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태백산(1566.7m)

        ○ 위치 : 강원 태백시 문곡동, 영월군 상동면 천평리, 경북 봉화군 석포면        ○ 코스 : 유일사매표소~유일사삼거리~유일사쉼터~장군봉~영봉~문수봉~소문수봉~당골        ○ 일자 :  2008. 2. 10(일)        ○ 시간 : 5시간 /맑음

      설악산·오대산·함백산 등과 함께 태백산맥의 ‘영산’으로 불린다. 최고봉인 장군봉과 문수봉을 중심으로 비교적 산세가 완만해 경관이 빼어나지는 않지만 웅장하고 장중한 맛이 느껴지는 산이다. 산 정상에는 예로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어매년 개천절에 태백제를 열고 천제를 지낸다.

      우리나라 삼신산 중의 하나로 산 정상에는 태고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고, 그 곳에서의 해돋이와 해넘이가 장엄하며, 겨울에는 흰눈으로 뒤덮인 주목군락의 설경이 아름다워 사람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크고 하얀 산 ‘한밝뫼’ 한은 절대자, 진리, 크다, 넓다는 뜻, 그리고 흰 것은 태양 광명을 나타내는데, 하늘을 향해 제의를 올리거나, 혹은 제단이 있는 신성한 산에 이런 이름이 붙는다고 ‘혼불(최명희)’에 쓰여 있다. 하늘에 제사 지내는 단(壇)은 지리산에 노고단, 마니산의 참성단이 있다

      볼거리로는 산 정상의 고산식물과 주목 군락, 6월 초순에 피는 철쭉이 유명하다.태백산 일출 역시 장관으로 꼽히며, 망경사 입구에 있는 용정은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솟는 샘물로서 천제의 제사용으로 쓰인다. 태백석탄박물관과 구문소 자연 학습장으로 연계되는 코스는 화석, 지질구조, 석탄산업의 발달사 등 학생들에게 유익한 현장 학습이 될 수 있다.

      화방재는 어평재라고도 불리는데, 고갯마루 서쪽 기슭의 어평이라는 마을 이름에서 유래됐다 한다. 태백산신이 된 단종의 혼령이 어평에 이르러 ‘이곳부터 내 땅(御坪)’이라 했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지명이다. 한편 <태백의 지명유래>라는 책에는 고갯마루 기슭에 진달래와 철쭉이 많아서 화방재라 불렸다고 적고 있고, 혹자는 ‘꽃방석고개’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산행기를 남긴 고 김장오 선생의 글에는 일제 강점기 때 설치된 ‘방화선’의 한 부분이어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쓰고 있다.나는 김장오 선생쪽에 더 신뢰가 간다.

차멀미 새벽에 달려온 태백산이 멀기는 먼가보다 유일사 쉼터에 도착할 때까지도 꼴찌다

유일사매표소 평탄한 등산로가 전개되어 워밍업이 좋은 코스 매표소를 지나니 넓은 등로는 빙판길이다. 시멘트도로 빙판 위를 걷는 철거덕거리는 발자국 소리 반지의 제왕에서 괴물부대 전쟁터 나가는 소리가 난다

첫 갈림길 우측의 유일사 방향과 좌측의 유일사쉼터 방향이다. 우측 낙엽송 숲속으로 빨려든다.

서서히 오름길의 연속. 아이젠을 착용한 탓으로 제법 힘들다 /유일사2km, 천제단3.6km, 유일사매표소0.5km, 유일사쉼터1.3km

유일사 안부 갈림길 대간길 능선에 선다 찬바람이 넘어오는 화방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능선삼거리 고갯길을 오르느라 힘들었는지 간식으로 허기를 메운다 /유일사쉼터, 사길령매표소1.9km

작은 오름끝 1275봉 능선에 3층석탑이 있다 다시 내리막을 내려서 능선을 따라 계속 직진한다

유일사 쉼터(1260m) 유일사에서 설치한 인양기가 있는 사거리 안부. 매표소에서 오르는 사람들이 합쳐져 시장을 이룬다 아예 줄을 서서 러시아워를 방불하게 한다

태백산의 등로는 비교적 유순한 편이지만 가파른 길목마다 숱한 사람들이 수북히 쌓인 눈을 밟고 올라 움푹 패인 발자국 계단이 생겨 덕분에 디디고 미끄러지지 않고 쉽게 오른다. /천제단1.7km, 사길령매표소2.4km, 유일사100m

