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제는 짧고 빛잔치는 길다'
■ 1,700억 원 짜리 애물단지, 나가노 썰매 경기장을 가다
일본 나가노 시내에서 북쪽으로 30분을 달렸다. 눈이 소복이 쌓인 들판과 산이 나타났다.
설원에 반사되는 햇빛에 눈이 부실 정도였다. 길가의 눈은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였다.
1미터를 훌쩍 넘겨 어린이 키보다 높았다.
산길에 들어서니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나타났다. 썰매 경기장에 진입하기 위해 만든 고가도로다.
나선형의 트랙을 본떴지만, 산세만 가렸다. 아스팔트 바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수 킬로미터나 되는 도로에 열선을 깔았기 때문이다.
진입로부터 돈을 쓴 규모가 달랐다. 10분을 더 올라가니 경기장이 나왔다.
이름은 스파이라루(スパイラル, spiral)다. 짓는 데 101억 엔이 들었다.
당시 우리 돈으로 천백억 원, 현재가치로 천7백억 원쯤 된다.
스파이라루는 겨울철 2달 정도만 운영한다. 이때 시민 백 명 정도가 썰매를 체험한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단체 견학 외에는 관광객도 많지 않다.
경기는 아시안컵을 제외하고 거의 국내대회만 열린다.
국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주관대회는 2007년이 마지막이었다.
그나마 루지는 지난해 12월 국제연맹 주관 대회가 열렸다. 대표팀은 거의 해외에 체류한다.
유럽과 북미에서 대회에 참가하거나 전지훈련을 한다.
그래서 취재팀이 방문한 2월 초에는 트랙 위에 내린 눈이 그대로 쌓였다.
나가노 시 교육위원회 체육과가 시설을 관리한다. 한해 운영비는 20억 원 정도다.
트랙을 얼리는 데 드는 전기 요금이 5억 원이다.
기술자 30명이 2주 동안 밤샘작업을 하는 인건비도 5억 원이다.
시설이 낡아 크고 작은 수선비도 발생한다. 대회와 훈련, 체험사업으로 얻는 수입은 7천만 원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대표팀 훈련장이라는 명목으로 10억 원을 지원한다.
나머지 10억 원은 나가노 시가 부담한다. 나가노 시는 이제라도 정부가 운영을 맡았으면 한다.
담당 계장 카자마 케이이치(風間慶一)씨는 솔직했다. 운영을 그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수입은 적고, 활용도마저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한 곳 밖에 없는 시설이어서 폐쇄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평창 썰매 경기장이 완공되기만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때가 되면 나가노는 부담을 내려놓고 싶다는 뜻이었다.
카자마씨는 그러면서 체사나를 언급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때 썰매 경기가 열렸던 곳이다.
체사나는 대회 6년 반 뒤인 2012년 8월 트랙 폐쇄를 결정했다.
해마다 운영비로 16억 원을 투입하는 게 부담됐기 때문이다.
체사나는 트랙을 얼리는 데 사용하는 부동액을 모두 빼 전기요금과 운영비용을 대폭 줄였다. 평창도 참고해야 할 사례다.
■ 경기장 6곳을 유지하는데 매년 100억 원 이상 든다
나가노 시가 운영을 맡은 올림픽 시설은 6곳이다. 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익성이 있는 시설은 민간에 위탁했다.
야구장으로 리모델링한 주 경기장과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 등 5곳이다.
수익성이 가장 떨어지는 스파이라루는 시가 직영한다.
그러나 민간에서 위탁운영을 맡은 곳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거의 다 적자다.
그래서 시가 경기장 6곳의 유지비로 2013년 한 해 동안 11억 5,000만 엔, 우리 돈 144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환율이 떨어진 걸 고려해도 매년 백억 원 이상 든다는 뜻이다.
개폐회식이 열렸던 주 경기장은 지금은 야구장으로 쓰인다.
나가노 현민의 숙원사업이 야구장을 갖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 경기장은 설계 때부터 야구장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대회 뒤에는 80억 원을 들여 외야에 설치한 가변석을 철거하는 등 리모델링을 했다.
