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캐기

1. 지난 여름

5월14일 심기

등 뒤로 내려 앉는 봄햇살을 맞으며

두 뼘 남짓한 종순을 심은 지가 엊그제


6월 20일 풀뽑기

고랑사이로 잡초가 그득합니다

진흙밭이라 들어서면 신발바닥에 흙만매달리고

풀을 뽑으려면 흙채로 들어올립니다


7월 9일 울타리

지난해 멧돼지가 파헤쳐 놓아

포기마다 겨우 손가락만하게 달렸던 기억이 있어

올해는 울타리를 서둘러 세웁니다

그리고 철물점 주인의 권고에 따라

주변에 나프타린을 뿌려두었습니다

8월 6일 덩굴뒤집기

때로는 목마름에 견디기 힘든 시기도 있었겠지만

그 무더운 여름의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줄기가 나갔을때

덩굴을 몇번 뒤집어 주어야 했는데


허리를 구부릴수가 없어서 못했더니

헛이랑에 파뿌리보담 더 많이 내렸습니다.



2. 고구마 캐기

뜨거운 여름 햇볕이 침묵으로 키워낸 수확의 계절,

땀 냄새 나는 기다림 속에 열매도 익고,

나도 익고 너도 익고, 가을도 점점 익어갑니다.


벌써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어 수확의 때가 되었습니다.

요즘 날씨를 보면 가을이 언제 왔나 싶을 정도로

계절감이 빠르게 바뀝니다.




그러나 가을 땡볕이 만만치 않습니다.

따가운 가을 햇살이 여름을 잊은 듯 따갑게 내려 쪼입니다.


따가운 햇살이 지나간 자리마다 열매가 익느라

뜨거운 쉼을 몰아쉬고 있습니다.


배추들은 목이 탄다며 아우성이고

들꽃들은 가을이 늦다 투정을 해보지만,

곡식과 과일들은 자신들을 채워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새벽은 가을, 한낮엔 아직도 여름입니다.

여름 같은 날이 계속되다보니 입이 삐뚤어져야할 모기들이

심심하면 사타구니를 파고들어와 자존심을 건드리고,

꽃과 덩굴식물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어느덧 서리가 내리는 계절로 접어들고 있죠.

이제 고구마를 캘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 아직 남아있지만

요즘 산간지방 같은 곳은 기온이 9도 이하로 내려가면

고구마는 캐나마나...



10월 3일 고구마를 만나러 갑니다


지난 5개월 동안 땅 속에 묻혀 뿌리를 내리고 덩굴을 뻗으며

그들은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며

땅속에서 열심히 자신들의 몸매를 가꾸어 왔을 것입니다.


이 고구마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구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모양이 길쭉하든 잘룩하든..

고구마의 어딘가에

우리 식구들의 정성이 스며있기 때문입니다.


고구마가 사는곳 입니다


고구마 줄기가 이렇게 많이 퍼졌으니

당연히 고구마가 많이 달리지 않았을까

장갑에 모자까지 완전무장을 합니다

우선

고구마 넝쿨을 낫으로 자릅니다.

낫으로 비닐윗부분을 바싹 잘라내고

비닐을 찢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걷어냅니다.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를 반반 심었는데

어느게 어느건지 도통 모르겠고...


여기저기 고구마를 찾느라 삽질을 해대는데

서툰 삽질하다 고구마만 반토막을 냅니다


오랜만에 우리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웃고 즐기고 수확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며칠간 그늘에서 겉을 말리고 나서

박스에 넣어 둘 예정입니다.







3. 고구마(sweet potato)에 대하여

아메리카 대륙 열대지역이 원산지이나 열대와 따뜻한 온대지방에서도 널리 기른다.

줄기는 길게 땅 위를 기어가고 잎은 갈라지거나 갈라지지 않으며, 그 모양이 다양하다.

꽃은 깔때기 모양으로 붉은 자주색이고 잎겨드랑이에 모여 핀다.


고구마는 미국 남부, 아메리카 대륙 열대지방, 태평양의 따뜻한 섬, 일본, 소련, 한국 등에서 기르고 있다.

영양생식으로 증식해 뿌리나 잘라낸 줄기에서 싹이 나고, 사질양토와 같이 부슬부슬한 땅에서 가장 잘 자란다.

수확을 많이 하려면 적어도 4~5개월간 날이 따뜻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말린 고구마에서 녹말과 알코올을 얻기 위해 오래 전부터 농작물로서 심어왔다.


고구마의 원산지는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와 남미 베네주엘라오 약 2,000년 전부터 재배되어 왔다.

