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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국정원도 (공문서 위조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이 사람(협조자)한테 당했을 가능성도 지금 있는 것"이라며 "국정원이 이렇게 무능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사악하진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이 국가정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바뀌었습니다. 국정원 협조자 김아무개씨가 자살을 시도하며 유서를 통해 중국 공문서를 위조했다고 실토한 게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새누리당의 '국정원 감싸기'도 끝났다고 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마저 지난 10일 유감 입장을 표하며 "(검찰)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죠.

착각이었습니다. 새누리당 김진태·이철우 의원은 12일 입을 모아 국정원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공문서 위조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이 사람(협조자)한테 당했을 가능성도 지금 있는 것"이라며 "국정원이 이렇게 무능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사악하진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철우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국정원을 이렇게 흔들어대는 것은 북한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라며 "간첩을 조작한 게 아니고 그 작은 서류 하나가 이렇게 조작됐다, 그것에 지금 휘말려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정원이 무능했을지언정 간첩을 만들기 위해 증거조작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이요,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된 중국 공문서 위조사실을 '작은 서류 하나'로 치부한 궤변입니다.

'남재준 용퇴론' 비꼬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무엇보다 이해되지 않는 건 김진태 의원입니다. 국정원 출신인 이 의원이야 '친정'을 지키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이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친정 이야기라서 웬만하면 안 나서려고 했더니 어쩔 수 없이 나왔다"라고도 했죠.

그러나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있던 10일에도 국정원을 공공연히 감쌉니다. 그는 1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이 이젠 간첩사건에서까지 특검을 주장하다간 '간첩옹호당'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또 "사람이 죽기 직전에 한 말은 웬만하면 믿어주는 게 맞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국정원 협조자 김모씨의 경우는 좀 다르다"고 못박습니다.

새누리당 이재오·김용태 의원 등이 이번 사건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의 책임을 묻고 나선 다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전날(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라디오 출연을 예고하며 "간첩 증거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소신발언 하면 또 얼마나 씹어대려나"라며 "벌써부터 분위기 파악하고 국정원장 해임하라는 우리 당 의원님들도 계시니"라고 사실상 '남재준 용퇴론'을 제기한 동료의원들을 비꼬았습니다.

민주당 강원도당이 이날 자신의 라디오 발언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놓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입성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종북세력의 거센 공격과 저항을 버텨내며 여기까지 왔는데, 지역구 국회의원 한 석도 없는 민주당 강원도당 성명 따위에 흔들릴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지방선거 준비나 제대로 하기를 충고한다"고 맞섭니다.

공교롭게도 이재오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민주주의는 국정원이 수호하는 게 아니다"라며 "간첩증거 조작해서 자유민주주의가 지켜지나, 그건 오히려 자유민주주의를 심대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법조인 출신이면서도 '친정' 대신 국정원 택한건가?

이 같은 김 의원의 모습은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과 비교하면 참 다릅니다. 이번 사건을 '중국의 방첩사건'으로 규정하고 주한 중국대사관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이의 커넥션 의혹까지 제기했던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만 해도 지금 '침묵' 중입니다. 그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부인하기 힘들만큼 여러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증거조작 '주범'으로 꼽힌 중국 선양 총영사관의 국정원 소속 이인철 영사는 검찰 수사에서 "처음엔 확인서 작성을 거부했지만 본부 측의 거듭된 지시로 어쩔 수 없이 가짜 확인서를 만들어 보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원이 검찰 측 증인들의 진술조서까지 '위조'했다는 의혹까지 새로 제기되는 형국입니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법조인 출신입니다. 그처럼 법조인 출신인 황우여 당대표는 "사법정의를 세워야 하는 형사법정에 수사소추기관이 위조증거를 제출했다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사법 신뢰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이번 사건을 규정했죠. 거칠게 풀자면 '대공수사권'을 가진 국정원이 사법당국을 능멸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친정'보다 국정원을 두둔했습니다. '공안'검사 출신이기 때문일까요.

두 가지가 생각납니다. 먼저 '대한민국 검사 선서'가 있습니다.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가 되겠다는 내용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국회의원 선서'입니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합니다.

그러면 증거를 조작해 생사람을 간첩으로 내몬 의혹을 사고 있는 국정원을 두둔하는 것이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고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행동일까요. 헌법에 따라 국가권력의 부당한 행사를 막아야 할 국회의원의 책무가 맞을까요.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이 국정원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계속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국정원 비호 발언과 색깔론을 부추기는 발언 등 보수적인 색채를 강하게 띤 거침없는 말 때문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로 끊임없이 물의를 일으켜 왔다.

김진태 의원은 12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정원의 간첩 증거조작 의혹 사건을 적극적으로 옹호함으로써, 그동안 막말에 가까운 언변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과시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중국 공문서 위조와 관련해 "이 문서들이 다 지금 협조자의 말에 따르더라도 다 위조됐다고 할 순 없다"며, "위조가 안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위조든 조작이든, "국정원이 지금 그렇게 개입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국정원 개입 여부는 완전히 부정했다.

사실상 국정원의 대변인 역할을 자임한 듯한 모습이다. 김진태 의원의 이런 발언은 국정원이 9일인 지난 일요일 밤 '공문서 위조 의혹'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국정원은 이전까지 증거 조작 의혹을 계속 부인해오다, 이날 사과문을 통해 먼저 "최근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세간에 물의를 야기하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검찰) 수사 결과 위법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는 반드시 엄벌에 처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계기를 통해 거듭나는 국정원이 되겠다"는 다짐까지 덧붙였다.

