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지금 안녕하지 못합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참 바쁘게들 삽니다.

영유아들은 보육시설에,

초중고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으로,

주부들도 가정살림과 개인적인 모임으로,

남편들은 회사와 모임으로

모두 각자의 일정에 충실하고

늦은 저녁이 되어야 가족 얼굴을 잠시 보는 정도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을 꼽자면 딱 두 가지라고 합니다.

하나는 남의 머리에 자기 생각을 집어넣는 일.

다른 하나는 남의 호주머니에 든 돈을 빼오는 일.

 

전자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선생님입니다.

후자를 잘하는 이를 우리는 사장님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에 모두 능숙한 사람이 있습니다.

마누라랍니다. 얼마 전 들은 우스갯소리입니다.

 

최근 한 고려대생이 철도 파업을 지지하면서 쓴 대자보가

경향 각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 대자보의 말을 빌려 와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여러분께서는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매번 만날 때 묻고 매번 헤어질 때 던지는 이놈의 "안녕"이라는 단어가

안녕치 못함을 너무 자주 일깨웁니다.

내게 안녕하냐고 묻지 마십시요. 이젠.

 

나라가 얼른 편안해졌으면 합니다.

돈보다 사람이 더 소중한 사회가 되고 가난한 자 없고

모두 행복한 국민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다시 춥고

다시 한해살이가 저물어 갑니다

새해엔 좀 더 나아지려나?

새해엔 모두 안녕들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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