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양봉
벌을 키우고 꿀을 따는 양봉을 떠올리면
흔히 시골집이나 산 중턱에 늘어선 벌통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도시 한가운데서 양봉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름하여 도시 양봉.
아직은 많은 이에게 낯선 풍경이지만, 갈수록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시쳇말로 '요즘 뜨는' 취미 생활이다.
언뜻 도시에서 양봉이 잘 될까 싶기도 한데
실제로는 농촌보다 도시가 양봉에 더 적당하다고 한다.
벌에게는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가 좋은데 그런 점에서 시골보다 도시가 더 맞춤인 것이다
게다가 단일 작물이 많은 농촌에 비해 도시는 주변의 식물종이 다양해
먹이도 충분해서 도움이 된다고 한다. 도시에 꽃이 어디 있냐, 싶을 수 있지만
벌들의 활동 반경이 대략 2km정도나 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도시 양봉을 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벌통을 놓고 키울 수 있는 공간이다.
마당이 있다면 좋겠지만 아니라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벌통을 비롯해 꿀을 내리는 장비까지 관련 물품도 제법 필요하다.
또한 벌을 키우는 과정에서 필요한 소모품까지 포함하면 시작할 때 준비할 것들이 적지 않다.
물론 처음 시작하면 벌도 분양 받아와야 한다.
공간 마련을 제외하고 대략 제반 비용이 전체적으로 약 200만 원 가까이 든다고 한다.
벌통이 늘어나면 또 늘어나는 비용이 생긴다. 취미 생활로 보기에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양봉이라는 특성상 꿀을 따면 이 비용이 상당 부분 상쇄 된다고 한다.
1통의 벌통에서 대략 연간 17병 가량의 꿀을 딸 수 있다고 한다.
요즘 시세로 1병에 4만 원 정도 된다고 하니 전부는 아니지만 소모품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적지 않은 비용이 상쇄되는 셈이다.
도시 양봉이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게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그 역사도 그리 길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 서울의 경우 도시양봉협동조합이 생겼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서는 양봉 체험장 설치가 붐이 되고 있다.
특히 벌이 가지는 생태 환경적 가치로 지자체를 비롯해 많은 분야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의 경우 6~7년 전부터 도시양봉 붐이 일고 있는데
런던의 경우 옥상 양봉이 각광받으면서 3200여 개에 이르는 벌통이 있다고 한다.
뉴욕의 경우 도시에서 양봉을 금지 하고 있던 법까지 개정해 벌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벌을 흔히 환경 지표 생물이라고 한다.
벌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라야 사람도 잘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벌의 생태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몇 해 전에는 우리나라 토종벌들의 90%가 괴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벌이 줄어들면 각종 농작물의 수분이 이루어지지 않아 농업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벌은 제대로 잘 가꾸고 키워나가야 하는 운명 공동체인 것이다.
집에 마당이 없거나 인근에서 공간을 마련하기 힘든 이들은
전문 양봉단지에 가서 분양을 받아서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일정 금액을 내고 분양을 받으면 시간 날 때 가서 체험과 관리를 해볼 수 있다.
일상적인 관리는 전문가가 도와준다. 물론 꿀도 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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