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4대강 정쟁 삼는 정부·감사원·환경부 카르텔 맞서 싸울 것"

감사원 발표에 환경부 즉각 '4대강 보 존치' 선언...

"대통령 하수인 된 한화진 장관 사퇴하라"

 

/유창재  

 


환경단체들이 '4대강 보 해체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감사원과 '4대강의 모든 보 존치'를 공식 선언한 환경부를 향해 강력히 맞서 싸울 뜻을 밝혔다.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감사원의 감사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대통령의 하수인이 된 환경부의 수장 한화진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때 보 해체 등의 결정을 내린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이 과학적 신뢰성이 없고, 잘못된 경제성 분석을 했다는 4대강 사업 관련 5차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자 환경부는 같은 날 오후 "감사 결과를 존중하며, 후속 조치를 즉각 이행하고, 국민 안전을 위해 하천 정비를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행동은 "감사원의 결과 발표와 동시에 보도자료 배포가 이루어졌다. 마치 사전에 모든 것이 짜여진 듯 진행됐다"면서 "확정된 보 처리방안은 미적거리면서 손을 놓고 외면한 채 직무를 유기하더니, 여당과 정부의 4대강 부활의 주문에는 이토록 빠르고 충실하게 응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2021년 1월 국가물관리 위원회에서 보 처리방안을 확정했고, 그해 4월 보 처리방안 이행을 위한 세부계획 수립 용역이 시작됐다. 다음해인 2022년 6월 용역이 완료됐지만, 2023년 4월까지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특히 시민행동은 "과연 환경부가 감사 결과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심스럽다. 보 처리방안 확정 근거 기초자료를 더 합리적으로 평가를 하라는 권고였다"면서 "감사원이 주장하는 과학적인 평가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4대강 조사평가단기획위원회 구성 관련 주장도 제대로 평가해서 보도자료를 배포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환경부는 어찌 된 일인지 보 처리방안 전체를 부정하는 것을 뛰어넘어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있다. 이는 직권남용"이라며 "(환경부) 장관 스스로 감사원의 하급기관이며 대통령의 하수인인 것을 인정한 셈이고, 지금까지 환경부가 수년간 직접 시행하고 진행해온 모든 업무에 대해 부정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시민행동은 "한화진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 정부의 보 해체 결정이 성급하고 무책임했다고 일갈했다"면서 "하지만 2017년 4대강 보에 대한 지시가 있었고, 2019년 4대강조사평가단의 평가가 완료되었고, 2021년 1월에서야 최종 결정이 되었다. 해체를 결정하는데 만 햇수로 4년이 걸렸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성급하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MB정부 시절 4대강 16개 보를 건설하겠다는 결정은 밀실에서 3개월여 만에 이루어졌다. 바로 그것이 성급하고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16개 중 5개 보에 대해서 상시 개방, 부분해체, 해체 결정이 이루어진 것이 무엇이 성급하고 무책임했다는 것인지 한화진 장관은 되려 입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감사원을 향해서는 "감사원의 결과로는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재심의 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결정을 뒤집을만한 중대한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규 댐 건설과 하천 준설 발표는 그야말로 뜬금없다"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하천별로 유역의 특성과 기후를 분석해야 하며, 유역물관리위원회의 논의와 유역종합계획을 통해 이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하천 특성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 없이 댐건설과 준설을 정치적 수사로 언급하는 환경부 장관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 장관은 스스로 학자적인 양심조차 지켜내지 못하는 정부의 최악의 수장임을 보여주고 있다. 환경부 본연의 존재가치를 입증할 수 없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면서 "정권의 앞잡이로 대통령의 코드에만 맞추어 정부 부처가 운영된다면 민주주의는 다시 권위주의 정권으로 회기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전했다. 

끝으로 시민행동은 "이에 우리는 대통령의 하수인이 된 환경부의 수장 한화진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다"면서 "아울러 환경부가 감사 결과에 대한 충분하고 제대로 된 분석 자료를 국민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들은 "기존의 보 처리방안의 재심의가 아니라, 자연성 회복 방향에 따라 이행해야 함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며 "지금까지와 같이 국민의 의견을 묵살하고 재심의를 강행한다면, 금강 영산강 온 생명들의 이름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을 선언한다"고 알렸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20일 '4대강 파괴 정책으로 회귀하려는 환경부 장관은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향후 더 과학적인 평가를 하라는 감사원의 권고와 무관하게 앞뒤 없이 4대강 보 사수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최소한의 명분과 근거조차 없이 4대강사업 정권인 이명박 정부로의 회귀를 정치적으로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와 한국환경회의는 대통령 눈치에 못 이겨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정권의 앞잡이로서 자리만 보전하려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다"면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맹탕 감사에도 불구하고 허겁지겁 전 정권의 모든 결정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대강 파괴 정책으로 회귀하려는 환경부 장관은 사퇴하라

 

7월 20일 환경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감사원이 발표한 ‘금강·영산강 보 해체 및 상시개방’ 공익감사 결과를 존중하며, 감사 결과 후속 조치를 즉각 이행하고, 국민 안전을 위해 하천 정비를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더 과학적인 평가를 하라는 감사원의 권고와 무관하게 앞뒤 없이 4대강 보 사수 결론을 내린 것이다. 최소한의 명분과 근거조차 없이 4대강사업 정권인 이명박 정부로의 회귀를 정치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와 한국환경회의는 대통령 눈치에 못 이겨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정권의 앞잡이로서 자리만 보전하려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맹탕 감사에도 불구하고 허겁지겁 전 정권의 모든 결정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 환경부의 주장처럼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이 재심의 되어야 한다면, 감사 결과 보 처리방안 결정 과정의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었어야 한다. 감사원은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평가를 주문했을 뿐,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보를 목적대로 활용하라는 조치를 권고한 바 없다. 감사원이 제기하는 문제점 그 무엇도 지난 보 처리방안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을 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기 때문이다. 정권의 지원기관을 자임하는 감사원조차도 5차 감사에서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지 못한 것이다.

 

환경부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다시 숙독할 것을 권고한다. 감사원은 “충분한 기초자료에 근거한 과학적, 객관적 분석 결과가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에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조치 사항을 통보했다. 따라서 환경부가 해야할 일은 기존 보 처리방안의 재심의가 아니라 더욱 “충분한 기초자료”를 만들고 자연성 회복 처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기존의 보 처리방안을 재심의하라는 통보는 보고서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감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보 처리방 재심의’, ‘4대강 보 정상화’ 등의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정도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이라면 향후 감사 대상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앞뒤 없이 신규 댐을 건설하고 준설을 하겠다는 발표 역시 황당한 수준이다. 환경부 장관으로서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수자원장기종합계획, 하천기본계획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있는지 묻고 싶다. 오송 침수 사태에서 보듯 하천별로 하폭확대, 제방관리 등 유역과 수계의 특성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역별 특징에 따른 관리를 하도록 만들어진 기구가 유역물관리위원회이며, 유역종합계획인데 정작 해야 할 기본적인 업무를 방기하면서 장마에 대한 최소한의 진단과 근거조차 없이 정치적인 판단을 앞세워 댐 신설과 준설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검토를 통해 정말 필요하다면 적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겠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기존의 구조적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크다는 것이 물관리 전문가들의 중론이 아닌가.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기후위기 시대,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것이다. 지금의 환경부는 오직 정치적 이익에 골몰하여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만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직도 여름에는 보를 개방하지 못한 4대강에 독소를 품은 녹조가 만발하고 있다. 건강한 지구와 국민을 위해, 환경부는 지금이라도 4대강의 자연과 국민의 건강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2023.7.20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한국환경회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