5만 명 규모의 경기장은 3만 명을 수용하는 야구장으로 탈바꿈했다.
여기까지는 장밋빛이었다. 문제는 활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프로야구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가노 현지사까지 나서 라쿠텐 골든 이글스 유치에 나섰다.
그러나 배후 인구가 백만 명이 안 되고, 교통이 불편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나가노 시 인구는 38만 명에 불과했다. 가장 가까운 공항도 77km나 떨어진 마츠모토에 있다.
신칸센이 정차하는 나가노 역에서도 차로 25분 거리다. 대중교통 이용도 어려워 일반 시민들이 찾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꿩 대신 닭으로 세미 프로팀을 유치했다. 나가노 현 전체를 홈으로 삼는 시나노 구란세로즈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나가노 주 경기장에서는 단 5경기만 치렀다. 평균 관중은 4백 명 정도다.
어쩔 수 없이 각종 아마추어 대회를 죄다 유치해 운영일수를 채웠다. 회의실 등 각종 행사로 대관도 했다.
그렇게 2013년 한 해 동안 8만 5천 명이 이용했다. 수입은 고작 천3백만 엔, 우리 돈으로 1억 7천만 원이 안 된다.
그래서 시가 천9백만 엔, 우리 돈으로 24억 원을 보전해줬다.
관리자인 다카하시 쿄이치(高橋京一)씨는 나가노 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 경기장을 지은 게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이라고 했다.
평창도 대회 뒤 경기장을 활용하고 싶다면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 경기장을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로 도시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고, 빚을 내야 할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 28조 원 들인 올림픽, 남은 건 빚 뿐이다
나가노 올림픽에 든 돈은 현대경제연구원 추정으로 2013년 기준 263억 달러다. 우리 돈으로 28조 4천억 원 정도다.
시설에 6조 2천억 원 이상 들었고, 고속철도와 도로망 등 인프라 구축에 22조 천억 원 이상 들었다.
나가노 올림픽 백서에는 경기장을 짓는 데 1,066억 엔, 우리 돈 1조 7천억 원 이상 들었다고 적혀있다. 전
체 경기장 15곳 가운데 리조트 시설이 빠졌고, 주민 생활체육시설로 지은
주 경기장과 가루이자와 스포츠 파크 등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건설비용은 일본 정부가 8천5백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우리의 강원도에 해당하는 나가노 현은 4천9백억 원 정도 부담했다.
평창군, 강릉시와 비교할 수 있는 나가노 시가 3천9백억 원을 냈다.
덕분에 나가노 시 재정은 망가졌다.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1991년 세출 총액은 천억 엔이 안 됐지만,
건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1993년부터 3년 동안 세출 총액은 천6백억 엔을 넘겼다.
세입이 턱없이 부족하자 재정안정을 위해 적립하던 시 기금에 손을 댔다.
1992년 602억 엔에 이르던 기금 잔액은 올림픽이 열린 1998년 278억 엔까지 감소했다.
시 발행 채권 잔액도 올림픽 직전인 1997년 말 1,926억 엔까지 치솟았다.
현재가치로 우리 돈 3조 2천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당시 나가노 시민 1인당 천만 원, 가구당 3천만 원 꼴이다.
그래도 나가노를 전 세계에 알리게 돼 관광산업에 호재가 됐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가노 현 관광과가 제공한 자료에는 반대의 결과가 적혀 있었다.
1991년 1억 천만 명에 육박했던 관광객은 올림픽이 열린 1998년 1억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뒤 계속 감소해 2013년에는 8천5백만 명까지 줄었다.
관광수입은 1998년 4천5백억 엔을 정점으로 2013년에는 2천5백억 엔까지 감소했다.
나가노 현 관광부 계장 오노 마사히토(小野政仁)씨는 관광객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을 스키 인구 감소 때문이라고 했다.
▲나가노 현 관광부 계장 오노 마사히토(小野政仁)씨
그러나 관광수입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고속철도 개통이었다.
