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한반도 침엽수 집단고사

특산종 구상나무 사라질 위기…분비나무 등도 서식환경 악화

식목일을 앞두고 환경단체가 기후변화로 인한 한반도 침엽수의 집단고사를 확인했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4월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1년간 백두대간의 국립공원과 주요 삼림보호구역, 핵심보전지역을 헬기와 드론,

도보답사 등으로 확인한 결과 구상나무, 분비나무, 소나무 등 대표적 침엽수들의 집단 고사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지금까지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는 여러 차례 알려졌지만 한반도 내륙 침엽수의 집단 고사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한반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이다. 냉대성 수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고산지대에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자란다.

신생대 4기의 기후변화 과정에서 활엽수에 밀려 고산지역에만 남았는데 다시 기온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2013년 구상나무를 위기근접종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변경 지정했다.

설악산국립공원에서는 대청봉·중청봉·소청봉에서 분비나무의 집단 고사가, 울진삼척삼림보호구역에서는 금강소나무의 고사가 각각 관찰됐다.

분비나무 역시 아고산지대에 자라는 침엽수로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가문비나무는 IUCN의 분류기준에서는 멸종 위험 정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멸종 위험에 처한 취약종이다. 서식 규모가 작고 파편화해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 온난화 등으로 서식지 환경도 악화해있다.

 

상록수이자 침엽수인 이들 나무는 먼저 단풍이 드는 것처럼 잎이 빨갛게 물들어가면서 고사가 시작돼 곧이어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된다.

1년이 지나면 가지들도 사라지고 줄기와 큰 가지만 남는 식으로 고사가 진행된다.

 

녹색연합은 침엽수 집단 고사 원인에 대해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10년간 겨울철 적설량·강우량이 줄어 건조가 심해져

 침엽수 수분 공급에 문제가 생겨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후변화 영향으로 추정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세계자연유산을 심사 평가하는 IUCN이 멸종위기위원회, 생물다양성위원회와 함께

침엽수위원회를 따로 두고 있을 만큼 침엽수 쇠퇴는 전지구적인 현상이다.

이들은 "고사한 침엽수 위치를 파악해 지리정보체계(GIS)를 구축하고 고사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지리산 노고단서 구상나무 집단 고사 [녹색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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