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 하는 꽃무릇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꽃무릇은 절에서 흔히 심고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꽃입니다.

비늘줄기는 넓은 타원 모양이고 겉껍질은 검은 색입니다.

꽃은 9∼10월에 붉은 색으로 피며 꽃이 떨어진 다음 짙은 녹색의 잎이 나오는데,

이듬해 봄이 되면 시든답니다.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약재로 쓰는데,

인후 또는 편도선이 붓거나 림프절염·종기·악창에 효과가 있고,

복막염과 흉막염에 구토제로 사용하기도 하며

비늘줄기는 여러 종류의 알칼로이드 성분을 함유하여 독성이 있기 때문에

꺾거나 만지면 인체에 해롭다고 합니다.

독성이 있지만 비늘줄기를 찧어 물속에서 잘 주물러 찌꺼기를 걷어낸 다음

다시 물로 여러 차례 씻고 가라앉히는 과정을 되풀이하면

독성이 없어져서 질 좋은 녹말을 얻을 수 있어

옛날에는 가난한 백성들이 꽃무릇으로 식량을 대신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답니다.

꽃무릇은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식물로

상사화와 같은 생육상의 특이성이 있습니다.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꽃무릇이 만개합니다.

잎이 진 후에 꽃이 피고 꽃이 진 후에 잎이 나기 때문에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만 한다 하여

지방에 따라서는 '상사화,·또는 지옥꽃'이라고도 부르죠,

피처럼 붉은 빛깔의 꽃과 알뿌리의 독성 탓에

죽음의 꽃으로 여겨져 왔다고 하니

화려함 뒤에 숨겨진 꽃무릇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꽃말도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슬픈 추억'이랍니다.

꽃무릇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불갑사에서는

매년 '상사화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사는이야기 >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육식물  (0) 2010.10.02
옻나무와 옻이야기  (0) 2010.09.24
나팔곷,메꽃,분꽃 비교  (0) 2010.09.20
가을이 오는 길목의 들꽃  (0) 2010.09.20
자귀풀-차풀  (0) 2010.09.19

+ Recent posts