도쿄에서 차로 네다섯 시간 거리였던 나가노가, 신칸센으로 1시간 반 거리가 되면서 숙박을 할 필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림픽 당시에도 조직위원회가 숙박업소의 객실 만5천 개의 예약을 취소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나가노 올림픽의 별명이 '통근 올림픽'이다.
실제로 신칸센이 개통한 1997년, 숙박객 비율은 39.2%로 전년도보다 3.1% 감소했다.
당일 여행객 비율은 57.7%에서 60.8%로 증가했다. 2013년에는 숙박객 비율이 33.2%, 당일 여행객 비율이 66.8%다.
관광수입의 가장 큰 부분인 숙박업의 수입이 줄면서 전체 관광수입도 감소했다.
올림픽 유치활동을 시작할 때는 장밋빛이었다. 다양한 유무형의 이익을 생각했다.
전 세계적인 인지도 제고와 도시의 브랜드 가치 향상, 관광수입의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의 발전 등이었다.
그리고 비용은 최소화해서 계산했다. 일부 경기장의 건설비 위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의 나가노의 현실과 데이터는 잿빛이다.
이익은 손에 잡히지 않거나 미미할 뿐이고,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주 동안의 축제를 위해 28조 원을 들였지만, 남은 것은 올림픽을 한 번 치렀다는 추억과 17년째 갚고 있는 수조 원의 빚뿐이다.
아고라 청원
- 땅콩 갑질조씨는 집행유예롤 풀려날 가능성 많지요 평창동계 실행위원장으로 있는자가 조양호라니
- 세상에 이런일이 갑질 올림픽이 되려나 거짓과 조작에 달인들을 국가행사에 참여시켰으니
- 평창동계 걱정되네 않봐도 눈에 선하구먼 15.02.05
- 분노의포도
- 예 어른들이 말슴하시기를 '잔치 좋아하는 집치고 망하지 않는 집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 그리고 경제효과 운운하던 놈들 과 돈 받아먹고 경제효과 허위 추정한 놈들 또한 배상 및 병상 책음을 지워야 합니다 15.02.05
- 화이트 앤 블랙
- 올림픽 지원할 돈을 4대강하고 자원외교로 다 말아 먹공 정부는 나몰라라 하는뎅...
- 준비가 잘되면 그게 이상하징... 근뎅 평창 올림픽은 강원도의 낙후를 고려해서도
- 성공적 개회후 이후 관광집중 운영을 해야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당... 중
- 국에서 2시간 거리인뎅... 충분히 가치가 있징...
- 동부 중국 부자들과 인도나 태국 등과 동남아시아 부자들만 유치해도 충분히 가치있는뎅...
- 이거 실패하면 명박그네가 책임을 져야하는뎅... 과연 어떻게 질까나... 15.02.05
- 달타냥
- 제발 국제대회좀 유치하지 마라... 이게 뭐하는 짓이냐... 15.02.05
- 무한희망
- 분산개최.정답..동계올림픽개최후... 폐허가 된다.. 15.02.05
- waterback
- 평창올림픽과 골프장은 비슷하다.건설과정에서 주변 자연환경은 초토화된다.
- 수만년 그지역에 살아오던 동식물들이 멸종하고 사람들도 병든다.한번 훼손된 자연환경은 복구되지 못한다.
- 이득을 보는 것은 건설업자와 골프꾼들뿐.신선한 공기를 만들어주던
- 개방된 자연환경이 돈을 내는 사람만 출입이 가능한 배타적 공간으로 변한다.
- 아무나 다니던 길을 막고 극소수 돈을 내는 사람만 짧은시간 사용할뿐.
- 소치올림픽 유치했던 러시아 꼴을 보라.빚더미에 나라가 휘청거린다.
- 루블화는 파산직전.차라리 반납하거나 유치권 돈주고 팔아라.