망경사 갈림길 주목군락지에 올라서니 제법 따뜻한 햇살이 마중 나왔다 오른쪽에서 날을 세운 바람이 간간 귓바퀴를 때린다

주목 수백 년의 아름드리 주목들이 많이 보인다. 눈이 오면 오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의 아름다움

속이 빈 나무마다 더 이상 손상 되지 않도록 우레탄발포수지로 속을 채우고 에폭시수지로 인공수피를 만들어 놓았다

주목 군락을 지나 계속 오르막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누려야하는 몸부림으로 고사된 주목 숲 너머로 함백산이 들어섰다 /망경사0.6km, 유일사3.3km, 천제단,

장군봉(장군단, 1566.7m) 하늘이 열리고 정상에 선다. 태백산- 밝고 큰산, 한밝뫼, 한배달로 불리기도 한다 긴 허공을 바로 지나 자연에 들어서 /直過長空入紫煙 그제야 알고 보니 절정에 올랐구나 /始知登了最高 한 덩이 흰 해는 머리 위에 나직하고 /一丸白日低頭上 사면의 뭇 산들은 눈앞에 떨어지네 /四面群山落眼前 몸이 구름 쫓아가니 내가 학을 탄 것인가 /身逐飛雲疑駕鶴 -‘태백산을 오르다(登太白山)’ /안축

한배검 대종교에서, ‘단군’을 높여 부르는 말. 단군 숭배 사상을 기초로 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족 종교다 북으로 함백산과 매봉산까지 이어지는 대간이 힘차 게 뻗어 있다. 멀리 구룡령까지 하얀 세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영봉(천제단, 천왕단 1560.6m) 위쪽은 원형이고 아래쪽은 사각형이며 하늘은 둥굴고 땅은 네모나다는 사상이다. 천제단 일대는 장터보다 더 북적댄다. 사람이 밀려 그곳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

아래로 내려서면 거대한 묘비명을 닮은 정상석을 두고 어디서 몰려왔는지 사진을 찍기 위한 소란한 쟁탈전이 이어진다

바람을 피해 한켠에 자리를 마련한다 정상주. 그간의 힘든 순간을 잊는다 /중식 12:55 출발 /당골광장4.4km, 유일사매표소4.0km, 사길령매표소4.1km, 백단사매표소4.0km, 망경사0.5km, 문수봉3.0km

하단 밀양박공지묘. 바로 뒤에 태백산 하단이 있다. 하단은 옛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3기의 천제단 중의 하나다. 천왕단이나 장군단에 비해 규모가 가장 작고 이름도 알 수가 없어 하단이라고 불리운다.

부소봉(1,546.5m) 단군의 아들인 부소왕의 이름이다. 부소봉 사면길은 온통 철쭉과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사면으로는 전나무와 주목이 점점이 덮여있는 둥근 동산이다

그 나무들 사이로 문수봉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부쇠봉 우회로 갈림길을 지난다.

부소봉 마루의 서쪽을 비껴가면서부터는 주목의 시린 기운이 고산 특유의 고적감을 안겨 준다. 주목 사이로는 철쭉이 무리지어 있다. 철쭉의 앙가슴에서 봄을 예감해 보는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문수봉2.2km, 천제단0.8km

망경사 갈림길 왼쪽이 망경사 가는 길 주목이 기다리는 안부는 흰색벌판이다 앞서가는 이들 뒤로 내쫓고 벌거벗은 나무들 사이로 사라진다 /망경사0.6km, 문수봉1.9km

당골 갈림길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길을 뒤로하고 문수봉의 속삭임에 꼬여 자작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문수봉으로 내지른다 /문수봉0.4km, 천제단2.6km, 당골광장3.9km

금천갈림길 눈썰매를 생각나게 하는 경사진 길을 미끄러지다시피 내려서고 다시 슬쩍 고개 쳐드는 길에서 주춤거리고 문수봉 마지막 오름에 힘이 부치지만 쉬엄쉬엄 문수봉에 올랐다 /문수봉130km, 천제단2.9km,

