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물감 푼 듯 ‘큰금계국’ 물결…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금계국과 달리 ‘2급 유해종’
한 번 자리 잡으면 매년 개화
유행처럼 식재했던 지자체
유해성 인식 후에 뽑아내
생태계 교란종은 사람 아닐지
▲ 강원 춘천 소양강변에 핀 큰금계국.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해지기 직전 산책로가 노란 물결로 환히 빛난다. 어느 날부터인가 한 군데 한 군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꽃들이 어느덧 산책로 옆 하천가를 가득 채웠다.
하천까지 노랗게 물들일 기세로 무섭게 번져 나가는 노란 꽃.
대체 저 꽃은 정체가 뭐지? 싶었다면 정답은 바로 ‘큰금계국’이다.
‘노란 코스모스’로도 불리는 큰금계국은 원산지가 북아메리카인
쌍떡잎식물 국화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에는 1950~1963년 사이 도입됐고 일본과 남아메리카 등지에도 분포한다.
건조하고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며 주로 5~8월에 꽃이 피니,
요즘은 한창 큰금계국이 만개하는 시기다.
큰금계국은 30~100㎝ 높이로 자라는 키가 큰 식물이다.
뿌리에서 여러 줄기가 모여서 피어나는데 20~40cm에 달하는 긴 꽃대가 있고한 줄기당 하나의 꽃이 핀다.
한 번 심으면 그 자리에서 해마다 꽃이 피고, 꽃의 지름은 4~6㎝다.
1980년대에 꽃길 조성 사업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이 꽃은 한때 지자체들이
관광지 조성을 위해 혹은 조경 목적으로 유행처럼 심어 전국 곳곳에 분포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도심 공원, 도로 주변, 하천 제방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어디에 살고 있건 우연히라도 한 번쯤은 노란 꽃들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벌판을 마주쳤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식물이 국립생태원 외래식물 유해성 2등급으로 지정된 ‘생태계 교란종’이란다.
1년 혹은 2년 정도만 사는 풀을 뜻하는 한두해살이풀이자 번식력도 좋지 않은 ‘금계국’과는 달리
‘큰금계국’은 한 번 자리 잡으면 몇 해고 다시 자랄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며 뿌리로도 번식할 수 있다.
산책로의 이쪽에서 자라던 큰금계국이 보도를 건너 다른 쪽까지 번진 것 또한
큰금계국의 번식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큰금계국은 이러한 왕성한 번식력을 바탕으로 원래 살고 있던 주변 토종 식물들의 살 자리는 빼앗는다.
큰금계국 주변에는 잡풀마저 자라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다른 식물이 생존할 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큰금계국의 생명력이
다른 식물의 자리를 빼앗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그렇다면 큰금계국인지 금계국인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큰금계국의 꽃송이가 지름 2.5~5㎝인 금계국보다 약간 크며
금계국의 꽃잎은 큰금계국과는 달리 안쪽이 빨갛게 물들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 거의 큰금계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국 곳곳에서는 여전히 큰금계국을 활용해 공원을 조성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원도내 관광 명소에서도 쉽게 큰금계국을 찾아볼 수 있다.
샛노란 꽃송이들이 하늘하늘 흔들리는 모습은 방문객을 유혹하기 제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금계국의 유해성을 인식한 일본은 이를 뽑아내는 추세며,
국내에서도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큰금계국을 제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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