김진태 의원이 라디오에서 한 발언을 두고 민주당 강원도당은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김 의원이) 망언의 아이콘이 되었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은 성명서에서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전 국민이 분노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유감 표명과 함께 철저한 수시를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진태 의원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전혀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망언을 일삼는 김진태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미달"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국정 목표로 삼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비정상의 정상화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새누리당 내 비정상적인 국회의원의 행태부터 바로잡는 것이 순서"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진태 의원은 그 충고를 완전히 무시했다. 김 의원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회 입성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종북 세력의 거센 공격과 저항을 버텨내며 여기까지 왔는데, 민주당 강원도당 성명 따위에 흔들릴 일은 결코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13일에는 자신이 한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예고하면서, "출연료도 한 푼 없고 좌파 매체들이 씹지 못해 난린데 그래도 꿋꿋하게 나간다"고 적었다. 논란에도 앞으로 '국정원 옹호 발언'을 계속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김 의원은 이날 이 방송에서도 "나더러 국정원 왜 그렇게 편을 들어 주냐고 하는데 내가 국정원 예뻐서 그러는 게 아니다. 지금 조사 중이다. 진상이 명백히 드러난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국정원은 (이 사건의 실체를) 절대 몰랐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서는 "국정원이 오히려 간첩을 잡을 수 있도록 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발언들

김진태 의원의 국정원 비호 발언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김 의원은 입심이 좋기로 소문이 난 새누리당 의원들 중에서도, 유독 논란의 소지가 많은 자극적인 발언만을 골라서 쏟아낸 의원으로 기록될 만하다. 그가 쏟아낸 말들은 하도 많은 논란을 일으켜서 일일이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김 의원은 특히 학생운동 전력이 있는 인물과 진보적인 단체들을 이념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종북세력'으로 몰아가는 발언으로 맹위를 떨쳤다. 그와 더불어 계속해서 국정원을 감싸고 옹호하는 발언을 해왔다. [관련기사 : "국정원 국정조사 파행, 김진태 의원이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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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국회의가 지난해 8월 8일 춘천시 석사동 김진태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국정원 국정조사 파행 주도, 김진태 국회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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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지난해 4월 25일 국회에서 있었던 대정부 질문 시간에 대정부 질문은 생략한 채 국무총리를 향해 "종북 세력의 실체를 철저히 밝혀달라"며 "국회 본회의장 안에도 대한민국의 적이 있지 않나 묻고 싶다"는 말을 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는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사건이 국회에서 주요 쟁점 사안으로 거론되던 때다. 그런데 김 의원이 대정부 질문 시간에 느닷없이 국회 안에 종북 세력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국회는 다시 혼란에 휩싸였다. 그날의 대정부 질문은 여당과 야당 의원 사이에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걸로 끝났다. 국정원 관련 사안은 논외가 됐다.

김 의원은 또 그해 4월 26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안철수 의원 사진을 올리면서, "학교(국회)에 왔더니 전학 온 학생이 있다, 철수는 내 옆자리, 무성이 행님은 내 뒤에 앉았다, 그 중 한 명 하곤 같이 놀기 싫은데~"라는 글을 올려 빈축을 샀다. 학교들이 왕따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때였다. 그 글은 국회의원으로서 할 말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었다.

그해 5월 10일에는 자신의 공식사이트와 트위터 등에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를 '종북 세력'으로 매도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문제가 됐다. 김 의원은 그날 춘천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학생들에게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하면 누굴 응원해야죠"라고 물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당연히 미국이요"라고 답하자, "담임선생이 전교조는 아닌 모양입니다. 이래서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라는 엉뚱한 글을 올렸다.

그해 6월에는 검찰을 공격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에는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대선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일이 있었다. 대학가 등 각계각층에서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사건 때문에 시국선언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해 6월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뜬금없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수사팀의 주임검사가 운동권 출신인 것을 문제 삼아, '주임검사가 총학생회 운동권 출신이라 국정원 사건 (관련) 공소장이 이렇게 나왔다'는 요지의 발언을 터뜨렸다.

이 발언은 검사 출신인 김 의원 스스로 검찰의 수사 결과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됐다. 검찰 수사는 물론이고, 공소장 내용 역시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공소장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는 수사팀 주임검사의 학생 때 전력을 들춰내는 것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려 해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또 다른 국정원 옹호 발언으로 국제적인 지탄을 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3일 프랑스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하던 중,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시위에 나서는 현지 교민과 유학생들을 향해, 페이스북에 "대가를 톡톡히 치르도록 하겠다"는 등의 협박성 글을 올려 국제적으로 망신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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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4월 2일, 4.11총선 당신 춘천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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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강원도 내 전체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소속 후보들이 모두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이후로 강원도민들은 지역구 의원들이 강원도를 위해 국회에서 맹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는지, 이후로는 그 이름이 연일 방송과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진태 의원(춘천)뿐만이 아니다. 정문헌 의원(속초 고성 양양)과 권성동 의원(강릉)도 김진태 의원 못지않은 입심을 자랑해 꽤 주목을 받았다. 그래서 새누리당 내에서는 '열심히 일한다'고 인정도 받는 모양이다. 하지만 강원도민들 중에는 그런 그들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제법 많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정치적인 견해를 달리하는 이들을 향해 계속해서 날선 발언을 토해내는 그들의 거친 입 때문에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 정도로 부끄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관련기사 : "김진태 의원 때문에 춘천시민들 얼굴 못 들고 다녀"]

세간에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 외에 그들이 국회에서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지난 4.11총선에서 지역구 전체를 새누리당에 선사한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그들은 자신이 가진 시간을 좀 더 유용한 일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자신이 내뱉는 말이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때는 한 번쯤 자신의 행위를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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