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 2016년 714그루→2025년 1만8,000그루…

동해안까지 확산세 방제 대책 20년째 ‘제자리’…

국가 차원의 선제적·통제적 관리 체계 전환 요구

◇최근 춘천시 사북면 인람리의 산에서 포크레인이 재선충병 감염목들을 수거하고 있다.

피해목들은 목재파쇄장으로 옮겨진다. 신세희기자

 

강원도 산림을 위협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영서지역을 넘어 동해안까지 확산하면서

도내 산림 생태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2005년 강릉에서 처음 발병된 이후 매년 방제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오히려 급증하면서

국가 차원의 예방 중심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해안까지 확산 우려=

소나무재선충병은 재선충이라는 미세한 선충이 소나무 내부 수분 이동을 막아 고사시키는 병으로

솔수염하늘소와 같은 매개충에 의해 확산된다.

감염된 소나무는 잎이 갈색으로 변하며 급격히 말라 죽는 것이 특징이다.

 

강원도에서 확인된 감염목은 매년 4월 기준 2016년 714그루에서 2020년 1만1,079그루,

2025년 1만8,589그루로 크게 늘었다.

 

전체 감염목 대부분이 춘천에 집중된 가운데 최근에는 홍천·원주 등 인접지역으로 확산된데 이어

강릉·동해·삼척 등 영동지역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되는 등 강원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018년 소나무재선충병 청정지역으로 환원됐던 강릉시는 지난해 7년만에 재발,

울창한 해안 소나무림이 새로운 확산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년간 방제시스템 한계=

강원도와 각 시·군은 최근 10년간 고사목 등 22만7,000여 그루를 제거하고

1만1,703㏊에 예방주사를 실시했다.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총 39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한 셈이지만 확산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에 따른 매개충 생존율 증가와 강원도 내 넓은 소나무림 분포,

산악지형으로 인한 초기 감염목 발견의 어려움 등을 주요 확산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해안 소나무 숲은 매개충 이동이 용이해

향후 확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재선충병은 잠복기가 길고 매개충이 수㎞ 이상 이동할 수 있어,

감염 이후 대응하는 방식만으로는 근본적인 차단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방제 작업은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고비용 구조로

지자체 단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감염 확산 이전 단계에서 차단하는 국가 차원의

선제적·통합적 관리 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산림 통합관리 필요=

소나무재선충병 현장 대응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

재선충병 방제는 감염목 벌채와 파쇄, 훈증 처리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 수반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방제 사업을 시·군 단위 지자체가 담당하면서

예산과 전문 인력 부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행정구역 단위로 진행되는 방제 체계 역시 병해충 확산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산림 생태계 복원과 보전을 중심으로 방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종국 강원대 산림환경보호학과 교수는 “현재처럼 피해 발생 이후에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으로는 확산을 막기 어렵다”며

“피해지 외곽을 중심으로 선단지 관리와 예방 나무주사, 매개충 방제를 병행해

확산 자체를 차단하는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여건이 다른 만큼 산림청 등 중앙정부가 기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자체가 이를 바탕으로 예방 중심 방제를 실행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그루당 처리비용 수십만원…국비 확대 시급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책 20년째 ‘제자리’]


산비탈 올라…재선충병 예방 주사 작업 현장
예산·인력 부족에 감염목 좀처럼 줄지 않아
“선제적 대응 위해 재정 지원 뒷받침 돼야”

◇춘천시 산림과 직원들이 최근 춘천시 사북면 인람리의 야산에서 나무에

재선충병 예방 주사를 투약하고 있다. 신세희기자

 

강원 산림을 위협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한 방제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예방보다 사후 대응에 머무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예산 확대와 인력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최후의 방어선 구축”=

“윙―윙―.” 최근 춘천시 사북면 인람리 산간지역. 고요해야 할 숲은

귀가 찢어질 듯한 천공기 소음으로 뒤덮였다.

30여분간 신발이 벗겨질 듯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자 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 작업 현장이 펼쳐졌다.

 

이곳에서는 작업자 5명이 다음달 6일까지 2만3,000그루의 소나무와 잣나무에 약제를 주입한다.

김남훈(67)씨는 “무리한 천공이나 과도한 약제 투입은 나무 생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천공 위치와 깊이, 약제 주입 속도를 정확히 지키면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500여m 떨어진 큰너러골지구에서는 벌채된 소나무들이 굴삭기에 실려 트럭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감염목을 방치할 경우 매개충의 산란처가 돼 추가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제거가 필수적이다.

 

방제 작업은 기능사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이 일정 비율 이상 투입돼야 하며,

현장 대리인이 전체 공정을 총괄한다.

춘천시 관계자는 “재선충병은 수년에 걸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병해충”이라며

“선단지를 중심으로 집중 방제를 실시해 화천·양구 등 인접 지역으로의 확산 차단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춘천시 사북면 인람리의 산에서 포크레인이 재선충병 감염목들을 수거하고 있다.

피해목들은 목재파쇄장으로 옮겨진다. 신세희기자

■예산·인력 부족…“사후 대응 악순환”=

현장에서 방제 작업이 지속되고 있지만 감염목 감소는 더딘 상황이다.

이에 방제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과 인력 부족이다. 예방 나무주사는 효과적인 방제 수단으로 평가되지만

1㏊당 3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해 광범위한 적용이 어렵다.

 

파쇄·소각·훈증·매몰 등 감염목 사후 처리에도 1그루당 수십만원의 비용이 들어

피해 규모가 커질수록 재정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다.

 

넓은 면적을 단기간에 처리할 수 있는 드론 방제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약제가 주변 식생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민 민원이 발생해 활용이 제한적이다.

 

또 방제 작업은 감염목 조사, 벌목, 예방주사 등 대부분 현장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산림 면적에 비해 현장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 지자체들은 제한된 예산 안에서 방제 범위를 축소할 수밖에 없고,

결국 고사목 제거 등 사후 대응에 집중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방제 사업은 확산을 최소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선단지 등 확산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수종 전환과 방제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인력은 물론 국비와 도비를 포함한 재정 지원 확대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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