살이풀로써 산 중턱 이하의 숲 가장자리 나무 밑에 많으며
간혹 논밭근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제각기 특색을 지닌 10종의 현호색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학명 중 속명인 Corydalis는 희랍어의 종달새에서 유래합니다.
꽃의 생김이 뒤로 길게 누운 모양을 하고 있는데,
약간 굽어 있는 거(距)와 함께 새가 합창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대개 군락을 이루고 있어 숲속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합창단의 향연을 보는 듯 합니다.
산수유
터질 듯 부푼 노란 꽃망울이 무척 아름다운 소녀의 미소처럼 예쁜꽃 입니다.
춘래불사춘이라 했던가요.
따사로운 봄볕을 느끼기에는 좀 이르지만
연한 봄바람과 함께 봄은 분명 우리 곁에 깊숙이 왔습니다.
유리산누에나방 고치
겨울이나 이른 봄철에 바스락 거리는 낙엽들 사이로 빛바렌 초록의 모습이 보입니다.
어릴때 보았던 누에 고치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우화되어 나간 유리산누에나방 고치입니다.
얇은 날개막 때문에유리산누에나방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알의 형태로 겨울나기를 하고, 어른의 모습은 10월에서 11월에 볼 수 있습니다.
매미
이젠 일을 해야 합니다
봄을 맞는 농부의 마음도 바빠집니다.
하루 종일 나르고, 심고, 캐내고, 여간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닙니다
파종을 하기위해 바닥을 고르고 퇴비를 덮습니다
올해 농사를 시작해야 할 대지에 거름을 나르고
씨앗을 심을 땅을 골라야 합니다.
땅속에 묻었던 연꽃화분도 꺼내고, 저장했던 무도 묻어 둔 그대로 입니다
우리가 돌보지 않은 파들도 스스로 자라나 꽃대를 세웁니다
봄이 왔다고 하지만 바람 끝이 찹니다.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아직 몇 차례는 더 있을 듯 하네요.
포근한 때를 잘 맞춰 가족과 함께 봄마중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