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나무

 

붉나무는 햇빛을 좋아하여 다른 나무를 베어버린 벌채지에 흔히 자란다.

단풍이 드는 여러 나무 중에서 유독 붉나무만을 골라

붉음을 뜻하는 자를 붙여줄 만큼 단풍이 아름답다. 다른 이름으로 천금목이다

붉나무는 겹잎 잎자루에 날개가 있으므로 옻나무와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산림경제에는 천금목을 깎아 갓끈을 만들거나 구슬을 만들어 찬다라고 하였으며,

귀신을 쫓아낸다라고도 했다. 소가 병이 들면 천금목을 베어다가

외양간에 두르거나 잎을 잘게 썰어 풀과 같이 섞어 먹이거나 끓여 먹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천금목이라고 부르기에 조금 모자람이 있다.

하지만 붉나무에서 소금이 나오고, 여러 가지 병을 고치는

귀중한 오배자라는 열매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면 이해가 간다.

 

팥알 굵기만 한 동그란 오미자 열매가 가을이 되면 겉에 하얗게 밀가루를 발라둔 것처럼 변한다.

여기에는 칼륨염 결정이 포함되어 있어서 익으면 제법 짠맛이 난다.

옛날 산골에서는 이를 모아 두었다가 소금 대용으로 쓰기도 했다.

 

능금산칼슘이 주성분이므로 나트륨이 들어 있는 일반 소금과는 근본이 다르다.

그래서 붉나무의 또 다른 이름은 염부목(鹽膚木), 혹은 목염(木鹽)이다.

 

붉나무의 잎에는 진딧물 종류인 이부자진딧물이 기생하여 잎의 즙액을 빨아먹으면

그 자극으로 주변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거기에 벌레집을 만든다.

안에 들어간 진딧물은 단위생식을 반복하여 개체숫자를 늘리고,

계속 즙액을 먹으면서 벌레집을 점점 더 크게 만든다.

 

가을이 되면 아기 주먹만 한 벌레집이 생기는데,

안에는 약 1만 마리의 진딧물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이 진딧물이 다 자라서 구멍을 뚫고 탈출하기 전에

벌레집을 모아 삶아서 건조한 것이 오배자(五倍子).

 

오배자에는 타닌이 많게는 50~70퍼센트를 함유하고 있어서 가죽을 다루는 데 꼭 필요하고,

검은 염료를 얻을 수 있어서 머리 염색약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오배자는 약재로도 널리 쓰였다.

동의보감에 보면 오배자를 붉나무 열매라 하여 속에 있는 벌레를 긁어 버리고,

끓는 물에 씻어서 사용했다고 한다.

 

 “폐에 풍독이 있어서 피부가 헐거나 버짐이 생겨 가렵고 고름, 또는 진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한다.

다섯 가지 치질로 하혈이 멎지 않는 것, 어린아이의 얼굴과 코에 생긴 감창(疳瘡),

어른의 입안이 헌 것 등을 낫게 한다라고 했다.

 

붉나무는 암수가 다른 나무이고, 여름철에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연노란색의 꽃이 핀다.

붉나무는 옻나무나 개옻나무와 모양새가 비슷하다.

 

보통 붉나무는 옻이 오르지 않지만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옻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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