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잔디
꽃잔디의 꽃말이 '희생'이라고 하는데
아주 먼 옛날에 하늘과 땅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질서가 잡히지 않았을 때
하느님이 그 혼돈의 질서를 잡으려고 해에게 따스한 봄볕을 세상에 골고루 뿌려주라고 했다.
해님이 햇살을 뿌려 주려고 하는데, 갑자기 구름이 나타나 소나기를 마구 퍼부었다.
구름의 심술 때문에 강물이 넘치고 둑이 무너져 봄에 돋아나던 새싹들까지도 다 떠내려 가버렸다.
이를 보다 못한 하느님이 구름을 타이른 후에 봄의 천사를 보내 망가진 산야를 가꾸게 하였다.
그러나 너무나 많이 망가져버려 봄의 천사 혼자서 그 일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봄의 천사는 예쁜 꽃들에게 황폐해진 땅으로 내려가 꽃을 피워줄 것을 부탁했다.
그런데 꽃들은 저마다 핑계를 대며 다 거절을 해버려 봄의 천가가 한 숨을 쉬고 있는데,
어디선가 "봄의 천사님 그 일을 우리한테 맡겨주시지 않을래요?" 하는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눈에도 잘 띄지 않는 잔디들이 겸손하게 웃고 있었다.
천사의 허락을 받은 잔디들은 황폐한 들판과 산기슭을 푸르게 뒤 덮어주었다.
너무도 고마운 나머지 봄의 천사는 잔디에게 선물을 주실 것을 하느님께 요청했다.
봄의 천사의 요청을 받은 하느님은 잔디의 머리위에 예쁜 꽃 관을 씌워주었는데,
그 꽃이 꽃잔디가 되어 지금까지 아름다운 꽃을 피워주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