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만나러 가는 길
오늘 산행은 야생화 탐사
산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유난히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숲길을 걷다가
작고 앙증맞은 야생화라도 만나게 된다면,
또 능선을 타고 탁 트인 산길을 걷다가
샛노란 들꽃 군락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누구나 절로 탄성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렇듯 산행 중에 우연히 마주치는 예쁜 야생화는
분명 산행에서 얻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그런데 산행을 아무리 많이 다녀도,
이런 속성도 노래 못하는 음치처럼 타고나는 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봐도 그 꽃이 그 꽃 같고 통 구분이 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해도 참 아둔하기는 하다.
( 벌깨덩굴)
그래도 산행할 때면 보이는 꽃이란 꽃은 다 물어본다.
"저 꽃은 무슨 꽃이야?"
그 꽃의 이름부터 유래까지 생각나는 대로 읊어댄다.
이번 산행도 마찬가지
분명 알기는 알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저 꽃은 무슨 꽃이야?"
"어… 글쎄요 생각이 않나네…"
또 이름을 잊어버렸다. ㅎ
산행이 시작된다
입구에 있는 우편함 속에는
소포 대신 이곳 주인인 산새가 산다
울창한 숲에 감싸인 구불구불 예쁜 오솔길
옛 고향마을 뒷산에나 있었을 법한
작고 아기자기한 계곡이 개울개울 흐르는 곳,
이정표를 따라 민가 옆으로 난 숲길로 접어들면,
하늘을 가릴 정도의 울창한 숲속 오솔길이 이어진다.
(광대수염)
길은 거의 평지나 다름없다.
마을 끝에 있는 작은 암자를 지나게 되면 길이 좁아진다.
(풀솜대 /지장보살)
마주오는 사람이 있으면 몸을 피해주어야 할 정도로
한 사람이 걷기에 적당한 좁은 오솔길이 이어진다.
굽이를 돌때마다 새로운 화원이 펼쳐지고
숲은 온통 야생화로 가득하다
(연령초)
숲속은 조용하다
중간에 계곡을 건너면서부터 계곡과 멀어지며 경사진 길
그러나 걷기에 힘들지는 않다.
야생화를 익히며 오름길을 오르다보면
숲 사이로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하늘아래에 바로 천상화원이 있다.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과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로 인해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연상되는 그런 곳이다.
(요강나믈)
야생화는 꽃이 크고 탐스럽지도 않다.
또 꽃의 색도 화사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잡초 같아 보이는 풀들이 꽃을 피우고
또 그 꽃들이 이렇듯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자연에 대한 경외심 같은 것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검종덩굴)
그러나 이곳에는 분명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다.
하늘까지 이어지는 오솔길과 하늘에 있은 야생화 군락은
화장하지 않은 젊은 처자의 수더분하고 맑은 모습을 연상시킨다.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오는 그런 광경이 아니라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은은함이 배어 있는 것이다.
다시 숲속으로
천상화원을 등지고 능선을 오른다
병꽃나무가 가득한 숲속으로 야생화가 기다린다
하늘을 가리는 깊은 산속
지날적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도중에 왼쪽계곡을 따라 하산
길조차 없는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목
여기에도 산새가 둥지를 틀었다
(눈개승마)
조용히 그리고 숲을 내려서면
작고 아기자기한 계곡을 다시 만나고
(쥐오줌풀)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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