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국가정원, 생태 친화적 상상력 필요

 
 
상중도 봄 풍경.

 

호수국가정원 조성을 준비 중인 춘천. 호수국가정원은 상중도와 하중도, 붕어섬까지 잇는 국내 최초의 호수 테마 네트워크 정원이다. 현재 상중도를 중심으로 지방정원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4월 5일 KT&G 상상마당춘천 사운드홀에서 진행된 ‘춘천 정원포럼 1.0’에서 강원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윤영조 교수는 “정원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지역에서 무작정 정원을 갖게 되면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 지역이 갖는 고유한 역사와 경관, 자생 식물의 보존과 파악, 작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방안을 면밀하게 고려해 추진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춘천호수정원은 과연 “지역이 갖는 고유한 역사와 경관, 자생 식물의 보존과 파악, 작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방안을 면밀하게 고려”해 추진하고 있을까.

 

숲과 정원은 생태환경을 복원하고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매년 전남 지역 온실가스 387.12t을 흡수하고 있다고 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끝난 뒤 그 시설을 기반으로 하여 2015년 9월 15일에 국내 첫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었다. 국가정원이란 국가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정원을 말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크게 동문 구역과 서문 구역으로 나뉜다. 동문 구역의 참여정원 20여 개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정원이고, 서문 구역의 순천만국제습지센터는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주제관 역할을 했던 곳으로, 순천만의 생태적 중요성을 비롯하여 종합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2019년 7월 지정된 제2호 국가정원인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은 2000년대 초반까지 악취와 오염의 대명사였던 태화강을 되살려 강을 생태정원으로 조성한 점, 시민의 접근성이 좋은 도심 속 생태정원이라는 점, 하천 옆이라는 입지적 제약요건과 한계를 극복한 수변 생태정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울산제일일보》에 따르면 태화강 국가정원 내 1.1km 샛강의 수질 오염 문제가 제기되었다. 텃밭에서 키우는 초화류가 탐스러운 꽃을 피우도록 지나치게 많은 비료를 살포해 이 샛강의 수질을 악화시킨 것이 아닌지 조사가 시급하다는 것이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국가정원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샛강의 오염은 뒷전에 둔 채 국가정원을 자랑한다는 건 자기모순”이라며 서둘러 문제점을 파악할 것을 촉구했다.

 

의암호의 유수를 따라 조성될 네트워크 정원은 한 지역에 조성된 순천만국가정원이나 태화강국가정원과 확실한 차별성을 둘 수 있다. 그러나 상중도는 멸종위기종인 가시고기의 집단서식지일 뿐 아니라 삵을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수달,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 등 다양한 희귀동식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섬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호수국가정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다른 지역 사례가 아니라 현재 상중도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자연과 사람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생태 친화적 상상력으로 그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중도의 농가와 농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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