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루에서 농성하는 할머니들과 함께 싸우겠다 대구시민단체, 청도 삼평리 주민들과 함께 하기로 결의 인권운동연대와 대구노동세상 등 1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구민중과함께'는 22일 오전 한전 대경건설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삼평리 주민들과 함께 공동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고리원전 3호기가 가동된다 하더라도 기존의 선로를 통해 전기를 송전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정부와 한전은 엉터리 언론을 동원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여 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부와 한전의 독선적인 태도에 우리 대구시민들은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자신들의 이윤추구를 위해 공사를 강행하면서 대구와 영남지역의 전력수요를 핑계로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전력자급률이 낮은 대구시의 정책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2011년 기준 대구시의 전력자급률은 1.3%에 불과해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이러한 현실이 송전탑 건설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력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대구시가 공단 등에서 폐열을 이용한 열병합발전을 확대하고 기업 자가발전의 비율을 늘리는 등 에너지효율을 높이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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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민중과함께'는 22일 오전 한전 대경건설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송전탑 반대하는 주민들과 함께 공동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삼평리의 할머니들이 "한전과 경찰은 사죄하고 철수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서창호 대구민중과함께 집행위원장은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원전에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주민이 반대하는 송전탑 건설을 더 이상 강행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창욱 청도345kV공동대책위 위원장은 한전이 공권력과 용역직원을 동원해 폭력적인 공사를 강행한다면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순박한 시골 주민들의 삶을 파탄 낸 송전탑 공사를 함께 막아내자"고 주장했다.

망루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선자(75) 할머니는 "철탑을 땅속에 묻던지 없애든지 결판을 내려달라"며 "송전탑 공사를 강행한다면 망루에서 내려와 공사장에 흙구덩이를 파고 드러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민중과함께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삼평리 주민들의 송전탑 반대운동에 함께 하기로 했다. 망루에서 할머니들과 함께 농성을 이어가는 한편 한전 대경건설지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삼평리 주민들을 상대로 한전이 제기한 접근금지와 이행강제금 부과에 대해 함께 투쟁하기로 했다.

특히 대구지방법원이 주민들에게 공사방해금지가처분결정을 내리고 공사장에 출입하는 등 공사를 방해할 경우 1명이 1일 20만원을 지급하라고 하자 한전이 이달 초 시민활동가 1명을 포함해 6명에게 240만원의 이행강제금 청구소송을 한 것에 대해 부과 거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대구지역 민중의 이름으로 한전의 청도 삼평리 345kV 송전탑공사를 반대한다"며 송전탑건설 중단과 정부의 2차 에너지기본정책 철회, 삼평리 주민들에게 사과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한전 측은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송전탑건설 중단과 지중화 요구에 대해 불가결정이 난 사안이라며 재검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윤태호 한전 대경건설지사 차장은 "현실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민단체를 뺀 주민들과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사재개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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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 양남면 상계리 구암사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345kV 전기를 실어나르는 상계리 14호 송전철탑이 절반 정도 건설된 채로 서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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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어르신들이 목숨을 걸고 송전탑을 반대할 때 정부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며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주민들에게 한 설명회와 달리 설계를 변경해 사람 머리 위로 선로가 지나도록 송전탑을 건설하려는데, 그 의도가 무엇입니까."

지난 27일 오후 1시. 경북 경주시 양남면 상계리에 있는 사찰 구암사에서 바라본 14호 송전탑은 반쯤 올라가다 공사가 중단돼 있었다. 구암사 주지 법공 스님은 "고압 선로가 스님과 신도 머리 위로 지나게 됐다. 밀양 어르신들이 목숨걸고 송전탑을 반대하는 이유를 알겠다"며 철탑을 가리켰다.

한전은 월선 원자력 2, 4호기에서 나오는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경주시 외동읍 입실리에서 울산 북구 대안동까지 1만3554㎞를 연결하는 345kV 송전탑을 진행하던 중 상계리 구간에서 돌연 설계를 변경해 공사를 시작했다. 이에 양남면 상계리 주민들이 설계변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고 있다. 

사람 머리 위로 지나가는 345kV 송전탑 선로... 도대체 왜 

현장에서 본 변경된 송전탑은 선로가 상계리 마을 인근을 지나고, 특히 구암사의 경우 사찰 바로 위를 선로가 가로지르는 형태였다. 이 때문에 구암사 스님들은 물론 이곳을 찾는 1400여 명의 신도들은 처음 설계대로 송전탑을 건설할 것을 요구하며 집단 행동과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지난 2008년 용역에 착수해 2011년 7월부터 경주시 외동읍 입실리에서 울산 북구 대안동까지 1만3554㎞를 연결하는 345kV 송전탑 공사를 시작했다. 

경주 양남면 구암사와 상계리 주민들, 한전측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013년 3월 상계리 주민설명회를 갖고 이 지역의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설명회가 열린 후 6개월쯤 지난 지난해 가을, 송전탑은 갑자기 당초 주민설명회 때 밝힌 계획안과 달리 마을쪽에 가까이 근접하도록 건설되고 있었다. 

