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심장' 속 지식인들 "윤석열 광란 칼춤 멈춰야"

26일 대구경북 지식인 396명 시국선언...

12월 초엔 대학생들도 시국선언 준비

 

 

보수의 상징인 대구경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대학 교수들을 넘어 지식인 사회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대구경북 교수·연구자 연대회의,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

대구경북대전환원로시민회의 등 3개 단체는 26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달구벌대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물러나라"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대구경북 지식인 시국선언' 전문.

 

 

무도하고 아둔한 자에게 위임된 권력, 그 광란의 칼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눈물로 일궈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의 근간이 곳곳에서 붕괴되고 있다. 이제 대통령 임기의 절반을 넘어섰는데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 경제, 외교, 안보, 노동, 복지, 의료, 환경 등 전 분야에 걸쳐 심각한 퇴행과 반동을 겪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벼랑 끝, 위기의 상황이다. 무도하고 아둔한 자에게 주어진 권력이 대한민국 공동체를 파탄내고 있으며, 우리의 미래를 잠식하고 있다. 더 이상,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윤석열의 저 무도한 광란의 칼춤을 멈추게 하지 않고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8년 전 박근혜는 대통령의 집무집행과 관련하여 다수의 헌법과 법률 위반으로 인해 탄핵된 바 있다. 비선실세를 통한 국가정책과 인사권 등의 권력 남용으로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에 반하여 국민주권주의(헌법 제1조)와 대의민주주의(헌법 제67조 제1항)의 본질을 훼손하고, 여러 사안에서 대통령의 헌법준수의무를 위배한 것이 탄핵의 주된 사유였다.

너무도 참혹한, 윤석열의 나라, 윤석열에 의한 나라, 윤석열을 위한 나라

윤석열의 탄핵사유는 이미 차고 넘친다. 대통령에게 위임된 권력은 윤석열 개인과 그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유화되고 있고, 국민이 위임한 바 없는 사인(私人) 김건희에 의해 진행된 국정농단의 실체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할 때 사용되었던 검찰의 칼은 오로지 검찰 출신 대통령 윤석열과 그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과 행정부를 견제할 온갖 국가기관이 오로지 윤석열에 의해, 그리고 윤석열을 위해 동원되고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겠다는 윤석열을 위해 대한민국의 국가기관과 공직이 장악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윤석열 1인의 나라인가.

대한민국 곳곳에 창궐하고 있는 독버섯, 실종된 대한민국의 미래

30개월 동안 누적되어 온 이 대경실색(大驚失色)할 권력의 사유화와 국정운영의 파행이 대한민국 공동체를 허물고 있다. 참으로 경악스럽고 참담한 일이다. 그러나 더 엄중한 문제는 윤석열의 오만과 무도함이 우리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창궐하며,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국민들의 희생을 통해 구축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들이 윤석열과 그의 수하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 진실과 정의, 공정과 원칙, 타협과 포용, 생명과 미래 등 우리 공동체가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치들이 윤석열 개인의 사적 욕망과 무도함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너무 무서운 일이다. 이는 비단 윤석열 정권 5년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미래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가진 자와 힘 있는 소수의 기득권만을 수호하는 권력, 생명과 노동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권력, 다르거나 비판적 의견을 내는 이들을 짓누르는 권력, 우리의 자존을 파괴하고 외세에 비굴한 권력, 이 땅에 갈등과 전쟁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권력, 그리고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을, 우리는 단호히 거부한다.

벌거벗은 권력, 손바닥으로 어찌 하늘을 가릴 수 있으랴!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너무 많은 사건과 사태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헤아릴 수 없는 참혹한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반성이나 진정한 사과 없이 거짓과 위장과 회피로 일관해온 윤석열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부끄러움도 수치도, 그래서 한줌의 자기 성찰도 할 줄 모르는 파렴치한에게 우리의 국정을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손바닥으로 어찌 하늘을 가릴 수 있으랴! 모든 국민들이 윤석열의 벌거벗은 실체를 알게 되었다.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을 여기에서 종식시키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이제 윤석열이 결단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이다.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윤석열이 남은 임기를 다 채우면 우리 공동체는 회복할 수 없는, 참으로 심대하고 참담한 도탄(塗炭)의 지경에 이를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윤석열을 거부한다. 국채보상운동과 4월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의 도시, 이 우국의 땅 대구경북의 지식인들은 윤석열에게서 더 이상 어떠한 가능성도, 일말의 희망도 기대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을 위해 윤석열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대통령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

