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팝나무 꽃. 초록에 내려앉은 꽃이 하얀 눈을 닮았다. | ⓒ 이돈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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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 꽃이 활짝 피었다. 꽃이 하얗다. 눈이 내렸나 싶을 정도로 새하얀 꽃이 수북하게 내려앉았다. 팝콘을 튀겨 놓은 것 같기도 하다. 이 하얀 꽃 덕분에 거리가 밝아졌다. 하늘빛까지도 환해진 것 같다. 꽃을 바라보는 행인들의 마음까지도 밝혀준다. 발걸음마저 가볍게 해준다. 이팝나무는 '쌀나무'로 통한다. 꽃의 생김새가 쌀밥처럼 생겨서다. 새하얀 꽃이 정말 쌀밥처럼 생겼다. 꽃잎이 가느다랗게 넷으로 갈라져 나왔다. 꽃잎 하나하나가 모두 흰 밥알처럼 생겼다. 이 꽃이 활짝 피면 풍년이 든다는 꽃이다. 듬성듬성 피면 한발과 흉년이 든다고 전해진다. 하여, 옛날 우리 선조들은 이팝나무의 꽃이 만발하기를 바랐다. 그 꽃처럼 쌀밥 한번 배불리 먹어보는 게 소원이었던 시절이다. 옛날 쌀밥은 서민들이 감히 먹을 수 없는 귀한 밥이었기 때문이다. 쌀밥은 왕족이나 양반네들만 먹는 밥이었다. 이씨(李氏)들의 밥이었다. 벼슬을 해야만 이씨 임금이 내려주는 흰 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쌀밥을 '이(李)밥'이라 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 ▲ 이팝나무 꽃. 꽃잎 하나하나가 밥알을 닮았다. | ⓒ 이돈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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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팝나무 꽃. 봄에 내린 눈 같다. | ⓒ 이돈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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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팝나무는 '이밥나무'의 발음이 변해서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마음씨가 고약했다. 이 집은 평소 잡곡밥만 지어 먹었다. 하루는 며느리가 집안의 큰 제사를 맞아 쌀밥을 짓게 되었다. 모처럼 쌀밥을 짓게 된 며느리는 걱정이 앞섰다. 혹시나 밥을 잘못 지어 시어머니한테 야단을 맞을까봐서. 그래서 며느리는 밥이 다 될 때쯤 주걱으로 밥알 몇 개를 떠서 먹어 보았다. 뜸이 제대로 들었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때 시어머니가 부엌으로 들어온다. 시어머니는 주걱으로 쌀밥을 퍼서 먹고 있는 며느리를 보고 크게 야단을 쳤다. 며느리가 쌀밥을 몰래 먼저 퍼서 먹는다는 이유였다. 며느리는 한 마디 변명도 못하고 야단을 고스란히 맞는다. 너무 억울한 며느리는 그 길로 집을 뛰쳐나가 뒷산에 목을 매 죽고 만다. 이 사실을 안 동네 사람들이 며느리를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준다. 이듬해 봄, 그 며느리의 무덤에서 흰 꽃이 많이 핀 나무가 돋아난다. 그 꽃이 이밥(쌀밥)을 닮았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쌀밥에 맺힌 한으로 죽은 며느리의 넋이 변해서 핀 꽃이라 여겼다. 그래서 꽃나무 이름을 '이밥나무'라 했다고 한다. | ▲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이팝나무 꽃. 하얀 꽃이 주변까지 밝혀준다. | ⓒ 이돈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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