조선 영조 39년(1783년) 통신사인 조엄이 쓰시마섬의 사스나우라에서 고구마를 보고

그것이 좋은 구황작물(먹을 것이 부족할 때 식량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작물)이 될 것이라고 짐작하여

씨 고구마 몇 알을 부산진으로 보낸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흔히 간식으로 먹지만 옛날에는 쌀이 떨어졌을 때 밥 대신 먹었다고 한다.

찌거나 구워서 또는 기름에 튀겨 먹거나 밥이나 떡에 섞어 먹기도 한다.

알코올이나 녹말의 원료로도 쓰이며, 특히 녹말로는 당면을 만든다.

줄기나 잎을 나물로 먹으며 가축의 먹이로도 쓴다.


(1) 품 종

고구마는 여러 가지 품종이 있는데 우리 나라 사람들이 즐겨 식용으로 하는 고구마는

껍질의 색이 적색이고, 크기기 적당히 크고 모양이 고르며

표면이 매끈하고 육질이 분질이며 단맛이 강한 것이다.


(2) 성분

고구마는 대체로 수분함량이 60~75%, 전분 18~25%, 당1~5%, 단백질1~2%, 지방 0.2~0.5%,

섬유0.5~2%, 회분 0.5~2%를 함유하고 있다

고구마의 주성분은 전분이지만 소량의 포도당, 자당, 펜토산, 마니트, 이노시톨

그리고 점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고구마를 잘랐을 때 유백색의 점액이 나오는데, 이것은 얄라핀이라고 하는 수지배당체이다.

이 물질은 용해되지 않고 공기에 노출되면 흑변하여 제거하기 힘들다.

육질이 노란 고구마는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함유하고 있다.


(3) 변 색

고구마를 생으로 껍질을 벗기거나 잘라서 공기에 노출시키면 갈변하는데

이것은 폴리페놀 옥시다아제(polyphenol oxidase)가 페놀물질에 작용하여 갈색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효소는 수용성으로 피층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고, 물에 담그면 갈변을 방지 할 수 있다.


고구마는 한창 출하하는 요즘부터 겨우 내내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 주는 간식 중에 으뜸이다.

온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즐기는 고구마. 거기에 고구마는 김치와 궁합이 잘 맞으므로

고구마를 먹을 때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몸에도 좋고 맛도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기쁨이 있을 것이다.


요즘 막 수확한 토실토실한 햇고구마가 한창 나오고 있다.

가족의 건강과 아름다운 미모를 원하는 여성이라면

고구마를 즐겨 먹기를 권한다.


고구마는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모든 작물 중에서 가장 높아서

ha 당 부양 가능한 인구가 쌀의 2배 정도인 24.6명이나 된다고 한다.

또한, 고구마는 건조하고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고,

병해충에도 잘 견디며 안정성이 높다. 또한,

쓰이는 용도도 식용, 사료용, 주정용, 공업용, 식용색소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지상과 지하부까지 모두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미항공우주국에서는 우주에서 기르기에 가장 적당한 작물로서

개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고구마는 식용, 주류, 연료용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고구마가 우리 몸에 왜 좋은가?

○ 고구마에는 칼륨이 많아 체내 염분을 배출시켜 혈압을 내려 주고 조절해 준다.

○ 풍부한 식이섬유가 들어 있고, 얄라핀즙이 들어 있어 변비해소에 특효가 있다.

○ 고구마에는 식물프로게스트론이 들어 있어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좋다.

○ 자색고구마는 동맥경화 등의 혈관질환 예방에 좋고,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

○ 좋은 고구마는 색깔이 짙고 너무 크지 않으며 광택이 나며 매끈한 것이 최상품이다.

○ 고구마는 베타카로틴을 함유하고 우수한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어 생으로 먹으면 비타A를 많이 섭취할 수 있다.


입맛에 맞춰 고구마 구입하는 요령

○ 토실토실 알밤을 맛보려면 밤고구마를 구입한다.

○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즐기려면 호박고구마(속노랑고구마)와 물고구마를 구입한다

○ 군고구마를 해먹으려면 물고구마나 호박고구마가 좋다.

○ 생식용으로는 먹으려면 물고구마나 자색고구마 등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좋은 고구마 고르는 요령

○ 고구마는 색깔이 곱고 너무 크지 않으며 매끈한 것이 좋다.

○ 잔털이 많은 것은 육질에 섬유소가 많아 맛이 좋지 않다.

○ 고구마의 색깔은 엷은 것보다 진한 것이 좋다.

○고구마는 습한 땅에서 생산한 것보다 마른 땅에서 생산한 것이 더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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