2024년 11월 26일
대구경북 지식인 일동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2023년 3월 20일 시국미사(자료사진). ⓒ 소중한관련사진보기

 


<천주교 사제 1466인 시국선언문>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 "사람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느님이 주셨던 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로마 3,23)

1. 숨겨진 것도 감춰진 것도 다 드러나기 마련이라더니 어둔 데서 꾸민 천만 가지 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2. 조금 더, 조금만 더 두고 보자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이들조차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거두고 있습니다. 사사로운 감정에서 "싫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임기 절반을 마저 맡겼다가는 사람도 나라도 거덜 나겠기에 "더 이상 그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낸 것입니다.

3. 사제들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를 지켜볼수록 "저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나 못할 일이 없겠구나."(창세 11,6) 하는 비탄에 빠지고 맙니다. 그가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하여 묻습니다.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입니까? 그이에게만 던지는 물음이 아닙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마는"(로마 7,19) 인간의 비참한 실상을 두고 가슴 치며 하는 소리입니다. 하느님의 강생이 되어 세상을 살려야 할 존재가 어째서 악의 화신이 되어 만인을 해치고 만물을 상하게 합니까? 금요일 아침마다 낭송하는 참회의 시편이 지금처럼 서글펐던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나는 내 죄를 알고 있사오며 내 죄 항상 내 앞에 있삽나이다 … 보소서 나는 죄 중에 생겨났고 내 어미가 죄 중에 나를 배었나이다."(시편 51,5.7)

4. 대통령 윤석열 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그는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입니다.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애야 할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입니다. 무엇이 모두에게 좋고 무엇이 모두에게 나쁜지조차 가리지 못하고 그저 주먹만 앞세우는 '폭력의 사람'입니다. 이어야 할 것을 싹둑 끊어버리고,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을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입니다. 자기가 무엇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여자에게 넘겨준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다. 그러잖아도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그 외는 모조리 나락에 빠뜨리는 이상한 지도자입니다. 어디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파괴와 폭정, 혼돈의 권력자를 성경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아주 튼튼한 네 번째 짐승"(다니 7,7)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는 통에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생존과 번영을 위해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 바친 선열과 선배들의 희생과 수고는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의 양심과 이성은 그가 벌이는 일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5. 그를 진심으로 불쌍하게 여기므로 그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 마음 안에서 나오는 나쁜 것들"(마르 7,21-22)이 잠시도 쉬지 않고 대한민국을 괴롭히고 더럽히고 망치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오천년 피땀으로 이룩한 겨레의 도리와 상식, 홍익인간과 재세이화의 본분을 팽개치고 사람의 사람됨을 부정하고 있으니 한시도 견딜 수 없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사회의 기초인 친교를 파괴하면서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조롱하고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도 그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버젓이 나도 세례 받은 천주교인이오, 드러냈지만 악한 표양만 늘어놓으니 교회로서도 무거운 매를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6. 그가 세운 유일한 공로가 있다면, '하나'의 힘으로도 얼마든지 '전체'를 살리거나 죽일 수 있음을 입증해 준 것입니다. 숭례문에 불을 지른 것도 정신 나간 어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이기로 말하면 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요, 우리야말로 더 큰 하나가 아닙니까? 지금 대한민국이 그 하나의 방종 때문에 엉망이 됐다면 우리는 '나 하나'를 어떻게 할것인지 물어야 합니다. 나로부터 나라를 바로 세웁시다. 아울러 우리는 뽑을 권한뿐 아니라 뽑아버릴 권한도 함께 지닌 주권자이니 늦기 전에 결단합시다. 헌법 준수와 국가보위부터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민의 복리증진까지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합시다!

7. 오늘 우리가 드리는 말씀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니 방관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아무도 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매섭게 꾸짖어 사람의 본분을 회복시켜주는 사랑과 자비를 발휘하자는 것입니다.

2024.11.28.
하느님 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기도하며
천주교 사제 146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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