이에 이곳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해 철탑건설을 반대하는 한편 일부 주민은 지역 국회의원에게 민원을 제기하며 맞서자, 한전은 12, 13호 송전탑 건설 후 14호 철탑을 반쯤 올린 채 지난 2월 20일부터 공사를 일시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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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 양남면 상계리 구암사 입구에 신도들이 송전탑공사 반대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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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의 설계 변경으로 345kV 송전탑 선로가 사찰 위를 지나게 된 구암사의 주지 법공 스님은 "종교가 세간의 시시비비에 개입하는 것을 머뭇거려 주민들이 동의하는 송전탑은 넘어 가려고 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가을 헬기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위치가 변경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급히 상계리 주민들에게 물어봤지만 선로 변경에 대해 아는 사람도, 설계 변경을 합의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이상하다 싶어 다시 이장에게 물어보니 현재 이장은 '전 이장과 이야기가 된 것으로 우리도 지금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법공 스님은 "법당은 스님들이 하루 열 시간 넘게 기도를 하고 신도들도 자신의 괴로운 심신을 치유하기 위해 수시로 찾는 곳"이라며 "송전탑 고압 선로가 법당 바로 위를 지나는데 스님들과 신도들이 어떻게 기도를 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렇다면 송전탑 설계는 왜 갑자기 변경됐을까. 구암사와 일부 주민, 한전에 따르면, 당초 송전탑 건설 설계안에 포함된 부지에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양남영농조합법인측이 민원을 제기했고, 이에 한전측이 주민들에게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설계를 변경해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 

양남영농조합법인은 양남면 상계리 청수폭포 일원 10만 평에 영농관광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당초 송전탑 선로가 해당 개발지 위를 지나려 하자 지난해 2월 28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으로 반대했고, 한전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고압전기 흐르는데... 어느 신도가 사찰 찾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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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양남면 상계리 345kV 송전탑 위치. 당초 직선 선로에서 송전탑 위치가 변경돼 선로가 'ㄱ' 자 형으로 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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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자 지난 5일 상계리 주민 공아무개씨는 "한전의 설계변경으로 집 인근에 철탑이 세워지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며 한전측에 선로변경 최종결정자 등 철탑위치 변경과 관련된 자료를 정보공개청구 했다.

공씨는 "설계 변경으로 일자형이던 선로가 'ㄱ'자 형태로 바뀌면서 특수공법으로 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비용 증가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라며 "왜 한전이 국민의 세금으로 이런 일을 강행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어떤 큰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전에 이의를 제기하고 공사를 반대하며 주민대책위가 구성됐는데 어찌된 일인지 차츰 주민들이 흔들리고 있다"며 "우리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집 인근에 고압 전선이 건설되는 것 자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구암사의 한 신도는 "사찰에 오는 신도들은 불안한 심정을 기도로 달래고 신병을 치유하자는 이유가 있다"며 "하지만 언론보도 등으로 고압 전기가 사람 몸에 해를 미칠 수 있다고 다들 알고 있는데, 앞으로 어느 신도가 사찰을 찾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 대구경북개발지사측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남영농조합측이 피해 발생을 우려하며 자신들의 토지 밖으로 송전탑을 빼달라고 민원을 제기해 변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양남조합 측이 송전탑을 이설하는 곳의 필지를 제공하고 인근 지주들의 동의서도 받아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주민설명회 때와 달리 변경된 공사를 주민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공사의 효율을 위해 설계가 변경되는 것을 주민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경미한 변경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책사업이라 80% 가량 진척된 공사를 다시 변경할 수는 없다"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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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렬로 오던 송전탑이 상계리로 오자 설계 변경 후 완전히 꺽인 위치에 건설되고 있다. 왼쪽 상단이 위치가 변경돼 건설되다 만 13호 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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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경북 경주시 외동읍 입실리에서 울산 북구 대안동까지 1만3554㎞를 연결하는 345kV 송전탑을 진행하던 중 상계리 구간에서 돌연 설계를 변경해 공사를 시작하자 구암사와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기사("부처님 머리 위로 345kV... 어떻게 기도하나")가 나간 지 일주일.

그사이 송전탑 위치 변경의 원인이 된 양남영농조합법인이 부도가 나고 법인 조합원들마저 한전 공사를 막기 위해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구암사 주지 법공스님의 1인 시위가 있었던 후 그동안 보상금 문제로 흔들리던 주민들이 다시 송전탑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으로 공사가 일시 중단됐다.

한전은 2013년 3월 상계리 주민들에게 한 설명회와 달리 구암사와 마을에 근접하도록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고, 설계 변경 이유가 당초 송전탑 건설 설계안에 포함된 부지에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양남영농조합법인 측이 민원을 제기한 데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양남영농조합마저 자신들이 피해자라며 호소하고 있고, 영농조합에 입주하기 위해 투자한 투자자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또한 주변 경관과 산의 기운 등으로 신도 수가 수천 명에 이르던 구암사는 느닷없이 송전탑 송전로가 사찰 위를 지나게 돼 신도들마저 우려를 나타내는 등 피해가 우려되자, 신도들의 서명을 받아 검찰에 설계변경에 따른 불법 공사를 수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설계 변경된 송전탑 건설에 경주 양남 상계리 일대 요동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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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양남면 상계리 구암사에서 법공스님과 신도 신영준씨가 사찰 인근에 건설되고 있는 14호 철탑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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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양남면 상계리 일원은 주변은 송림이 빽빽하고 한반도 지도를 닮은 상계저수지를 비롯해 청수폭포, 대구경북권과 울산지역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돈자리연수원이 있는 등 산세가 좋은 곳이다.

