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사라졌다

지자체와 시민들이 나서 꿀벌 살릴 다양한 방안 찾아야

 

꽃을 둘러싸고 '윙윙' 거리며 날던 꿀벌이 없다.

어쩌다 한두 마리가 보일 뿐 군무를 펼치면서 내는 '윙윙' 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꿀벌이 사라졌다'는 뉴스가 사실인 모양이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할 것"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농작물 1/3 정도가 곤충의 꽃가루 수분을 통해서 생산되며

그중 80%가 꿀벌의 수분 작용으로 농작물이 수확된다고 한다.

꿀벌은 그만큼 우리에게 소중한 곤충이지만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한해 사이 많은 꿀벌이 사라졌다고 한다.

응애류와 같은 해충이나 농약, 새로운 병원균 발생, 이상기온 등 기후변화로 꿀벌이 사라져

봄 개화기에 수분용 곤충을 구하지 못해 과수농가의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세계 벌의 날인 5월 20일을 앞두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안동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함께 발표한 보고서

<벌의 위기와 보호 정책 제안>을 찾아보니 더욱 심각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 안동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꿀벌의 위기와 보호 정책 제안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벌은 아까시나무, 밤나무, 유채 등 다양한 밀원식물의 꽃꿀과 꽃가루를 섭취해 면역력을 강화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되는 천연 꿀의 약 70%의 원천이 되는 아까시나무의 노령화 등으로 인해

한국의 밀원 면적은 지난 50여 년간 약 32.5만 ha가 사라졌다.

밀원식물의 급감은 꿀벌의 영양 부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꿀벌은 기생충인 응애, 농약 및 살충제, 말벌 등 피해에 더욱 취약해진다.

 

그 결과 최근 141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지는 등

꿀벌 군집 붕괴 현상(CCD)이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밀원 면적 30만 ha로 확대 ▲국유림·공유림 내 다양한 밀원 조성

▲사유림 내 생태계 서비스 제공 조림의 직접 지불 확대 ▲생활권 화분 매개 서식지 확대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 설립을 꿀벌 폐사의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린피스와 안동대가 제안한 밀원 면적 30만 ha는 축구장 42만8500개라고 한다.

꿀벌 집단 폐사를 막으려면 이와 같은 크기의 꽃밭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 곳에 만들기는 힘들겠지만 다양한 방법을 찾아 밀원 화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봉 산업법상 밀원식물은 매실나무와 동백나무 등 목본 25종과 유채와 해바라기 등 초본 15종이다.

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변이나 자투리 정원, 도시 옥상 공간, 베란다 등에도 꽃을 많이 심어야 한다.

특히 꽃향유, 금잔화, 과 꽃, 기생초, 구절초 등이 권장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도심 속 공원이나 건물 지붕, 버스 정류장 등에도

정원을 조성해 밀원식물을 심어 꿀벌을 보호한다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꿀벌을 살리는 다양한 방안을 지자체는 물론 시민들도 찾아야 한다.

봄, 여름, 가을 등 계절마다 많은 꽃을 피울 수 있는 식물을 심는 것은 물론

해충을 잡고, 이상기후를 막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인슈타인 박사의 말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할 것"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집으로 못 돌아오는 꿀벌, 머리 나빠졌기 때문"

사라진 꿀벌들, 그것이 알고싶다 ②

 

정철의 한국양봉학회 회장 지난해 제주도를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양봉농가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벌집 붕괴 현상'이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함양군 또한 관내 전체 양봉농가 중 반이 넘는 농가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으면서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벌집붕괴 현상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방제제에 내성이 생긴 응애를

 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관련 학계 등으로부터 

분석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간함양은 벌집붕괴현상 피해 현황 파악을 비롯해 

관련 학계 전문가로부터 현상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과 조언을 들어본다.

또 이 현상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일본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와 양봉협회 관계자를 만나

 사건 경과와 원인규명 방식, 대응과정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기자말] 지난 1편에 '사체마저 사라졌다, 그 많던 꿀벌은 어디로 갔을까'에서는

꿀벌 집단 실종사건에 대한 경남 함양을 비롯한 전국적인 피해 현황과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양봉농가들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벌집군집붕괴현상 CCD(colony collapse disorder)와

관련해 정부는 '응애'가 주요 원인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발생한 이 벌집군집붕괴현상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주간함양>은 그 답을 듣고자 한국양봉학회 회장인 정철의 안동대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살충제와 꿀벌 응애의 영향 외 영양 공급도 문제"
 
벌집군집붕괴현상은 2006년 여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최초 보고됐다.

당시 이동양봉 농가들을 중심으로 벌통에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났고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러 과학자들이 이러한 현상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정철의 교수는 "여름철 벌통 내에서 꿀벌들의 정상적인 활동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다 나가버리는 현상이 발견되면서 실종사건으로 알려지게 됐다.

