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의원 해외연수, 역시나 맹탕!

 

출장보고서 분석 결과, “상식 수준에 불과”


시민단체 관계자, “연수 후 대시민 보고회 필요”
지난 4월 유럽·일본 등 공무국외출장지에서 학습과 정책 발굴에 나선 시의원들. 사진 제공=춘천시의회 사무국
 

춘천시의원들이 유럽과 일본 등 국외연수를 다녀온 후 작성한

‘공무원 국외출장 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체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

이번 공무국외출장에는 의원 1인당 350만 원이 지원됐다.

총예산은 3개 상임위와 의회사무국 직원 포함 총 9천600여만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3개 상임위의 국외출장계획서와 보고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4월 24일~5월 1일에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런던 스타디움·켄싱턴 레저센터·파리 시립 수영장·파리 ‘포럼 데 이마주’(Forum des images) 등을 방문하여 춘천시 체육시설의 효율적 운영과 특색있는 도서관 운영방안을 모색했다.

 

복지환경위원회는 지난 4월 20일~27일에 스위스의 취리히 시립미술관·폐기물재활용업체 ‘KEZO’·이탈리아 사회복지기관 ‘카리타스로마’ 등을 방문하여 춘천시립미술관 성공적 건립과 운영,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관리·자원 재생산, 맞춤형 복지서비스 정책 발굴 등을 탐구했다.

 

경제도시위원회는 지난 4월 24일~29일 일본 도쿄도 건설국 공원녹지부·도쿄도 주오구 도시정비과·카사이린카이 해상공원·미아먀 관광협회 등을 방문하여 도시재생, 녹지지역 보존 및 관리, 호수국가정원의 성공적 조성에 필요한 선진사례를 수집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각 상임위와 개별 의원들의 보고서에 대해 수준 차이가 크고 심지어 한 페이지에 불과한 보고서를 작성한 의원들이 여럿이라며 혹평하고 있다. 시민연대 최은예 사무국장은 “이 정도 보고서를 쓰려고 해외연수를 갔다니 정말 실망스럽다. 인터넷으로 확인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

 

상임위 간 보고서 수준 차도 크다. 사전에 지역의 전문가들에게 미리 조언을 구하고 갔더라면 더 잘 배워왔을 것이다”라며 “하루 1~2기관 방문 이후의 시간대별 연수 일정이 상세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러니 외유성 연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거다. 더 심각한 건 보고서에 현지 기관 관계자와 심도 있게 나눈 질의응답과 논의 내용이 없고 간단한 문답 수준의 질의응답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관광객이 관광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는 수준이거나 이메일로 알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정보공개청구 결과 기행위는 방문 기관과 사전에 주고받은 공문이 전혀 없었음이 확인됐다. 결국, 현지 기관과 시설의 핵심관계자를 만나지도 못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보고서에서 선진 스포츠 시설에서 배워야 할 점으로 언급한 내용이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선수 휴게공간 및 피트니스 시설·상품매장·하이브리드 잔디 시스템 등”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국내에서도 충분히 배우고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적지 않다. 

 

또 춘천시립미술관 건립에 참고해야 한다며 언급한 “적절한 전시실, 대형 작품 전시를 위한 공간, 작품을 소장하는 공간, 박물관 매장 등”, “작품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과 방범 장치 등이 설치되어 있어야 함”, “대중교통 수단과의 연결성이 좋은 곳이어야 함”, “전시 계획은 미술관 운영의 핵심임. 전시 계획은 전시할 작품의 선정과 전시 기간, 특별 전시와 이벤트 등을 포함해야 함”, “미술관은 교육과 문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연결되어야 하고 지역 예술가와 협력하여 지역 예술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해야 함” 등 상식적인 내용이 많다. 이러한 내용은 모든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 사무국장은 “의원들이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제대로 지키려면 처음부터 연수계획을 제대로 계획하고 냉철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연수를 다녀온 후에는 대시민 보고회까지 이뤄져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시의회는 지난 4월 제324 회 임시회에서 ‘춘천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 일부개정 규칙안’을 수정·가결한바 있다. 규칙안은 공무국외출장 내실화를 위해 시의원이 공무국외출장 이후 정책제안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고 집행부와 협력을 통해 정책으로 반영할 수 있게 했다.

 

이번 시의원들의 출장보고서는 춘천시의회 홈페이지 ‘열린마당’ 정보공개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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