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이맘때 밤나무 아래에 가면 바람에 떨어진 노오란 밤꽃줄기를 볼 수 있다.
수북하게 쌓일 정도로 떨어졌어도 여전히 나무에 남은 밤꽃줄기,
노오란 꽃술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다가 길죽하니 기어다니는 벌레같기도 한 꽃이다.
게다가 냄새는 19금의 냄새다.
19금이라고 하면 나쁜 것이라고들 하지만,
어른들만의 영역이라고 줄을 그은 것 뿐이다.
왜곡된 성문화가 판을 치는 사회에서 붙인 '19금'이라는 빨간 딱지는
20세 넘은 이들에게는 유익한 것이고, 그 이하에게는 유해한 것일까?
밤꽃향기가 그윽한 계절이면 과부들의 마음이 설렌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 말 역시도 왜곡된 성문화의 단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