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다목적댐 만든다… 권역별 후보지 14곳 발표

다목적 댐 가운데 유역면적·용수공급 능력 1위인 충주댐 전경. /충북도

 

국내 다목적댐 건설이 14년 만에 추진된다.

기후변화로 극단적 가뭄과 홍수가 빈발하면서 ‘물 그릇’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2018년 문재인 정부의 ‘국가주도 댐 중단 선언’을 뒤집고

6년 만에 정부 주도의 치수(治水) 대책이 실시되는 것이다.

 

환경부는 신규 댐 후보지 14곳을 30일 발표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댐은 ‘기후대응댐’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다목적댐 3곳, 홍수조절댐 7곳, 용수전용댐 4곳이다.

권역별로는 한강 권역 4곳, 낙동강 권역 6곳, 금강 권역 1곳, 영산강·섬진강 권역 3곳이다.

 

다목적댐은 한강 권역에 2곳, 금강 권역에 1곳이 만들어진다.

한강 권역에는 강원 양구와 경기 연천에 각각 다목적댐인

‘수입천댐’(1억t), ‘아미천댐’(4500만t)이 예정됐다.

 

이번 댐 추진 계획에서 가장 규모가 큰 수입천댐은

완공시 하루 70만명이 마실 수 있는 물을 공급할 수 있다.

민간인 출입 통제선과 DMZ 사이에 위치해있어 수몰되는 민간 가옥이 한 채도 없다.

상수원 보호구역 등 규제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금강 권역엔 충남 청양군에 지천댐(5900만t)이 예정됐다.

지천은 상습적 가뭄·홍수가 발생하는 곳으로

올 장마철에도 또 홍수가 발생하면서 3년 연속 물난리가 났다.

 

지천댐이 건설되면 충남 서부 지역의 고질적 가뭄을 해소할 수 있고,

하루 38만명에게 먹는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다목적댐 추진은 2010년 착공한 보현산댐 이후 14년 만이다.

 

용수전용댐 4곳은 한강 권역 2곳, 낙동강 1곳, 섬진강 1곳으로 각각 결정됐다.

한강 권역은 강원 삼척 산기천댐(100만t), 충북 단양 단양천댐(2600만t)이 추진된다

. 낙동강은 경북 청도 운문천댐(660만t), 섬진강은 전남 화순 동복천댐(3100만t)이 예정됐다.

 

홍수조절댐 7곳은 낙동강 권역 5곳, 섬진강 1곳, 영산강 1곳에 추진된다.

낙동강 권역에선 경북 김천 감천댐(1600만t), 경북 예천 용두천댐(160만t)이 새로 지어진다.

 

경남 거제 고현천댐, 경남 의령 가례천댐, 울산 울주 회야강댐은 기존 댐을 리모델링한다.

섬진강·영산강 권역인 전남 순천 옥천댐과 전남 강진 병영천댐도 기존 댐을 재개발하기로 했다.

 

이번 댐 추진으로 총 저수용량은 3억2000만t 늘어나고,

생활·공업용수 용량은 연간 2억5000만t이 늘어나게 된다.

2억5000만t은 22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신규 댐 추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늘어나는 첨단산업 물 수요를 확보하는 의미도 있다.

수도권 용수 공급을 담당하는 소양강댐·충주댐은 용량의 94%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

양구군, 환경부 댐 개발 계획에 반발

 

두타연도 잠긴다”… 양구군, 환경부 댐 개발 계획에 반발"

 

열목어 최대 서식지인 두타연

환경부가 30일 기후 위기로 인한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고 미래 용수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한 가운데 강원 양구군이 댐 건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강원 양구군은 이날 “신규로 건설될 댐의 총 저수용량은 1억t으로, 8000t용량의 의암댐보다 훨씬 큰 규모”라며

“방산면 수입천에 다목적댐이 건설되면 10만2300㎡의 농지와 주택 등이 수몰될 뿐 아니라

수몰 대상엔 양구 9경으로 꼽히는 두타연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두타연은 2003년 전까지 군사지역에 묶여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곳으로

울창한 산림과 맑은 계곡 등 태고적 원시 자연경관을 품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이기도 하다.

 

양구군은 또 “우리 군은 지난 1973년 소양강댐 건설로 도로가 끊겨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봤다”면서 “거기에 또 다목적 댐 건설 방안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경우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구군의회도 이날 긴급 의원간담회를 갖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소양강댐 건설로 고통을 인내하며 살아온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양구군에 또 다른 댐을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민과 힘을 모아 댐 건설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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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댐 건설 추진…극한기상 대비할 '물그릇' 확보

 

 

'시간당 146mm 집중호우·227일 가뭄' 등 극한기상에 댐 필요성 커져

수도권 물 담당 댐 용량도 '간당'…전국 14곳에 댐 신설·재개발 추진

'환경오염·수몰지역 보상·예산 확보' 등 난관도…지자체 반응 엇갈려

 

 
 
 
 
 
 
 
 
 
 
 
 
 
 
 
 
 
 
 
 
 
 
수위 올라가는 임진강

(연천=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정부가 극한 홍수나 가뭄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댐을 건설해 '물그릇'을 키운다.

