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봄

 

농장에서는 계절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쯤에서 끝나는지 쉽게 알게 됩니.

 

복수초와 벚꽃 사이에서 봄을 맞이하고, 소담스럽게 핀 수국에서 여름을 보내고,

가을 은빛 억새와 겨울이면 빨간 산수유 열매를 바라보 저절로 계절을 느낍니다.

 

농장은 이제 도시탈출을 꿈꾸는 외딴곳이 아닌,

오롯이 충만함을 가져다주는 힐링의 공간입니.

 

조금이라도 느린 삶을 쫒는다면 아직 농장은 괜찮은 공간입니다.

'괜찮음'이 오래도록 계속됐으면 하고 바램니.

변하지 않는 거, 자연에 가까운 거, 그게 농장풍경다운 거니까요 

 

봄이 오면 농장은 또 예쁘게 치장을 하겠지요?

흰 옷에서 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농장은 더 포근하고.

그리고 사람들도 더 많이 오..지. 요?

 

저수지 얼음이 파란색으로 변했습니다

다음주에는 풀릴 것 같군여

 

올해는 복수초가 조금  늦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겨울 강추위 때문인지

조금씩 자리가 옮겨졌습니다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번에 왔을때도 아무일 없었는데 너도바람꽃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친구들은 어디두고 너 혼자왔니?

 

바람꽃은 봄바람에 고개를 드는 가녀린 봄의 전령사 입니다.

바람꽃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실상 꽃받침 입니다.

꽃받침 안, 깔때기 모양의 작은 대롱이 꽃입니다.

 

수분을 도와줄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해 너무나 빈약한 꽃을 대신해

꽃받침으로 화려한 치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른 봄꽃부터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가는 줄기를 세우는 너도바람꽃,

곧이어 나도바람꽃, 꿩의바람꽃이 피어날것으로 기대합니다

 

세잎복수초

제주도에 이녀석이 나타났다는 뉴스가 꽤 오래되었지만

여기서는 복수초가 떠난 뒤에야 이어서 피어나는 꽃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 속을 알수가 없습니다.

왜 이렇게 부지런해 졌는지 정말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깽깽이풀 입니다

봄빛으로 빨간 머리를 내밀었습니다

 

처녀치마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농장에서 제일 부지런한 녀석은

아마도 산마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기저기 이미 키재기가 시작되었읍니다

 

개망초

농협퇴비에 섞여 전국 어느 곳이나 여행을 합니다

로제타식물이라 납작하게 엎드려 겨을을 보내고 다시 살아났습니다

농장은 이미 풀과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삼나물, 정명은 눈개승마

봄이면 진가를 발휘하는 귀한 나물입니다

할미꽃

태어날때부터 흰머리를 이고 나옵니다

은쑥

지난가을 얻어다 심은채 월동을 시켰습니다

아직 생사불명 입니다

 

자작나무 수액을 받았습니다

다음주에는 다래나무 수액을 도전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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