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가꾼 고구마 농장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거 초보농군이 말이 되나?
농사일 배운답시고 해마다 이것저것 해 보았지만 매번 실패만
게으른 탓으로 올해는 별로 손이 가지 않는 고구마만 심기로 합니다
고구마는 풍부한 섬유질로 인해 천연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고구마라는 게 그냥 아무 밭에나 심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맛과 질이 영 달라지게 마련인데
고구마는 마른 땅 그것도 지독한 진흙땅에서 생산한 것이 더 맛이 좋습니다.
하나마나한 가족회의 결정에 따라
호박고구마만 심기로 합니다.
아들녀석이 입대하기 전에 강제동원해서
밭을 갈고 일구고 고랑치고..
힘들지만 재미있어 하며 올해는 600포기를 심었습니다
초보실력이라 절반이나 죽어 2차례나 다시 심었습니다
이랑내기
비닐씌우기
울타리치기
심기
보식하기
잘 가꾸지는 못했지만 김도 매고 하여
초보농사꾼으로서는 그런대로 정성을 들입니다
새싹이 살아날 즈음엔
고라니가 들락거리며 잎사귀를 뜯어먹고
수확기에 접어들면서 글쎄 산돼지란 놈들이 먼저 입질을...
그것도 맛있는 잘 익은 것들만을.. 골라 골라
무자비하게 헤쳐놓고 짓밟아 놓고
무려 13번이나 쳐들어 왔다는 전설을 남겼습니다
올 농사도 일찌감치 폐농이지만
벗겨진 비닐사이로 잡초가 빈자리를 에워싸고
그래도 꿋꿋이 자라 뿌리를 내렸습니다.
줄기가 나갔을때
덩굴을 몇번 뒤집어 주어야 했는데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농사라고 쳐박아 두었더니
헛이랑에 파뿌리보담 더 많이 내렸습니다.
추석 즈음
시장에는 이미 햇고구마가 나와 있었지만
좀 더 커지려니 하는 기대감 때문에 망설입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집니다
대관령엔 벌써 서리가 내렸다는 소식에
캐는 시기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싶어
서둘러 수확을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올 가을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거야
우선
고구마 넝쿨을 낫으로 자릅니다.
낫으로 비닐윗부분을 바싹 잘라내고
비닐을 찢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걷어냅니다.
처음에 줄기 걷어내고 땅 팔 때만 해도
에개, 이게 뭐야? 하나도 안 달렸네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봤더니 땅 속 깊숙이 고구마가 틀어박혀 있더군요.
땅이 굳어서 고구마 캐기 너무 어려웠습니다.
드디어 삽질이 시작됩니다
호미날에 고구마가 다 찍히고
어쩌다 제대로 된 줄기를 만납니다
크기와 모양이 거의 비슷하게
아주 신나는 순간입니다
멧돼지 피해 결과 비교
멧돼지가 잘 돌봐준(?) 자리는
주렁주렁 매달리고
초토화된 자리에는
잔뿌리만 가득하고
그나마 손가락처럼 가는 게 대부분입니다
들쥐가 파먹은 고구마가 가끔 눈에 보입니다
잘 익은 것만 골고루 돌아가며 시식을 했습니다
백색호박고구마
우리는 "금고구마"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백령도 등 옹진반도 특산품으로
백색고구마가 최근 각광받고 있다는데 혹시 이건가?
육종한 품종 중에 '해피미'가 있다는데 횡재했나
고구마의 색깔은 엷은 것보다 진한 것이 좋습니다.
들쥐집이 튀어 나옵니다
새끼도 같이 달려나옵니다
고구마뿌리 사이에 집을 짓고 살다가
고구마를 캐는 중에 튀어 나왔습니다
아직 눈도 못 뜬, 영락없이 에미를 닮았습니다
귀엽다고 키울수도 없는 노릇이라
엄마가 찾아가라고 밀어놓았습니다
세상사처럼 고구마도 가지가지 입니다
고구마도 사랑을 하나 봅니다
아침부터 해질녁까지 그리고 다음날에도
허리아프고, 호미질에 손에 물집도 생기고, 온몸이 아프더군요.
이번에는 많이 심은 바람에 수확량도 제법 많아서
베란다에 고구마가 가득합니다만
그런데도 상품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니깐요
농사를 짓는 농부들 처지에서는 남는 것 없이 싸게 파는데도
사먹는 소비자들 편에서는 비싸기만 한 것 중 하나가 농산물입니다.
징검다리처럼 건너야 하는 유통단계에서 붙는 마진 때문입니다
차라리 인심이나 쓰는 게 버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신세진 분들에게 조금씩 나누어 주려고 선별을 합니다
작고 못생기고 흠집이 난 것은 우리 차지
인심쓸데도 많아 대충 메모를 해둡니다
그런데 품값은 고사하고 재료값은 어디가 찾지(?)
오늘 아침도 피곤하고 찌푸둥하지만 할일을 해야 겠지요..
님들도 활기차게 시작하세욤...
고구마
감서·단고구마라고도 한다. 한국 전역에서 널리 재배한다.
줄기는 길게 땅바닥을 따라 벋으면서 덩이뿌리를 내린다. 잎과 줄기를 자르면 즙이 나온다.
고구마의 원산지는 멕시코에서 남아메리카 북부에 이르는 지역으로 추정되며 원종(原種)도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약 2000년 전부터 중·남아메리카에서 재배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반도에 들어온 시기는 조선시대 영조 39년 조엄이 일본 대마도에서 가져와 제주도에서 길렀다.
그때는 감저(甘藷)라고 불렀고 조엄이 들여왔다 해서 조저(趙藷)라고 불렀다.
일본어의 고코이모(孝子イモ)의 음이 변화하여 고구마가 되었다
고구마는 밥보다 칼로리가 적으면서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한다.
또한 고구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물성 섬유가 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해소하고
"야라핀"이 변을 무르게 해 꾸준히 먹으면 숙변을 내보낼 정도의 배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칼륨의 이뇨작용과 비타민 E의 혈행 촉진작용 등이 가세, 다이어트 효과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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