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Mug? No Coffee

 

일회용 컵 안 돼요”, 커피 한 잔 너머의 혼란

한 손엔 스마트폰, 다른 손엔 차가운 음료. 무더운 여름 현대인의 필수품입니다.

때문에 요즘은 어딜 가나 버려진 일회용 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은 수백 년 동안 썩지도 않는다는데,

나보다 몇 배는 오래 살 이 수많은 플라스틱 컵들이

다 어디로 갈까 한번쯤 걱정해보셨을 겁니다.

 

일회용 컵 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가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습니다.

81일부터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전면 금지됩니다.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과태료는 매장 규모와 적발 횟수에 따라 5만원에서 최대 200만원까지 책정됩니다.

매년 늘어나는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매장 내에서만이라도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친환경 생활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입니다.

 

취지는 좋은데, 정작 현장에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 아르바이트생은 물론 손님까지

모두 갑작스러운 변화가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업주들은 일회용 컵 금지로 일거리가 늘고 음료 제조 시간도 길어져

매출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입니다.

 

매장 내 손님보다 컵 개수가 적을 경우, 손님이 일회용 컵을 요구하고

매장에서 마실 경우 등 곤란한 상황에도 대처해야 합니다.

 

산더미 같은 설거지 거리와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손님의 화풀이는

아르바이트생의 몫입니다. 손님들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매장에 잠깐 머물다 나가는 경우에는 다회용 컵에 음료를 받고

나가기 전 일회용 컵으로 옮겨야 하는데,

과정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결국엔 일회용 컵을 사용하니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다회용 컵이 위생적이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손님이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원하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머그컵 사용 상관없이 일회용 컵에 대한

안내를 받았는지부터 단속한다고 합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손님들의 인식입니다.

아직 시행 초기라고 해도 손님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불편해져야 한다는 것에 반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그컵의 위생상태도 믿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컵을 사용하는데 자외선 소독기 같은

위생 처리가 안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일회용 컵에 대해 어떤 모습일까요?

영국의 Boston Tea Party(BTP)는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중단하면서

테이크 아웃 고객이 24%나 줄었습니다.

 

WIFI라는 카페에서는 일회용 컵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4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머그잔 사용하거나

2. 머그잔/텀블러를 가지고 오거나

3. 재사용 컵을 대여하거나

(보증금을 지불하고 이후 컵을 반납하면 돌려준다고 합니다)

4. 재사용 컵을 사거나

 

BTP의 이러한 정책은 매출을 감소시켰지만 사람들이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상이 되는 날까지 이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합니다.

 

이처럼 해외에서 크고 작은 카페들에서도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들의 인식 변화입니다.

BTP의 대표 바리스타 Brown"고객들이 컵을 들고 다니는 것은

쇼핑을 위해 차에 가방을 넣고 타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것은 단지 적응의 문제이다"라고 말하며

카페를 즐기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텀블러, 머그컵을 들고 다니는 일은 귀찮은 일입니다.

혹은 카페에서 머그잔을 사용하는 것은 위생적으로 불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환경을 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환경부와 각 매장들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카페를 이용하는 우리가

보다 환경을 위한 인식을 가지면 좋을 것입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커피 한 잔 너머의 혼란이 가라앉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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