 

그래서 이 실종사건에 대해 과학자들이 직접 점검에 나섰고 그 결과 큰 틀에서

첫번째는 꿀벌들이 몹시 심한 스트레스에 쌓여있다는 점,

두번째는 꿀벌들이 집을 나가서 못 들어오는 꿀벌들이 있다는 점

이 두가지 현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실종되는 벌통 안에서 나타나는 기본적인 어떤 병해충에 대한

징후가 있는지를 보았는데 그 당시 이스라엘 급성 마비 바이러스가 많이 있었다는 점과

또 이런 바이러스들이 거의 대부분 이 꿀벌 응애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꿀벌 응애와 연관돼 있는 바이러스에서 실종사건에 대한 실마리가 있겠다고 본 것"이라고 전했다.

응애는 거미강 진드기목 가운데 후기문아목을 제외한 거미류의 총칭으로

몸길이 1~2mm의 작은 동물군이다. 응애는 꿀벌의 몸 안에서 번식하는데

꿀벌이 꿀을 모으러 나갈 때 꿀벌이 모은 꿀에 응애의 알이 묻어 전염된다.

 

전염된 꿀을 다른 꿀벌이 섭취하면서 응애가 꿀벌 몸 안에서 번식하게 되는데

이때 꿀벌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도 한다.
정 교수는 당시 미국내에 응애와의 연관성과 더불어

살충제 문제와 영양공급 문제도 보고된 바가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또 한 가지는 꿀벌들의 학습 능력이나 기억력이 나빠지면서 집을 나가서

못 돌아온다는 점인데 살충제에 꿀벌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부분을 그 원인으로 본 것이다.

그러면 어떤 살충제에 의해 꿀벌들이 머리가 나빠지는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전형적인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계의 살충제가 지목됐다.

아주 낮은 농도로 오랫동안 노출이 되다보니 머리가 나빠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네오니코티드계 살충제는 시스템 농약으로 식물의 뿌리에 시비하여

식물 전체를 살충제로 코팅해 딱정벌레와 진딧물로부터 식물을 보호한다.

 

영국 뉴캐슬 대학 제랄딘 라이트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가지고

꿀벌 생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실험 결과 살충제에 노출된 벌레들의 뇌 특정 부분이 사라지거나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공급 문제에 대해 정 교수는 "살충제와 꿀벌 응애의 영향 외에 영양 공급 문제도 드러났다.

지속적이면서 적절한 영양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세히 말하면 꿀벌들은 야생의 꽃꿀과 꽃가루를 먹이로 하는데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다 보니

대부분 설탕물을 사양하거나 인공으로 꽃가루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 화분 떡 등을 제공한다.

이것 또한 충분하지 않거나 특정한 밀원에만 의존했을 때 영양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2006년부터 10년 가까이 미국에서는 이런 벌집군집붕괴현상 광풍이 큰 이슈로 남아있으면서

여러 점검들이 지속되어 왔다.

병해충 관리, 벌통 안 약품 오염, 농약, 먹이식 밀원 문제 등의 검토와 함께

현상 정황들에 대한 체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꿀벌들이 대규모 화분 매개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앞서 말한 문제들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벌들의 환경이 더 악화된 점도 추가적인 문제의 원인으로 발견된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꿀벌들이 한차례 대규모 이동을 하는 게 화분 매개를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동남부에 있는 꿀벌들도 서부까지 화분 매개를 하러 몇천 킬로미터를 이동을 한다.

 

그 과정에서의 꿀벌들의 스트레스가 큰데 앞서 원인으로 지목된 문제들도 섞이면서

환경적인 부분에 있어 꿀벌들이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벌집붕괴현상 원인, 미국-유럽과 차이 있어
 
2006년 미국에서 벌집군집붕괴현상이 확인된 뒤, 전 세계적으로 꿀벌 실종사건이 해마다 보고됐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는 복합적인 요인이 꿀벌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약에 대한 검사는 더욱더 세밀하게 진행돼 왔다.

미국에서는 옥수수 파종 이후 벌이 죽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많은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정 교수는 "요즘 상당히 많은 농약들이 일반적으로 뿌리는 것이 아닌

종자에 코팅을 하는 방식으로 살포된다.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도 그렇다.

미국과 유럽 같은 경우 옥수수 농장들이 많은데 옥수수 파종을 하고 났더니

벌이 죽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옥수수 종자에 농약 코팅을 하고 트랙터로 밭을 갈면서 씨를 뿌리는데

코팅돼 있는 농약들이 그대로 땅속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힘을 받으면서

땅속에 들어갈 때 일부 농약 파편들이 주변으로 분진의 형태로 퍼져

주변 생태계를 오염시킨 것이다.

 

그래서 이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가 대부분의 종자에서 빠져나오면서

꿀벌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유럽과는 달리 아시아권은 이러한 유형의 피해 사례가 나타나기 힘들다고 봤다.

그는 "우리 아시아권에서도 그런 일이 있는가 재작년에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는데

종자코팅과 관련 꿀벌 폐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권은 벼농사를 주로 하기 때문에 볍씨에 코팅을 해도 물속에 들어가기 때문에

미국 사례와 같은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미국 내 꿀벌실종 사례들을 설명하면서 정 교수는 미국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했을 때 현상 패턴에 있어 차이를 보였다고 했다.

정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벌집군집붕괴현상이 발생한 시기가

대부분 겨울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년에 걸쳐 월동 폐사가 심각하게 일어났는데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났던 것과는

패턴에 있어 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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