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북반구, 얼어있던 고대 바이러스 녹으면 대재앙
조용하던 사무실이 갑자기 휴대전화 경보음으로 가득찼다. 폭염경보를 알리는 안전 안내 문자다.
행정안전부는 16일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과 강원 일부(횡성ㆍ춘천 등 4개 지역)ㆍ
경기 일부(성남ㆍ가평 등 19개 지역)지역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전국의 절반 이상이 폭염주의보에서 폭염 경보로 강화되며 때 이른 폭염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 전날 최고기온(33.2도)을 넘어섰다.
평년(28.2도)보다도 5.8도나 높은 수준이다. 대구와 경북 포항도 37.2도로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한낮 기온이 33도 이상 지속하는 불볕더위가 앞으로 최소 열흘에서 최대 한 달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하라 51.3도 최고기록 경신
이 같은 더위는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북반구 전체가 더위에 갇혔다.
일본은 기록적인 폭우에 이어 기록적 폭염을 맞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기후(岐阜) 현 다지미(多治見) 시가 38.7도,
교토(京都)가 38.5도를 기록하는 등 사람 체온을 훌쩍 넘는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원래 더운 아프리카는 더 더웠다. 사하라 사막은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알제리의 우아르글라 지역은 지난 5일 51.3도를 기록했다.
오만의 쿠리야트 역시 한밤중에도 42.6도의 기온이 유지되면서 역대 최고의 열대야를 기록했다.
이 날의 최고기온은 49.8도였다.
열돔에 갇힌 북반구...근본 원인은 지구 온난화
북반구를 달구고 있는 이 같은 폭염의 1차적 원인으로는 '열돔 현상'이 꼽혔다.
열돔 현상은 고기압에서 내려오는 뜨거운 공기가 마치 반구형 지붕에 갇힌 듯 지면을 둘러싸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보통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 더위가 심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기상학자 닉 험프리는 "북반구에서 관측된 것 중에 믿기 어려운 정도의 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반도 상공에도 이 같은 열돔 현상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
통 한반도의 여름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기세가 서쪽에서 힘을 보탠 '
티베트 고기압' 때문에 더욱 거세진 탓이다.
티베트 고원은 평균 해발고도가 4500 m에 달해 일반적인 육지보다
더욱 빨리 가열되는데 올해는 평년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뜨거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나 거대한 세력을 형성했다"며
"티베트 고원이 달궈진 이유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지난달은 미국 기상관측 사상 3번째로 더운 6월이었다.
또 올해 1월에서 6월까지의 평균온도도 사상 14번째로 높아,
이로 인한 토네이도ㆍ기상악화에 의한 재산 피해가 60억달러(약 6조7700억원)에 달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역시 지난 1월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를 기준으로 할 때 2017년은 역사상 두 번째로 더웠던 해"라고 밝히며
이는 40년간 지속돼온 지구 온난화의 결과물이며,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NASA의 고다드 우주연구소의 개빈 슈미트 국장은 "장기적으로 지구는 뜨거워지는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가 초래하는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는 생물 다양성의 감소다.
글로벌 자연보호단체 세계자연기금(WWF)는 3월, 지구온난화로 인해 아마존ㆍ마다가스카르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들에서
최고 50%의 생물 멸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
업혁명 이전 수준에 비해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2도 상승할 때 이들 지역의 생물 25%가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도 내놓았다.
연구팀이 히말라야 남부, 보르네오 등 지역에 서식하는 8만 종의 동식물을 조사한 결과다.
WWF는 "멸종은 단순히 생물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태계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하면 빙하나 영구동토층에 갇혀 있던 고대 바이러스가 깨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2016년 여름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탄저병은, 이례적인 이상고온으로 인해 영구동토층에 잠재돼 있던
탄저균이 깨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베리아 역병'으로 알려진 탄저병이 '야말로네네츠' 지역에서 발생한 것은 1941년 이후 처음으로
당시 순록 2300여 마리가 떼 죽음을 당한 바 있다.
2004년 이후 빙하 속에서 고대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4차례가 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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