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페이지 사업에 31억원 손실' 강원도 발표에 춘천시 "유감"(종합)

도, 산림청 공모 도시숲 조사 결과 발표…

시, "다른 의도 내포 의심돼" 반박

도 "정책 결정 변경 등 11억원 낭비" vs 시 "개발 포기 시 더 손실"

 

춘천시가 옛 미군기지 캠프페이지 일대를 도시재생 혁신지구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가운데

사업 대상지 중복이나 사업 변경 등으로 31억원의 재정 손실을 끼쳤다는 강원도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춘천시가 조사 결과에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반박하고 나서

그동안 캠프페이지 개발을 두고 빚은 강원도와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춘천 옛 미군부대 캠프페이지

강원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달 26일부터 3일간 춘천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후대응 도시 숲 조성사업 조사 결과 국비 반납 20억원(도비 6억원 별도), 예산 낭비 11억원 등의 재정 손실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도 감사위는 시가 2024∼2025년 산림청 공모사업으로 옛 캠프페이지에 도시 숲을 조성하고자 추진했던 2차 사업을 중심으로, 산림청 공모사업 선정부터 사업 중단 후 반납 배경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도시 숲 조성사업 추진과정에서 도시재생 혁신지구와 사업 대상지가 중복됨에 따라 국비 20억원을 반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 감사위에 따르면 춘천시는 산림청에 총사업비 40억원 규모의 2차 사업을 2023년 공모 신청해 그해 9월 선정됐으나, 이 시기는 시가 도시재생 혁신지구 후보지에 선정된 시기와 일치한다.

춘천시 캠프페이지 전경

이로써 옛 캠프페이지 내에 도시 숲을 조성하는 산림청 2차 사업은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대상지와 일부 중복됐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시가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을 옛 캠프페이지에 정책사업으로 추진함으로써 도시 숲 조성 담당 부서는 당초 사업 대상지인 옛 캠프페이지에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시는 지난해 6월 산림청과 사업 대상지를 변경하려고 협의했으나 불허됨에 따라 국비 20억원과 도비 6억원 등 26억원의 사업비를 반납했다.

앞서 도 감사위는 2023년 3월 종합감사에서 시가 옛 캠프페이지 부지에 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종 용역의 중복 발주, 정책 결정 번복 등으로 인한 사업비 매몰 등으로 총 11억원 이상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지적된 예산 낭비는 캠프페이지 개발계획 용역 추진 부적정, 창작지원센터 건립·자연학습 공간 조성 추진 부적정, 춘천 시민 공원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추진 부적정 등을 꼽았다.

춘천 미군 캠프페이지 개발 방안…끝장토론

 

도 감사위는 옛 캠프페이지 개발을 둘러싼 정책 결정 시 사업 계획 변동에 따라 매몰 비용 발생 등 예산 낭비 우려가 커 신중한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시가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을 지속 추진 시 지난해 타절준공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비 2억6천만원 등 추가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이번 감사위원회의 조사 발표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춘천시는 옛 캠프페이지에 추진 중인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며 강원도가 지적한 국비 20억원 반납은 대상지를 변경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변경된 대상지에 대한 사업은 국비를 재확보해 진행 중이며, 해당 사업도 여건이 조성되면 사업을 재신청해 재개할 수 있다고 춘천시는 설명했다.

특히 춘천시는 옛 캠프페이지 공원화 계획 중단과 도시재생혁신지구를 추진하게 된 근거를 두 차례 걸친 도청사 이전계획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에 옛 캠프페이지를 전체 공원 부지로 결정했지만, 2021년 하반기 노후 건물인 도청사 신축 이전 부지로 거론되면서 공원 축소가 불가피해져 공원조성계획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춘천시 캠프페이지 개발 구상안

[춘천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2022년 7월 도청사 이전 부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내용이 발표됐고, 같은 해 12월 춘천시는 강원특별자치도와 공동담화를 통해 도청사를 동내면 고은리로 이전 부지를 확정한 바 있다.

시는 당시 옛 캠프페이지를 전체 공원 조성 대신 첨단산업과 문화, 공원이 어우러지는 개발계획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옛 캠프페이지 관련 용역비 11억원 매몰 비용과 관련, 시가 개발을 위해 약 1천억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한 만큼 개발을 포기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 오히려 손실될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단된 캠프페이지 마스터플랜 용역 결과물은 향후 공원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사안의 본질보다는 다른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며 시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앞으로 캠프페이지 개발의 본래 취지와 가치를 되살리고, 시민과 소통을 통해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시 캠프페이지 관련 시민 공청회

앞서 춘천시는 19년째 공전 중인 옛 캠프페이지 공원 부지 52만㎡ 중 12만㎡를 컨벤션 등이 포함된 상업지구로 변경해 개발하려는 국토부 공모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강원도가 반대하면서 정면충돌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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