하지만 한전의 주민설명회와 달리 어느 날 갑자기 송전탑 위치가 변경돼 공사가 강행되자 상계리 일대가 요동치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5일 구암사를 찾은 신도 신영준(울산 동구 화정동 거주)씨는 "수년 동안 구암사를 찾았고 3~4년 전에는 이 주변에 송전탑이 건설된다는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며 "사찰 주변에 건설되고 있는 송전탑을 보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송전탑 문제로 논란이 일은 밀양의 경우, 한전이 어르신들이 요구하는 설계 변경 요구를 묵살하고 '원칙대로 한다'고 해서 어르신들이 반대를 한다"며 "하지만 이곳은 오히려 설계를 변경해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오후 구암사 주지 법공스님과 함께 문제의 14호 송전탑이 건설되고 있는 영농개발단지를 찾았다. 상계리 돈자리연수원 위에 위치한 과수영농관광개발단지는 소나무가 울창한 주변 산과 달리 민둥산이 되어 있었다.

송전탑 건설을 위해 출입하는 한전 측 건설 차량을 막기 위해 철 구조물로 장애물을 설치한 쪽은 다름 아닌 양남영농조합 투자자들이었다. 이들은 사기 분양을 당했다며 송전탑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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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공사차량이 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양남영농조합 투자자들이 설치한 장애물을 구암사 법공스님이 가르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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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송전탑이 건설되는 산꼭대기에 오르자 급경사면에 반쯤 올리다 만 14호 송전탑이 보였다. 멀리 보이는 11, 10, 9호 송전탑이 일렬로 건설돼 오던 것과 달리 갑자기 13, 14호 철탑은 'ㄱ' 자로 급히 꺾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암사 법공스님은 "높은 곳에서 송전탑 전체를 보면 이처럼 현재 진행되는 공사가 비정상적으로 설계 변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검찰에 진정을 한 것도, 이처럼 송전탑이 이상하게 설계 변경돼 강행되고 있는 것에 대한 의혹"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또 "(사찰 측) 우리나 주민들은 한전이 가진 설명회를 믿었기에 이렇게 송전탑이 가까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갑자기 설계 변경이 되고 공사가 강행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의혹투성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박근혜 대통령도 비정상적인 것을 바로잡겠다고 했는데, 지금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송전탑 의혹을 보면 정부가 과연 그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법공스님은 지난 4월 30일 한전 공사 차량이 드나드는 입구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이 모습을 본 상계리 주민들도 청년들을 중심으로 결사반대를 외치기 시작했다.

급기야 설계 변경 원인이 된 영농조합 조합원들마저 "사기 분양을 당했고 송전탑이 지척에 건설되면 피해가 막심하다"며 공사 차량 진입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송전탑건설을 막고 나서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것.

진정서 냈던 양남영농조합법인 결국 부도 "우리도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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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양남 상계리에 건설중인 양남영농개발단지 정상. 산이 급격히 깍여 있고 산 경사진 곳에 14호 철탑이 반쯤 건설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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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전 대구경북개발지사 측은 설계변경 후 송전탑 위치를 바꿔 공사하는 데 대해 "양남영농조합 측이 피해 발생을 우려하며 자신들의 토지 밖으로 송전탑을 빼달라고 민원을 제기해 변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양남조합 측이 송전탑을 이설하는 곳의 필지를 제공하고 인근 지주들의 동의서도 받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확인 결과 지난해 2월 28일 양남영농조합법인 측이 민원을 제기한 이후 한전 측이 설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공문을 통해 '송전탑 위치 변경에 따른 제2의 민원에 대해서는 양남영농조합 측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양남영농조합이 부도가 나면서 설계 변경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구암사와 상계리 주민들에 대한 책임 주체도 허공에 뜬 상태가 됐다.

이에 대해 양남영농조합 대표는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표아무개 대표는 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곳 땅을 살 때 '송전탑이 들어오는 일은 없다'는 말을 믿고 개발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어느 날 개발지에 송전탑이 건설되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발지 한가운데 송전탑이 들어오면 피해가 예상돼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며 "자기 땅 안에서는 송전탑을 옮길 수 있다고 해서 송전탑을 옮길 땅을 제공하고 주변 지주들의 동의서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설계가 변경돼 송전탑 위치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100미터가량 이동한 것이라 다른 조합원들이 피해를 본다며 반발하는 것"이라며 "이중삼중으로 어려운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구암사 측과 상계리 주민들은 송전탑을 한전 측이 주민설명회 때 말한 원래 위치대로 건설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설계가 변경된 이유와 그 배경에 대해 검찰이 진상을 철저히 밝혀줄 것을 아울러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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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 양남면 상계리 주민들이 송전철탑 철거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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