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핵심 다원지구 난항⋯道 신청사 ‘반쪽 출발’ 위기

다원지구, 동남권 신도시의 삼각 축
2028년 조성 공사 완공 어려울 수도
아파트, 상가 등 후속 개발 수년 소요
지연 시 고은리 행정복합타운도 차질

춘천의 마지막 대규모 도시 개발로 불리는 다원지구. 동남권 신도시의 삼각 축 중 하나로,

고은리에 조성되는 행정복합타운의 배후 주거지역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의 마지막 대규모 도시개발로 불리는 다원지구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2022년 고은리 행정복합타운 개발계획을 발표하며

다원지구를 삼각벨트로 키우겠다고 밝혔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 보상 절차가 지연되면서

아무리 일러도 2030년 이후에야 다원지구 내 공동주택이 조성될 전망이다.

 

행정복합타운의 핵심 배후지 역할을 할 다원지구 사업이 지연되면서

강원특별자치도 신청사를 중심으로 한 행정복합타운의 기능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강원지역본부는 지난 3월 춘천 다원지구 주민설명회를 열고,

개발 계획과 보상 기준에 대해 안내했다.

 

MS TODAY 취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본조사와 하반기 보상계획 공고 등

절차 마무리 후 올해 말부터 토지 보상이 본격 시작된다.

 

2022년 11월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고시가 이뤄진 후 2년 만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추진됐어야 할 단계이지만 이미 1년 넘게 사업이 지연됐다.

 

올해 연말 본격적인 보상이 시작되더라도 주민들의 반발과 입장 차이로 인해

보상 절차와 규모를 두고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내년 하반기 조성 공사 착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고상 LH의 도시개발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은 2028년 12월이지만,

이 완공 시점도 더 늦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지구 조성은 도시 기반 시설을 마련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파트나 상가 입주 등의 과정은 수년이 더 걸린다.

LH 관계자는 “조성 공사 일정과 실시계획 승인에 따라 준공 시점은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년 묵은 도시개발 과제⋯주민 반발이 과제

다원지구는 동내면 거두리 산159 일원 54만2457㎡를 아파트 등 주택(27만9644㎡),

상업시설(1만9848㎡), 도시기반시설(21만9326㎡)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도로와 초등학교 1곳, 주차장 4곳, 공원 4곳, 녹지 등 도시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조성한다.

주거지역인 거두리와 행정중심지인 고은리를 잇는 주요 거점으로, 

4800가구가 거주하게 될 춘천 동남권 신도시 개발의 핵심지역이다.

 

2005년 미래형 신도시를 건설하려는 ‘G5 프로젝트’로 처음 추진됐다가, 

고은리 행정복합타운과 맞물리며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이뤄졌다.

 

토지 소유자들과 주민들의 성토도 쏟아진다.

다원지구에서 만난 한 지주는 “사업이 계속 지연되니 이번에는 정말로

사업이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강원본부 측은 “주민들이 보상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원했지만,

절차상 보상계획 공고 이후 감정평가를 진행해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

현재 시점에서는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LH가 다원지구 내 토지를 확보하고 보상 절차에 들어가기까지 과정에도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은 규모의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던 농업인들의 반발이 심하다.

 

 LH는 사업지구 내 농지 2000㎡ 이상을 경작해 도시개발로 농업 손실 보상을 받은

영농인에게 해당 지역 내 20~27㎡ 이하의 상가부지(근린생활시설용지)를 우선 공급한다.

 

그러나 다원지구 내 영농인들은 대부분 영세한 규모로 농업을 이어가고 있어

이런 보상을 기대할 수 없다. 지난 3월 기본조사가 시작되기 전, 다원지구 내 일부 지주들은

‘주민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조사를 거부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농업협동조합법에선 ‘농업인’의 범위를 ‘1000㎡ 이상의 농지를 경영하거나

경작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LH가 농업인에 대해 생활 대책을 제공하는 기준이

너무 높게 책정돼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지주 A씨는 “토지 보상만으로는 터전을 떠나 살 곳을 마련하기 턱없이 부족한데,

원주민들이 공사 기간 거처할 수 있는 임대 아파트라도 제공하지 않으면 사업 진행에 협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원지구 한 농지에 모종이 심어져있다. 농민들은 대부분 영세한 규모라,
LH의 지침 상 상가부지 등 생활 대책을 보장받을 수 없다. (사진=권소담 기자) 
 

▶고은리 도청 시대, ‘반쪽짜리’로 출발 우려

2029년 본격적인 고은리 도청 시대가 시작되지만, 다원지구 아파트 신축은 일러야 2030년부터 시작된다. 

행정복합타운이 기반 시설과 주거지역 부족으로 절반짜리 출발을 하게 될 우려가 높다. 

 

사업 지연으로 인한 인근 지역 개발도 숙제로 남았다.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사이 십수 년을 이어온 개발계획에 이미 주변 땅값은 오를 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다원지구와 인접한 동내초 근처 한 상가의 경우 개발계획이 처음 거론된

2005년 공시지가가 12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41만8400원으로 3.5배 상승했다.

 

다원지구를 통해 고은리로 접근하는 도로 확충도 문제다.

현재 거두리에서 고은리로 접근하려면 국도5호선을 통해야 한다.

 

다원지구 개발계획에는 거두순환교차로(호반베르디움 앞)에서

동내초등학교까지의 도로 신설도 포함돼 있어, 지구 조성이 늦어질 경우

해당 도로 개통 역시 지연될 수 있다.

 

그때까지 시민들은 석사동 스무숲 방향이나 춘천순환로를 통해 우회해서

행정복합타운으로 접근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출퇴근 차량이 몰릴 경우, 안 그래도 교통량이 많은 

춘천순환로와 국도5호선의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해 국도 5호선 대체 우회도로 신설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학곡지구와 다원지구 도시개발사업 등이 고은리 행정복합타운과 함께 건설될 경우

급격한 도시화를 겪고, 이에 따른 교통량이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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