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산에 흰눈이 내렸습니다.
식목일을 이틀 앞두고 봄기운이 퍼지기도 전에
비가 내린다 싶더니만 온 천지를 하얗게 덮어버렸습니다
농장의 꽃들이 은근이 걱정입니다.
너무 서두른게 아닌가 후회도 됩니다
배후령 터널이 뚫여 농장가는 길이 수월해 졌습니다
거리는 짧아졌지만 준법운행하는 차량때문에 시간은 마찬가지
평소처럼 농장을 한바퀴 둘러봅니다
울타리가 뚫렸습니다
멧돼지가 울타리를 들고 들어와
뚱딴지(돼지감자) 밭을 파헤치고 망쳐놓았습니다
2년동안 종자를 어렵게 구해 한주포기씩 늘어났는데
먹어보지도 못하고 하루아침에 돼지밥이 됐습니다
이제 막 피어오르는 복수초
먹지는않고 여기저기 파헤치고 꽃대는 부러지고...
먹지도 못하는 복수초랑,얼레지와 노루귀까지
여기저기 심술을 부려 놓았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깨어난 매발톱
이제 막 잎을 피워내는 보라색 잎이 반갑습니다.
처녀치마
녹색이 짙어지고 겨울을 이겨낸 모습입니다
깽깽이풀
서걱거리는 마른 풀 사이에 수줍게 얼굴을 내민 꽃대가 걸을을붙잡습니다.
당당히 살아있다고 소리라도 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의무릇
아주 작은 꽃잎이 봄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새가 제법입니다
꽃무릇
이제 한겨을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이내 땅속으로 숨어들고 사라질 운명입니다
꽃과 잎이 영원히 서로 만나지 못한채
살아가야 하는 상사화의 슬픈 운명입니다
눈개승마
지난해 한포기씩 심어두었는데 싹이 많아졌습니다
두릅보다 더 인기가 있다는데
올해는 시식해 볼 기회가 생길것 같군요
걱정했던 그대로 입니다
흰눈을 못견디고 이파리가 얼어버렸습니다
성급했던 제탓으로 무사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시 살아났으면 좋으련만...
시골 생활이 좋아서 도시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시골로 이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정원에 잔디와 예쁜 꽃을 많이 심습니다.
그러나 저는 처음부터 예쁜 꽃보다도
들과 산에 스스로 자라는 소박하니 예쁜 토종꽃을 가꿉니다
돌아오는길
졀코 양보하지 않는 앞차를 따라 지루하게 끌려갑니다
숲 가장 낮은 곳에서 피어나는 꽃들
봄은 절대로 키 큰 나무부터 싹을 내지 않습니다.
가장 여린 것들과 숲의 가장 낮은 곳에 사는 이들이 피고지면,
그보다 조금 더 큰 것들이 싹을 내고, 그렇게 숲의 봄은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