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가을은 온다

 

더워 더워하는 사이에도 가을은 어느덧 소리소문없이 우리 주변으로 다가 오고 있습니다.

성급한 일부 나무는 벌써부터 초록옷을 버리고 누렇게 탈색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올 여름 열섬의 지옥을 경험했습니다

그런 만큼 시원한 가을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을은 아직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을이 오는 게 틀림없습니다.

 따가운 햇살에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색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들판의 색깔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나락모가지가 올라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노릇노릇해졌습니다.

고개 쳐든 수수모가지도 어느새 무거워졌습니다.

 

사과, , 감 등의 과일도 포동포동 살이 쪄 갑니다.

농장에 잘 익은 호박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누런빛 색깔이 꼭 가을을 닮았습니다.

 

계절이 어수선하니 때아닌 금강초롱이 숲속을 밝힙니다

가을이 오는 길목을 제일 먼저 마중나왔나 봅니다

 

하늘이 높아졌습니다

가을을 마중하느라 해바라기가 하늘까지 키를 세웠습니다

 

지독한 가뭄때문에 풍성하지는 않아도

여기저기에 가을이 매달렸습니다

 

아직은 한낮이면 대지는 달아오르고 더위에 지쳐갑니다 

 

배추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낮이면 거의 초죽음이 되었다가 선선해 지는 저녁이면 생기를 되찾습니다 

이렇게 밤낮으로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잎은 타들어가도 용케도 더위와 가뭄을 이겨냈습니다

 

잎이야 시들건 말건 풍성한 열매가 익어갑니다

 

키도 자라지않은 들깨가 힘들게 꽃을 피웠습니다

콩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열매를 맺지못한채 빈껍질만 매달고 있습니다

수세미도 수확은 별로..

호박도 겨우 종자만 건질정도..

다행스러운것은 열대식물인 사두오이가 농장을 풍성하게 합니다

금강초롱꽃 진보라색 자태가 빛을 잃고 힘들게 피어났습니다

그래서인지 꽃도 잠간만 보여주고 이내 시들어 버립니다

배나무가 봉지를 찢고 밖으로 삐져나옵니다

가을을 기다리기가 성급했나 봅니다

 

사과는 더 이상 크기는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수오는 멀리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느라 바쁩니다

하루가 다르게 통통하게 열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언제 보아도 큰키만큼이나 우리를 반갑게 합니다

열대성 식물인 하늘타리가 처음으로 열매를 매달았습니다

그 열매를 본적이 없어서 궁금 그 자체,,

가을이 주는 선물입니다

가을의 대표선수 고추가 익어갑니다

태양초라는게 여간 손이 많이 가는게 아닙니다

일일이 따서, 씻고, 말려서... 비닐하우스에서 숙성과정을 거쳐 건조하기까지

웬만한 정성으로는 포기하는게 맞습니다.  

태양초 건조대 입니다

여름을 노래하던 새들도 이제 떠나고 빈집입니다

자연은 가을에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물합니다.

아주 작은 씨 하나가 수십 배로 늘어나 보답을 합니다. 얼마나 감사할 일입니까? 

반드시 가을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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