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수입천댐 평행선…

환경부 2개 댐 후보안 공개,

양구군 “협상 없다”

 

강원도, 양구군, 환경부 12일 일제히 각각 입장 밝혀
양구군 ‘결사반대’, 환경부 ‘공감대 형성 먼저’ 입장차 커
환경부 기존 댐 위치안과 두타연 수몰 피한 2개 안 제시
금전적 지원 확대도 시사…양구군 “협상 없을 것” 강경

12일 강원자치도청 앞에서 열린 환경부 양구 방산면 수입천댐 건설 반대 궐기대회에서
서흥원 군수, 정창수 군의장, 허영 국회의원과 군 관계자 및 주민들이
댐 건설을 철회할 것을 목소리 높여 촉구하고 있다. 신세희기자

 

양구 수입천댐 건설계획을 두고 12일 환경부와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등이

일제히 입장을 밝혔으나 좁히기 힘든 의견 차만 확인했다.

 

양구군은 대화, 협상 자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공감대를 찾겠다고 밝혀 진통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 양구군·주민 “댐 건설계획 철회”=

 

양구 수입천댐 건설 반대 추진위원회는 이날 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댐 건설을 막겠다고 밝혔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양구는 오랜 세월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해

댐 건설로 인한 희생을 감내해 왔다”며 “수입천댐 건설 계획이 전면 철회될 때까지

하나로 뭉쳐 싸우겠다”고 말했다.

 

서 군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정부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창수 군의장도 “수입천댐 건설이 양구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환경부는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우리는 환경부의 불의한 계획을 저지하고

우리의 터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지사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양구군민들의 반대에 공감한다.

국가 정책상 필요성이 있다면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지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완곡한 표현이었지만 주민들의 동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 양구군에 힘을 실었다.

 

■ 더불어민주당 “탁상행정”=

파장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허영(춘천갑) 국회의원은 이날 집회에 참석해

“수입천댐 건설 계획은 사방이 댐으로 둘러 쌓인 양구군민들이

수십년간 감내해온 고통을 감안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유정배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지역위원장, 조인묵 전 양구군수,

김선묵·김기철 양구군의원, 김동완·조재규 화천군의원 등은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천댐이 들어선 뒤 80여년, 소양강 댐 건설 이후 50여년 간 주민들은 삶의 뿌리를 잃은 채

오랜 세월을 묵묵히 살아왔다”며 “정부는 또 다시 댐 건설, 물 빼가기를 강요하고 있다.

우리 지역과 밀접한 중대 결정들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현실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 환경부 ‘2개 안’ 제시=

환경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기존 댐 후보지 안과 함께 하류 4㎞ 지점으로 위치를 조정해

두타연 수몰을 피한 두가지 안을 제시했다.

 

이날 도청 기자실을 찾은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양구 주민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등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야 관련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앞서 연내 기후대응댐 건립 최종 후보지를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양구 수입천에 대해서는 기한을 두지 않고 주민들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댐 건설 시 지역에 대한 금전적 지원의 대폭 확대를 시사하기도 했다.

 

박 실장은 “주민분들이 우려하시는 부분과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답하기 위해

주민 설명회의 시간을 갖게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양구군 “수입천댐 철회 외에 대화 여지 없다”…

환경부 “공감대 형성 먼저”

 

양구군, 주민 100여명 12일 도청에서 수입천댐 결사반대 집회

 

서흥원 군수 “더 이상 불합리한 희생 안돼, 정부와 대화 없을 것”
김진태 지사 “주민 반대 공감, 정책적 필요시 정부가 주민 설득해야”
환경부 “공감대 형성 없는 강제 추진은 안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 커”

12일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이
양구 수입천댐 건설과 관련한 사항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박승선기자
 

양구군과 지역주민들이 12일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기자회견 및 집회를 갖고

수입천댐 건설 결사반대를 천명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양구군의 입장에 공감한다며

수입천댐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환경부가 직접 주민들에게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는 주민 공감대 없는 일방적 추진은 없을 것이라면서

기한을 두지 않고 주민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흥원 양구군수와 정창수 양구군의장, 김왕규 도의원, 박종수 방산면대책위원장 등

수입천댐 건설 반대 추진위원회는 12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양강댐, 화천댐, 평화의댐 등 3개의 댐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한 양구에