환경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하면서

"기후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홍수·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미래 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그릇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작 신규 댐을 추진했더라면 2022년 태풍 '힌남노'나

2022∼2023년 남부지방을 덮친 가뭄 등 극한 기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홍수 방어능력을 키우고 지역주민을 위한

생·공용수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댐 신설을 요구해왔다.

 

14년 만에 신규 댐 건설을 위한 첫발을 뗐지만, 관련 예산 확보와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 수몰지역 주민 보상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여럿이다.

 

◇ 기후변화에 '물그릇' 증량 불가피…14년 만에 신규 댐 추진

환경부가 이날 기후위기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한 데는 기후변화로 극한 홍수·가뭄이

점차 '상시화'하는 상황에서 더는 댐 건설을 미룰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신규 댐 추진 계획을 직접 발표하면서

"지금 시작해도 10여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의 기후 위기를 감안할 때

댐 건설을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가 주도의 댐 건설은 2010년 착공된 경북 영천의 보현산 다목적댐 이후 14년간 전무한 상황이다.

그사이 기후변화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기상 상황은 점점 극한으로 치달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경기 파주(873㎜), 충남 부여(809㎜), 전북 익산(704㎜) 등에서는

7월 한 달간 강수량이 연 강수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익산은 500년 빈도 이상의 강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022년 서울 동작구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강도인

시간당 141mm의 집중호우가 내렸는데, 이달 전북 군산에는 시간당 146mm의

집중호우가 내려 불과 2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극한호우 등으로 인한 최근 3년간 피해액은 1조6천억원이 넘고,

인명 피해도 85명에 달했다.

반대로 2022년 남부지방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227일 동안의 가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생활용수 부족과 함께 국가산업단지 내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는 2022년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 냉천 유역의 경우

상류에 항사댐이 미리 건설됐더라면 피해를 크게 줄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광주·전남 가뭄도 인근에 댐이 있었다면 가뭄이 제일 높은

'심각' 단계까지 가지 않고 위기를 해소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생활용수 공급량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댐 추진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수도권 용수 공급의 주요 원천인 강원 춘천의 소양강댐과 충북 충주의 충주댐은

용량의 94%를 이미 사용했다.

 

환경부는 "극한 가뭄이 발생하면 정상적인 생활용수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가 전략산업 지원에 필요한 미래 물 수요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물그릇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방류하는 군남댐

(연천=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지자체도 댐 유치 경쟁…'예산·보상·환경오염' 난관 넘어야

환경부가 댐 신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이후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1곳에 댐을 신설해달라고 신청했다.

 

울산 울주군, 경남 김해·거제·의령·함양, 경북 포항·김천·예천·경주, 전남 순천·장흥·

강진·고흥·영광, 경기 연천, 강원 삼척, 대구 등이 댐 신설을 신청한 지자체다.

 

이들은 홍수 방어능력을 갖추고 지역주민과 산업을 위한

생·공용수를 공급하려면 댐 신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에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위기댐 후보지 14곳 중 경기 연천(아미천), 강원 삼척(산기천),

경북 김천(감천), 경북 예천(용두천), 경남 거제(고현천), 경남 의령(가례천),

울산 울주(회야강), 전남 순천(옥천), 전남 강진(병영천) 등 9곳이 지자체가 신청한 지역이다.

 

여기에 강원 양구(수입천), 충남 청양(지천), 충북 단양(단양천), 경북 청도(운문천),

전남 화순(동복천)까지 모두 14개 댐이 만들어지면 총저수용량 3억2천만t을 확보하게 된다.

 

댐별로는 한 번에 80∼220㎜의 비가 오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능력을 갖춘다.

새롭게 공급되는 물은 연간 2억5천만t으로 220만명의 시민이 사용할 수 있다.

 

이번 후보지 발표로 댐 건설 추진의 첫걸음이 시작됐지만,

착공까지 거쳐야 할 관문이 몇 가지 남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동의다.

 

댐 건설로 수몰되거나 다른 지역과 단절되는 지역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이 없다면

주민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 현재도 법에 따라 28개 댐 주변 59개 지자체에

지원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원 규모가 댐 때문에 입은 피해의 5%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표 직후 지자체 반응은 엇갈렸다.

댐 건설을 신청했던 삼척시의 경우 산기천이 후보지에 오르자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힌 반면에 이번 후보지 중 최대 규모의

다목적댐(수입천) 건설이 발표된 양구군은 주민 피해와

희귀 동식물 서식지 수몰 위기를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댐 건설비와

댐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있다.

 

댐을 건설할 때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되고 댐 건설로 물이 고이면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메탄이 많이 배출될 수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큰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환경부 발표 직후 일제히 반대성명을 내기도 했다.

김 장관은 "꼭 필요한 시설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더라도 만들어야 한다"며

"극심한 기후변화를 체감하면서 기후대응댐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8월부터 지역 설명회,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에게 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재정당국 등 관계기관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댐 후보지를 반영하고 댐별로 기본구상,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의 후속 절차를 밟는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댐의 위치, 규모, 용도 등이 확정된다.

 

중소 규모 댐의 경우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2027년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장관은 "오늘 발표는 정부가 이런 안을 구상했다는 걸 알리며

기후대응댐 건설의 첫 발자국 뗀 것"이라며 "지역과 소통하고 의견 반영해서

주민과 우리가 윈-윈하는 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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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대응댐 후보지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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