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룽나무

짙푸른 숲이 우거진 5월에는 아카시나무 꽃을 비롯하여

층층나무, 팥배나무 등 흰색 꽃들이 푸른 숲에 수를 놓는다.

 

흰 꽃들 중에서도 유독 이리저리 뒤틀리며 요란하게 피는 꽃이 있다.

멀리서 보면 아카시나무 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가지 끝에 총상모형의 꽃차례를 가진 길쭉한 꽃들이 촘촘히 모여 피어 있다.

 

잎보다 꽃이 더 많이 달려 있어 멀리서 보면 나무 전체가 하나의 흰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까이 가보면 앵두꽃 모양처럼 생긴 꽃잎이 수없이 달려있다.

귀룽나무 종명은 파두스(padus)라는 야생 앵두의 그리스 이름이다.

구룡목(九龍木)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북한에서는 하얀 꽃이 구름처럼 피었다고 하여 '구름나무'라고도 한다.

 

가지를 비틀어서 뗏목을 묶는 데 쓰고 가지에서 나는 냄새를 이용하여 파리를 쫓기도 한다.

작은 가지 말린 것을 구룡목이라고 하는데, 체증에 쓰거나

다리에 나는 부스럼에 생즙을 내서 바르면 효과가 있다.

 

7월에 잎을 삶아서 나물로 먹으며, 열매는 날것으로 먹기도 한다.

깊은 산골짜기에서 자라며 북쪽으로 갈수록 많이 분포한다.

 

작고 둥근 열매는 앵두처럼 생겼는데 다만 색깔이 검은색이다.

단맛이 나는 열매는 날 것으로 먹기도 한다.

 

약초도감에 의하면 줄기껍질과 가지는 그늘에 말려서 중풍으로 마비된 데,

장염, 기침 가래, 간질환에 달여서 마시고, 열매는 햇볕에 말려 강장제로 쓰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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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밥'

 

벚꽃, 복숭아꽃, 매화의 붉은 기운이 다하면 산야는 온통 푸른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를 넘어서며 녹음이 짙어지고 있다.

 

이팝나무. 입하(立夏) 즈음에 꽃이 피어 입하목이 변해 입

(立夏)나무가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설은 듣는 이에게 별로 감흥을 주지 못한다.

 

좀 더 그럴듯한 이야기가 있다. 이밥나무가 변해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설이다.

조선 시대에는 흰 쌀밥은 부의 상징이었다.

양반인 이() 씨들만 먹는 밥이라 하여 '이밥'이라고 했다한다.

그들 눈에 비친 이팝나무는 양반들만 먹는 쌀밥 같은 꽃을 피우는 나무였다.

 

밥을 그리는 '이밥'에서 온 이름이니 양반들이 이름 지었을 리 없고,

이팝나무는 서민이 즐겨 보고 부르던 나무라는 이야기다.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마령초등학교에는

이팝나무군()이 천연기념물임을 알려주는 게시판이 있다.

 

300년 전 오늘에 전해지는 슬픈 이야기는

오늘 흐드러진 나무의 하얀 꽃이 달리보이기까지 한다.

 

당시 흉년이면 당장 먹을 밥이 없어 식구는 굶기 일쑤였다.

어른이야 풀뿌리라도 먹는다지만 젖먹이 어린아이는 그렇지 못했다.

빈 젖을 빨다 울다 지치기 일쑤였던 아이들. 결국 굶어 죽는 일이 생기고야 말았다.

 

"그래, 죽어서라도 실컷 먹으려무나."

아비는 죽은 아이를 위해 묻은 곳에 이팝나무를 심었다.

사연을 아는 이들도 죽은 아이를 생각하며 같은 나무를 심었다.

 

그렇게 아이들의 공동묘지 터에는 이팝나무가 한 무리를 이루고 자라게 되었다.

이팝나무 꽃 천지가 된 아기 무덤을 마을 사람들은 '아기사리'라는 지방말로 불렀다.

 

죽은 아이들의 동산이 살아있는 아이들의 터로 바뀐 것은 약 백 년 전이란다.

한풀이라도 하듯 마을주민들은 무덤을 엎고 학교를 세웠다.

 

1920년에 그 자리, 바로 오늘까지 이어진다.

당시의 무성한 나무는 대부분 베어졌지만 몇 그루는 남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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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괴불나무

 

올은 '이르다'는 뜻. 괴불나무 종류 중에서 일찍 꽃이 핍니다.

괴는 괴>고이> 괭이>고양이. 고양이의 옛말입니다.

괴불은 고양이 불알(음낭). 꽃이 피기 직전에 두 개씩 붙어있는 꽃봉오리나 열매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올아귀꽃나무라고도 합니다.

 

올괴불나무와 길마가지나무는 모두 인동과의 낙엽관목으로 산지에 자생하는데

둘 다 아주 이른 봄에 꽃이 피는데 어느 쪽이 더 먼저 피는지는 좀 애매합니다.

올괴불나무는 개화기가 짧으며 3월 중순에 거의 집중적으로 핍니다.

 

반면 길마가지나무는 한겨울에도 따뜻한 날이 며칠 계속되면 꽃이 피기도 하며

심지어는 초겨울에 꽃이 피기도 하지만, 개화기가 길어 한창 꽃이 피는 시기는

3월 중순 이후부터 4월 초순입니다.

 

둘 다 아주 이른 봄에 꽃이 피며 향기도 좋고 열매도 좋아

정원에 한 두그루 심어두면 좋은 우리 자생수 입니다.

번식은 둘 모두 종자, 삽목, 휘묻이, 포기나누기가 가능합니다

 

괴불나물류에는 괴불나무, 암괴불나무, 홍괴불나무, 흰괴불나무, 물앵도나무, 두메괴불나무,

털괴불나무, 좁은잎괴불나무, 털산괴불나무, 섬괴불나무, 산괴불나무, 넓은잎산괴불나무.

각시괴불나무, 청괴불나무 등이 있습니다

 

식물분류학적으로 살펴보면 잎의 생김새나, 열매가 달리는 모양과

과실자루(果柄)의 길이가 서로 다릅니다. 모양도 제각각입니다.

꽃이 피는 시기도 열매가 익는 기간도 각각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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