또 댐이 건설된다는 것은 군민들을 호수에 갇혀 죽으라는 것”이라며

 

“1944년 화천댐 건설로 양구읍 군량리와 공수리, 상무룡리 등이 수몰됐고

1973년에는 소양강댐이 준공되면서 양구군 남면 일부를 비롯

춘천, 인제 등 3개 지역의 주민 1만8,500여명이 타지로 떠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양강댐 주변 지역의 지난 50년간 피해 규모는 10조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반해 수자원공사는 소양강댐으로 연간 2,000억원의 수입을 얻고

수도권 2,000만명이 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살고 있다”면서

“환경부는 또 다시 양구군민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더 이상 불합리한 희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흥원 군수는 이날 댐 건설 계획 철회 없이는 환경부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양구군민 100여명은 이날 도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수입천댐 결사반대를 외쳤으며 민주당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지역위원회도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진태 지사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양구군민들의 반대에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국가 정책상 필요성이 있다면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지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부는 이날 도청 기자실에서 언론설명회를 갖고 양구 수입천댐 건설에

1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돼 생산유발 2조원, 부가가치 유발 8,000억원,

취업 유발 1만1,000여명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댐 건설 시 지역에 지원되는 400억원의 정비사업비와 매년 10억원 가량의 지원사업비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조만간 양구군에 주민설명회 개최를 공식 제안할 전망이다.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댐 건설을)반대하는 지역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강제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한을 두지 않고 공감대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화천댐의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공급 논란에 대해서는

강원도, 지자체 등과 함께 회의체를 꾸려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양구 수입천댐 건설 반대…과거 소양강댐 피해는?
댐 건설 후 지속적 인구 감소
지방세·농업·임업소득 손실
46번 국도 수몰 교통 피해 커

양구군민들이 수입천댐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며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

과거 소양강댐 건설로 직간접 피해를 입은 양구군민들은

수입천댐 건설로 또 다른 피해를 입을 까 노심초사다.

과거 소양강댐 건설로 입은 양구지역 피해규모를 진단한다.

 

 

■ 양구지역 425만㎡ 수몰…수몰민 발생에 인구 급감

강원연구원이 지난 2012년 분석한 ‘소양강댐 양구군 피해액 산정보고서’에 따르면

소양강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양구군의 총 면적은 425만㎡로 수몰 이주민 수 약 1100명,

세대수는 220세대에 이른다.

 

직접적인 수몰피해를 본 지역은 수인리, 웅진리, 원리, 명곶리 4곳으로

전체면적 5849.5㏊ 중 7.3%에 해당하는 425㏊가 수몰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몰에 따른 인구도 급감했다.

수인리, 웅진리, 원리의 경우, 1967년 1652명이었던 지역 인구가 2010년 238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소양강댐 건설시기인 1967년 1652명에서 1974년 513명으로

무려 7년만에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1967년 당시 3개리의 인구는 양구군 전체인구의 4.1%에 해당하는 지역이었으나 2010년에는 1.1%에 불과했다.

양구군은 1970년 3만 8976명, 1975년 3만 9019명까지 인구 증가추세였으나

소양강댐 준공 이후 지속적인 인구 감소를 보이다가 2024년에는 2만 846명까지 떨어졌다.

인구 수 2만 1000명대가 무너지면서 인구소멸위기 극복까지 시급한 사안으로 대두됐다.



■막대한 재산 피해…50년간 10조원 추정

보고서 작성 시점인 2012년까지 42년간 최소 3조159억원의 직간접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용별로는 수몰로 인한 손실 중 △지방세 감소 58억~126억원

△농업소득 감소 3264억원 △임업소득 감소 15억원 등이다.

또 기상 변화로 인한 손실은 △농업소득 감소 1225억~1813억원

△추가 진료비 손실 393억~786억원 이다.

가장 많은 손실은 교통 불편에 의한 손실이다.

양구~춘천을 잇는 46번 국도가 댐건설로 인해 수몰되면서 1조5149억원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선박이용에 따른 손실 1363억원, 물류비 손실이 8165억원 등 양구군민은

42년 동안 소양강댐 건설로 3조159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보고서가 지난 2012년에 작성된 것으로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2024년 현재 피해 규모는 10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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