문수봉(1517m) 태백산 동쪽 봉우리로 바위들로 되어 있는 특이한 봉우리 돌탑 4기가 서 있다. 옛날 이봉우리의 바위로 문수불상을 다듬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며, 그래서인지 문수봉은 돌너덜이다. 돌무더기를 멀리서 보면 마치 눈이 쌓여 있는 듯하다하여 태백산의 이름이 이곳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중간쯤에 있는 돌탑은 그 모양이 좀 특이하다 북쪽으로 함백산 나타나고 가시거리 불량으로 대간은 숨어들었다 너덜겅을 조심스레 옮겨 다니며 장군봉에서 놓지 못한 끈을 문수봉에서 풀어 놓는다

장군봉 아래 만경사가 졸고 있는 풍경에 평화가 숨어있고 스르르 이어지는 부쇠봉도 너무 펑퍼짐해 졸립다 태백은 너무 순해서 좋다

함백산 오른쪽 뒤에 선 매봉산의 풍력발전기가 희미하게 들어온다 /소문수봉0.8km, 천제단3.0km, 당골광장4.0km

소문수봉 갈림길 이렇게 호젓하고 아늑한 곳에 서면 세상 사람들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아는 은밀한 곳에 들어앉은 기분이다 저 김용택 시인의 싯귀처럼 공연히 웃음이 나몰래 흐드러지는 기분이 되는 것이다 /소문수봉0.4km, 문수봉0.4km, 당골광장3.6km 성3.5km

소문수봉 소문수봉엔 거의 산객들이 찾지 않는다 문수봉에서 와글대다가 대게 당골광장으로 바로 하산하기 때문이다

소문수봉엔 감춰 논 듯한 비밀병기가 있다 둔탁하지만 갈맷빛 여운을 남기며 슬쩍슬쩍 파도치는 산그리메 이 얼마나 보물같은 그림들인가 저 그리움을 다시 만난다 짐승 귀 같은 달바위봉 우쭐대는 조록바위봉

아무도 없는 소문수봉에서 산그림들과 놀고, 또 놀다가 아쉬움 훌쩍 던져두고 제당골로 내려선다 /문수봉0.8km, 광장3.8km, 천제단3.8km

당골갈림길 조용한 능선길 겨울바람이 힘들어 안내판 날개가 떨어졌다 부부가 함께 걷는 걸음 속도를 맞출 사람도 없으니 휘적휘적 금새 안부로 내려선다 /소문수봉0.8km, 금천4.0km, 문곡3.2km

샘터 눈썰매 타기 좋은 하산길 참나무 사이로 따사로운 햇살이 깔리고 겨우 머리를 디밀어야 맛볼 수 있는 샘터 지나면서부터 경사는 다소 완만해지더니 단군성전 갈림길을 지나 다시 소문수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제당갈림길 병풍바위 지나면 하늘정원이라는 전망대가 있다 나무다리를 건너고.. 윤씨산당도 지나고.. /소문수봉1.5km, 문수봉1.7km, 당골광장2.3km

당골광장 넓은 하산길이 오궁썰매터 어릴적으로 돌아가는 즐거운 시간이다

광장은 이미 끝난 조각전시장 잔해들 두 손으로 사랑의 하트를 만든 눈조각 안에서 젊은이들이 즐거운 표정으로‘사랑’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우리도 ‘사랑’도‘젊음’을 찾아 광장을 돌아다닌다 /문수봉4.0km, 천제단4.4km, 망경사3.9km, 당군성전0.2km,수원지0.2km, 윤씨산당0.7km

제4주차장 눈발이 없어 황량한 들, 철쭉가지 끝에 상고대 피지 않은 들... 어떠랴 늘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겁게, 그리고 때로는 힘든 것에도 감사하게 여기며 주차장에서 태백산 산문을 닫고 나간다

눈길에서 하루종일 함께하며 웃고 떠들고... 올 한해도 건강하세요^^

이날 생애 최고로 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인물사진 90장, 산행사진 85장, 주목사진 50장 225장의 사진 때문에... 산에서 남 쉴 때 쉬지 못하고 항상 제일 늦게 출발하고 사람에 밀려 촬영시간이 평소 두배 걸리고 온 종일 장갑도 벗고 손가락조차 무감각.. 집에 와서 사진 정리하느라 고생하고 정말 죽는 줄 알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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