- 이미 모든 시설이 완비된 같은 나라 무주에도 훌륭한 시설많은데.욕심이 과하면 사망을 부른다.감자들아. 15.02.04
- why
- 건설 부양책일뿐입니다. 올림픽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일단은 개최를 해야지
- 건축업자는 수주를 받고 건물을 짓습니다.수주만 따내면 무조건 남는장사이지요.
- 그래서 건축협회에서 끈임없이 정치권에 로비를 합니다.
- 국제대회 치르게 해 달라고.주변 상인들 반짝 땅값 상승하고.반짝경기 호황. 그리고 끝입니다.
-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그 반짝경기를 위해서 국민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 세금털어 건설업자 밥먹여 살리는 정책일 뿐입니다. 15.02.04
- waterback
- 평창돌림픽 황당한 계획을 알면 기절할 지경이다.
- 어떤 시설은 오직 동계올림픽 개최해서 단 한번만 사용하고 다시 부수고 다시 나무를 심겠다고 한다...
- 개그콘서트도 아니고 단한번 쑈하고 부수고 나무 심으면 그 나무가 무슨 재크의 마법의 콩도 아니고 금방 자라는가?
- 아주 지랄이 풍년이다.서민들은 살기 힘들다고 난리인데 골프활성화나 하고
- 일회용 컵도 아니고 일회용 경기장을 만들지 않나..정말 지랄이 대풍이다. 15.02.04
- waterback
- 강원도 두메산골에 지금도 황당한 체육시설 많다.알고보니 지자체 선거때문에 억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지은 지 3년도 안된 시설이 무슨 고대유적지처럼 방치되어 있다.
- 평창올림픽 단 한번때문에 이미 엄청난 자연이 훼손되고 산들이 깍여나간다.
- 지역주민도 공사 때문에 살기 힘들고 오히려 땅투기에 눈이 먼 외지인들과 외지인에게
- 겨우 몇백만원 받고 영혼을 판 감자들이 피켓들고 데모한다.이미 알펜시아는 누적된 적자만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15.02.04
- waterback
- 봄이나 여름이나 가을에 스키장 가는 사람은 없다.겨울도 따뜻하면 스키장 사용 못한다.
- 그야말로 공간의 낭비이다.진짜 멍청한 짓거리이다.
- 빙상장도 마찬가지.평생 스케이트 한번 안타는 국민도 많다.
- 그리고 돈주고 아이스하키 관람한 경험이 있는가? 재미없다.직접 즐길 수도 없다.
- 별로 관심도 돈도 안되는 동계올림픽 때문에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
- 결국 국민세금으로 메꿔야 된다.강원도 감자들 꺼져라. 15.02.04
- 이래서야
- 강원도민으로써..나도 분산개최 찬성한다..^^ 15.02.04
- 뿌사리
- 사대강도 쥐색기...평창도 쥐색기...쥐색기가 문제네..나라 말아먹을려는 쪽바리 간자.. 15.02.04
- 하늘소
- 경기 끝나고가 걱정되네 15.02.04
- 오른팔
- 분산개최가 정답이었다.대회 끝나고 뜯어낼 것을 !!! ----ㅈㅉㅉㅉ. 15.02.04
- 꿈에
- 유치권 팔 수 없나요?북유럽이든 일본이든.섶을 지고 불속을 갈 순 없잖아요.
- 그 섶도 없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지고 뛰어들어야 하는데... 15.02.04
- 박종문
- 이러니 세금 안올리고 답이나오나~ 평창 동계 올림픽 추진했던쉐키들 사비를 들여서라도 적자 메꿔라.
- 그것도 안되면 자자손손 그 빚 다갚을때까지 조선시대처럼 노비를 만들어서라도 부역을 시켜라.
- 이번건만 이렇게 처리를 한다면 국민들의 혈세는 정말로 아름답게? 사용될것이다.
- 또한 쓸데없는 증세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15.02.04
- 하늘도둑
- 정윤개 땅이 20만평 정도 있음 평창에ᆢ7시간 떡쳐주는데 조~~ㅅ의 은혜는 알아야지? 1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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