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옛날엔 숫자 표기를 위해 새끼줄에 매듭을 묶거나 나무에 홈을 팠다.

새끼 매듭은 결승(結繩), 나무에 홈을 새긴 건 서계(書契)라고 했다.

수(數)는 매듭을 여러 개 지어 놓은 모습(婁)과

손으로 매듭 짓는 모습(攵)을 더해 ‘세다’는 뜻을 나타냈다.


수(數)의 시작은 일(一)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따르면 우주는 최초에

하늘과 땅이 나누어지지 않은 혼돈의 세계였고,

세상만물은 모두 일(一)에서 생겨났다.

노자(老子)도

‘도(道)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고 했다.

일(一)은 만물의 근원인 셈이다.

일(一)이 하늘, 이(二)가 땅이라면,

삼(三)은 하늘과 땅에 사람을 더한 것(天地人)이다.

사(四)는 일(一)을 네 개 늘어뜨린 글자다.

사(死)와 발음이 같아 기피하기도 하지만 고대엔 길(吉)한 숫자로 쓰이기도 했다.

완벽, 대칭, 화합의 의미를 가졌다. 사방(四方)이 그렇다.

오(五)는 하늘과 땅 사이를 교차시킨 것을 가리킨다.

육(六)은 예리한 도구가 물체 사이에 끼어드는 것을 가리킨 글자다.

물 흐르듯 순조롭다는 뜻의 유(流)와 발음이 같아

만사형통은 육육순(六六順)으로 표현된다.


칠(七)은 칼 끝을 세워 물건을 십자형으로 자르는 모양이다.

본래 뜻은 끊을 절(切)이다. 십(十)과 구별하기 위해 세로 획을 구부렸다.


팔(八)은 어떤 물건을 두 부분으로 나눈 형상이다.

그래서 나눌 분(分)은 칼(刀)로 두 조각을 낸 모습이며,

반(半)은 소(牛)를 두 쪽으로 나누어 놓은 모습이라고 한다.

나눈다는 뜻에서 이별의 의미 또한 담겨 있다.



구(九)는 사람의 손과 굽은 팔 마디를 가리키는 글자로서

손과 팔을 자유롭게 굽혀 사용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한다.


십(十)은 고대에 가로 선(一)으로 10 미만의 수를 세고,

세로 선으로 십을 가리킨 데 따른 것이다.

『설문해자』는 ‘열은 모든 숫자를 갖춘 것이다(十, 數之具也)’고 했다.

완벽한 숫자라는 뜻이다.

완전무결해 나무랄 데가 없다는 십전십미(十全十美)가 그런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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