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이맘때 밤나무 아래에 가면 바람에 떨어진 노오란 밤꽃줄기를 볼 수 있다.

수북하게 쌓일 정도로 떨어졌어도 여전히 나무에 남은 밤꽃줄기,

노오란 꽃술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다가 길죽하니 기어다니는 벌레같기도 한 꽃이다.

 

게다가 냄새는 19금의 냄새다.

19금이라고 하면 나쁜 것이라고들 하지만,

어른들만의 영역이라고 줄을 그은 것 뿐이다.

 

왜곡된 성문화가 판을 치는 사회에서 붙인 '19'이라는 빨간 딱지는

20세 넘은 이들에게는 유익한 것이고, 그 이하에게는 유해한 것일까?

 

밤꽃향기가 그윽한 계절이면 과부들의 마음이 설렌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 말 역시도 왜곡된 성문화의 단면일 뿐이다.

 

 

 

 

 

 

 

 

 

'사는이야기 >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꽃  (0) 2013.07.02
광대나물  (0) 2013.06.29
방울새난  (0) 2013.06.10
패랭이꽃(석죽)  (0) 2013.06.10
샤스타데이지 (Shasta-daisy)  (0) 2013.06.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